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2' 오연서 ① 어색해진 짧은 머리가 더 예쁜 이유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최고 시청률 37.3%, 국민 드라마로 군림했던 ‘왔다! 장보리’의 주인공 오연서가 스크린에 돌아왔다. 실로 오랜만의 복귀, 그가 선택한 작품은 ‘국가대표2’였다.
전작이 8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은 흥행작이기에 부담도 있겠지만 그만큼 설렘도 있을 터. 게다가 여배우들끼리 똘똘 뭉쳐 즐겁고 열심히 찍었으니 작품에 거는 기대가 상당할 것이다.
‘국가대표2’에서 ‘채경’을 연기한 오연서와 제니스뉴스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짧은 단발의 머리가 영화 속 채경을 연상시켰다. 그렇게 짧아진 머리만 봐도 오연서가 ‘채경’ 역에 얼마나 힘을 기울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래서 더 예쁜 오연서의 단발이었다.
★ 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아침 10시에 만났기에 컨디션을 물었다. 그러자 작은 몇 몇 스케줄 때문에 몇 주 동안 거의 쉬질 못했다고, 그래서 열감기에 걸렸단다. “그래도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건 ‘국가대표2’가 언론에 공개되고 일반 시사를 진행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일 터다. VIP 시사 이후 뒷풀이 중에도 주변 지인들에게 좋은 연락이 많이 왔다고 했다.
“친한 지인들은 일을 하고 있어서 못 오셨고요. 사과 문자와 함께 ‘영화관에 가서 돈을 두고 보겠다’고 말한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영화 티켓을 찍어서 인증샷을 보내’라고 했어요. ‘인증샷을 주지 않으면 삐질 거’라고 경고했고요. 정말 다음날까지 미안하다고 연락이 많이 왔는데 다들 돈 주고 보라고 했어요”
‘국가대표2’에 대한 주변의 평가 외에 자기 자신에게 내리는 만족도도 좋은 점수를 줬다. 특히 여성 중심의 영화가 드문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여성 스포츠 영화를 찍었다는데 의미를 뒀다. 그렇다면 VIP 시사에 초청했다는 오연서의 어머니의 평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엄마는 ‘재미있게 잘 봤다’고, ‘너무 감동적’이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덧붙인 말이 ‘넌 역시 긴 머리가 예뻐’였어요. ‘다시는 머리 자르지 말라’는 말도 하셨고요. 제가 봐도 전 긴 머리가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하지만 다음 작품에서도 머리를 자르라면 자를 거예요. 물론 엄마는 극구 반대 할 거 같긴 해요. 그냥 단발이 저희 엄마 취향이 아닌 것 같아요”
★ 만년 2등 '채경', 세상에 불만 많은 아이
오연서가 ‘국가대표2’에서 연기한 ‘채경’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다. 하지만 국민 요정이라 불리는 팀 동료를 위해 1위를 양보하는 페이스메이커이자 만년 2인자였다. 이에 금메달을 따고 싶어 불문율을 어겼고 결국 징계 겸 좌천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 들어간다. 간단명료한 채경의 사연이지만 영화 속엔 ‘채경에게도 많은 사연이 있었겠구나’라는 것을 암시하는 신들이 여럿 있다. 채경을 보듬는 선배(윤현민 분)와의 관계도 궁금했고, 국가대표임에도 고시원에 살고 있는 모습도 등장한다.
“감독님이 농담 삼아 ‘영화가 잘 되면 감독판을 통해 채경의 전사를 보여주겠다’고 하셨어요. 채경은 늘 1등 하고 싶은 캐릭터예요. 부모 없이 고시원에 살며 어렵게 쇼트트랙을 하는 친구고요. 쇼트트랙을 너무 좋아하지만 1등이 아니면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죠. 그래서 결국 팀 메이트와 함께 넘어지며 국민 밉상이 돼요”
채경이에게 푹 빠졌던 걸까? 채경이에 대한 오연서의 이야기는 쉽게 그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2년 개봉했던 ‘저스트 프렌즈’(2010) 이후 실로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나는 오연서였다.
“영화를 본 분들이 ‘채경이는 왜 항상 화가 나있냐?’고 말하는 걸 들었어요. 하지만 보세요. 국가대표에서 좌천 당했죠. 그렇게 온 아이스하키팀에 있는 게 무뇌, 아줌마, 비서, 중딩이에요. 더 큰 문제는 그렇게 자존심 구기고 온 팀내에서도 채경이는 에이스가 아닌 2등이에요. 난 세계 랭킹 5위의 선수인데, 떨거지들만 있는 곳에 왔다고 생각했는데 심지어 거기서도 2등이니까, 사사건건 마음에 안 들 수 밖에 없어요. 그 성격에 가위바위보로 주장을 뽑는, 그 유치한 방식에도 적극 참여하는 건 그렇게라도 1등이 되고 싶었기 때문일 거예요”
▶ 2편에서 계속
사진=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