[Z인터뷰] 키썸 ② “외모에 신경 쓴다고? 관심사는 오직 음악뿐”

2016-07-14     이나래 기자

[제니스뉴스=이나래 기자] “경기도 G-BUS 방송에 나오는 ‘청기백기녀’, 래퍼라고 하던데 도대체 어떤 랩을 했나요?”

경기도에 거주하며 버스를 자주 타는 사람이라면 래퍼 키썸의 얼굴이 낯설지 않다. 경기도 G-BUS 방송에서 청기와 백기를 들며 무료한 대중을 즐겁게 해준 키썸은 늘 자신을 ‘래퍼’라고 소개했다.

당시에는 작업물이 없었기에 포털사이트에는 키썸의 랩실력을 궁금해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경기도의 딸’ ‘티머니로 키운 딸’이라는 애정 가득한 별명으로 불리던 키썸은 Mnet ‘쇼 미 더 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 래퍼로서의 색깔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달 23일 발매한 키썸의 미니앨범 ‘뮤직(MUSIK)’은 ‘키썸(KISUM)’의 이름을 거꾸로 나열해 만든 것으로 키썸 본인의 이름을 걸고 키썸다운 음악을 세상에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경기도의 딸’에서 ‘뮤지션’으로 성장한 24살 조혜령이 써내려간 일기장에는 과연 무슨 내용이 담겼을까?

▶ 1편에서 이어(클릭)

선공개곡 ‘맥주 두 잔’과 ‘노 잼(No Jam)’이 음원차트 10위권 진입했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렀는데 소감이 어떤가.

선공개한 ‘맥주 두 잔’이 정말 반응이 좋아서 놀랐어요. 느낌이 달랐던 게 제가 처음 만든 곡이고 제 이야기를 담았는데 대중이 좋아한 거잖아요. 또 상위권에 오래 머물렀고요. 그래서 정말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타이틀곡의 성적이 안 좋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했어요. ‘노 잼’도 잘 됐는데 ‘맥주 두 잔’이 더 성적이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여태까지 해보지 않았던 스타일의 곡이었고 공감이 많이 돼서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옥타빵’ 가사 중에 ‘내 꿈은 소박하게 내 방 하나 갖는 거야 가족들과 겨울에 따뜻하게 사는 거야’라는 가사가 눈길을 끈다.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낸 것 같은데.

유복하게 자라진 않았어요. 그렇다고 너무 힘들지도 않았고요. 작업실만 옥탑방이고 지금 가족들과 함께 살아요. 부모님과 오빠하고 다 같이 살고 있는데 지금 목표는 집을 사는 거예요. 제가 방송에서 엄마 이야기만 해서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은데, 네 가족이 화목하게 잘 살고 있어요.

경기도 G-BUS의 방송에서 청기백기 게임을 하면서 ‘경기도의 딸’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어떻게 출연하게 된 것인가.

아시는 분이 백수였던 저에게 경기도 G-BUS에서 청기백기 게임을 하는데 해 볼 생각 있냐고 권유하셨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아서 놀랐어요. 왜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건지 정말 신기하고 의아했어요. 덕분에 경기도 홍보대사도 하고 있고 좋은 것 같아요.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을 것 같다.

저는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없어요. 많은 분이 제가 외모에 신경 쓴다고 오해하시는데 가꾸는 것에 관심이 없어요.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음악뿐이에요. 저는 캐주얼하게 입는 편이고 노출을 싫어해요. 가슴이나 팔뚝을 드러내는 의상은 거의 없어요. 치마는 불편해서 안 입고요. 남들이 쳐다보는 게 싫고 너무 신경 쓰이더라고요. 여성스러운 옷은 아예 없어요.

Mnet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하면서 래퍼의 색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한마디로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죠. 정말 많은 걸 얻게 해주었고, 많은 것들이 바뀌었어요. 제가 한 어떤 것도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한 것보다 힘들지 않았어요. 방송이 끝나고 제 자신이 더 단단해졌고, 모든 면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서 ‘경기도의 딸’ ‘언프리티 랩스타 키썸’이라는 수식어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그만큼 존재감이 있었다는 증거라서 오히려 좋아요.

‘쇼 미 더 머니(Show Me The Money)’와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해본 경험자로서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공통점은 너~무 힘들어요. 대기하는 시간도 너무 길고 밥도 제때 못 먹고 잠도 잘 못 잤어요. 힘들었지만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만큼 값진 경험은 다시는 못할 것 같아요. 차이점은 ‘언프리티 랩스타’는 여성 래퍼들만 참여할 수 있고, 참가하는 사람들이 몇천 대 일이 아니라 추려서 한다는 점? 사실 힘들다는 점과 힙합 프로그램이라는 것만 빼고는 완전 다른 것 같아요.

다시 출연할 생각이 있나.

아니요, 없어요. 출연하면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해요.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될 것 같은데 지금은 안 하고 싶어요. 너무 힘들 걸 알기 때문에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요.

씨스타 보라, 유성은, 임슬옹 등 많은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아티스트는?

다 기억에 남아요. 주영 오빠 ‘심상치 않아’로 콜라보레이션을 했는데 처음에는 정말 어색했는데 나중에는 친해졌어요. 마마무 화사와 ‘러브 토크(Love Talk)’로 호흡을 맞췄는데 술을 마시다보니 친해졌어요. 좋은 동생을 얻은 것 같아요.

앞으로 콜라보레이션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바버렛츠 언니들이요. 매번 콜라보레이션하고 싶다고 했는데 노래도 잘하고 스타일도 독특하신 것 같아요. 바버렛츠 언니들과 작업했을 때 어떤 바이브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요. 꼭 작업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생겼으면 하는 수식어는?

뮤지션이요. 앞으로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기획 진행: 양완선, 소경화
포토: 김다운(스튜디오 다운)
영상촬영, 편집: 조용성
의상: 제시뉴욕, 씨호린, 에스쏠레지아, 어몽
슈즈: 마나스, 르느와르
헤어: 김예슬 실장
메이크업: 정윤선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