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구현의 필름시럽] '제이슨 본', 9년을 기다려 온 '본' 시리즈의 적통자

2016-07-27     권구현 기자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맷 데이먼의 ‘제이슨 본’이 완벽한 귀환을 알렸다. 첩보 액션 영화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본’ 시리즈가 돌아왔다. 2007년 ‘본 얼티메이텀’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물론 제레미 레너의 ‘본 레거시’가 2012년 개봉했었지만 ‘제이슨 본’이 일궈낸 ‘본’ 시리즈에 합류하기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렇게 우리는 ‘본’의 새로운 작품을 맞이하게 됐다.

‘본’ 시리즈의 마니아의 입장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본다면 성공적인 귀환이다. 맷 데이먼과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본’ 시리즈가 지켜야 할 미덕을 시리즈의 얼개 속에 다시 한 번 그려냈다. 많은 사람이 우려했던 부분, ‘데이빗 웹’이라는 본명을 되찾은 ‘제이슨 본’이 왜 다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는지에 대한 당위성도 제시했다.

단 전체적인 맨몸 액션의 분량이 줄어들었다. 어쩌면 9년이라는 시대적 차이를 반영한 부분이다. 맨몸으로 부딪쳐 상대를 제압하기엔 시대가 너무도 변했다. 위성을 통한 안면 인식 기능이 가능한 시점에서 제이슨 본이 몸을 쓰며 수사망을 피해 다니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또한 맷 데이먼과 제이슨 본도 나이를 먹었다. 여전히 극강의 파괴력을 자랑하는 제이슨 본이지만 고층에서 맨몸으로 떨어져 벌떡 일어나는 신을 여러 차례 재현하기엔 현실성이 부족했을 터다. 그렇다 해도 관객들이 ‘제이슨 본’에게 기대하는 파괴력은 분명 존재한다. 영화 끝자락에서 보여지는 뱅상 카셀과 제이슨 본의 격투신은 관객들의 갈증을 해결하기엔 충분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맨몸 액션에 목 말라할 관객들을 위해 제작진이 내놓은 답은 카체이싱이다. 본래 수준급의 카체이싱을 자랑해 왔던 ’본’ 시리즈이지만 최근 내한 했던 맷 데이먼이 “역대급”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맷 데이먼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영화 초반의 오토바이를 통한 질주가 기존의 ‘본’ 시리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카체이싱이었다면 영화 후반의 카체이싱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화려한 라스베거스의 조명을 배경으로 부서져 나가는 자동차들의 파괴 향연은 왜 우리가 ‘본’ 시리즈의 액션을 기다려왔는지를 느끼게 한다.

그간 시리즈가 철저하게 맷 데이먼 위주로 펼쳐졌다면 이번엔 그를 뒷받침하는 조연 배우의 활약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작자 로버트 러들럼이 구축해놨던 ‘본’ 3부작에서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해 또 다른 캐릭터가 필요했을 터다. 이에 토미 리 존스, 알리시아 비칸데르, 뱅상 카셀 등 할리우드 최고의 연기파들이 합류해 ‘본’ 시리즈의 귀환을 축복한다.

9년 만의 귀환이기에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이 바로 ‘제이슨 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 모든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는 없을 터다. 하지만 오리지널 스태프가 모두 참가해 완성해 낸 ‘제이슨 본’은 우리가 알고 있는 ‘본’ 시리즈의 혈통을 제대로 이어 받은 적통자임은 틀림없다. ‘본’ 마니아를 자청한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하고도 남을 영화다.

영화 ‘제이슨 본’은 27일(오늘) 개봉한다.

 

사진=UPI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