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둘째 날, 비하인드 스토리

2016-10-20     소경화 기자

[제니스뉴스=소경화 기자] <DDP의 하루가 ‘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로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저 런웨이를 워킹하는 모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지만, 컬렉션 주제를 정확히 알고 나면 더욱 즐거울 터. 과연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어디서 영감을 받았고, 그 영감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그들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낱낱이 공개한다. 19일 패션위크 둘째 날이다.>

▶ 10:00AM-10:30AM MUNN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영감을 이번 컬렉션 콘셉트는 ‘핸드메이든’이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근대 문화가 뒤섞인 영화 속 1930~40년대 배경처럼 ‘뮌’의 이번 시즌은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 여성과 남성, 그리고 클래식과 모던의 모호한 경계를 매력적으로 버무려 놓았다. 이러한 경계는 디자인의 디테일에도 이어졌다. ‘뮌’ 특유의 소프트 테일러링과 핸드메이드 기법, 그리고 디자이너 한현민의 섬세한 감정이 자칫 혼돈에 빠지기 쉬운 해체와 조합을 수준 높은 하이패션으로 끌어올렸다.

▶ 11:00AM-11:30AM JAIN SONG

‘제인 송’의 팬츠 슈트는 언제나 여자들의 로망이다. 남성적인 직선 테일러링에 소프트한 감촉이 더해지고, 몸을 따라 흐르는 실루엣이 팬츠 슈트임에도 불구하고 드레스처럼 드라마틱하다. 디자이너 송자인은 이번 컬렉션에서 본인의 시그니처가 된 팬츠 슈트에 새로운 모험을 시도했다. 바로 러플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전형적인 러플과는 달랐다. 미니멀하고 중성적인 러플 디테일을 더해 유니섹슈얼한 매력을 살렸다.

▶ 01:30PM-02:00PM J KOO

지난 시즌 1920년대를 테마로 잡았던 ‘제이쿠’가 이번 시즌에는 1980년대를 함께 믹스해 한층 과감해진 브랜드 인상을 만들었다. 디자이너 최진우와 구현주의 의도는 마음대로 재해석한 펑크룩으로 여러 가지 재료들을 정리되지 않은 느낌으로 혼합해 디자인했다. 컬렉션의 전반부는 거의 블랙 컬러가 독식했고, 싱글 이어링과 피시넷 스타킹 등의 액세서리 연출이 테마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 03:00PM-03:30PM SONGZIO

디자이너 송지오가 옷을 만든 지 올해로 딱 30년에 접어들었다. 세상이 화려한 패턴으로 물들 때나 스트리트웨어에 휩쓸릴 때나 그는 언제나 특유의 날카롭고 정돈된 옷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 ‘송지오’는 남성들을 위한 색채 팔레트를 다시 펼쳤다. 컬렉션의 중심에는 드넓은 바다를 뜻하는 ‘오션’이 있었다. 거친 파도 같은 붓 터치를 고스란히 옮긴 패턴은 블랙, 스카이 블루, 그린까지 이어졌다. 날렵한 투 버튼 테일러드 재킷부터 기다린 화이트 셔츠와 재치 있게 묶은 와이드 팬츠의 조화도 멋스러웠다.

▶ 05:30PM-06:00PM MUNSOO KWON

디자이너 권문수는 이번 컬렉션에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미국 항구 도시, 샌프란시스코로 관객들을 초대했다. 사랑과 평화를 노래했던 1960년대 히피 문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의도대로 기존에 없던 과감한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샌프란시스코의 린콘 파크를 상징하는 조형물 ‘큐피드의 화살’을 모티브로 한 자수를 테일러드 재킷에 넣거나, 샌프란시스코를 노래한 가사를 새기는 등 그야말로 한 도시에 담긴 기억을 총집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