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하정우 "좁은 공간 보단 먼지가 최악, 폐CT 찍어"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배우 하정우가 영화 ‘터널’ 촬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영화 ‘터널’의 언론시사회가 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렸다. 영화가 끝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김성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오달수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하정우는 무너지는 터널 속 촬영에 대해 “연쇄적으로 붕괴 장면을 찍을 때 제작진에서 준비를 철저하게 해줬다. 간혹 가다가 예상치 못하게 돌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사고가 나지는 않았다. 위험하다기 보다는 먼지가 정말…, 먼지와의 싸움이었다. 그 부분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좁은 공간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계속 찍다 보니 공간엔 적응됐다. 분진과 정체불명의 가루들 때문에 잔기침이 많았다. 결국 폐CT를 찍어봤었다”면서, “셋팅이 워낙 정교했다. 차에 한 번 들어가려면 다시 문짝을 뜯고 돌을 쌓아야 했다. 그 과정이 2~30분 걸렸다. 그게 귀찮아서 밖에 나오지 않고 차 안에 찌그러져 있었다. 무료한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자신이 연기한 이정수에 대해 “시나리오에 캐릭터 소개가 잘 짜여 있었다. 감독님이 ‘이정수’라는 캐릭터에 공을 많이 들이신 거 같았다. 준비하면서 저에게 대입해봤다. 내가 갇혔더라면 하루 종일 울고만 있진 않을 것 같았다. 적응해 나가고 무언가 마음을 둘 수 있는 걸 찾을 거 같았다. 삶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기 위해 편한 마음과 여유를 유지하는 게 좋을 거라 생각했다. 외부 상황이 긴박하게 치닫기 때문에 안에서는 더 아이러니하게 느슨하게 있어도 되겠다 싶었다. 그러면 더 대비가 될 것 같았다”고 전했다.
나아가 오달수-배두나와 함께 한 것에 대해 “감독님의 캐스팅이 놀라울 정도로 좋았다. 사실 관계란 그런 것 같다. 안 맞는 사람들과 있으면 여행을 간다 해도 가까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잘 맞는 사람들은 굳이 그런 시간이 없어도 문자 한 통에도 마음이 통하는 경우가 있다. 달수 형과 두나 씨는 그런 케이스였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언론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파트너 배두나에 대해 “참 멋있는 배우, 멋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리딩 때 만났었는데 시원시원하고 꾸밈이 없었다. 굉장히 멋있고 묵직한 느낌이었다. 첫 인상이 너무 좋았다. 굉장히 클래식한 면도 있다. 촬영 없는 날에도 간식 잔뜩 싸가지고 와서 스태프를 챙겼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이정수(하정우 분)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오는 10일 개봉한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