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마지막 날, 비하인드 스토리
[제니스뉴스=소경화 기자] <DDP의 하루가 ‘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로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저 런웨이를 워킹하는 모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지만, 컬렉션 주제를 정확히 알고 나면 더욱 즐거울 터. 과연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어디서 영감을 받았고, 그 영감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그들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낱낱이 공개한다. 22일 패션위크 마지막 날이다.>
▶ 01:30PM-02:00PM ORDINARY PEOPLE
런웨이의 배경이 암시하는 것처럼 '오디너리 피플'의 17SS 시즌 콘셉트는 LA의 에보키니 거리다. 댄디하면서도 여유로운 휴양지 느낌이 가미된 옷들은 디자이너의 감성이 현재가 아닌, 과거에 좀 더 맞춰져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롱 베스트의 허리와 블라우스의 등과 소매 부분에는 작은 주름을 잡아 양감이 가득한 실루엣을 만들고, 밑단은 시접을 마무리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처리로 감성적인 면을 강화한 점이 돋보인다. 또한 품이나 소매가 풍성한 남성용 셔츠는 50년대의 스포츠 셔츠를 떠오르게 한다. 봄, 여름 시즌이지만 딥한 컬러를 사용해 반전의 묘미를 꾀하고, 인조 악어가죽과 벨벳 감촉의 레이온 등 풍부한 재질감의 소재를 사용해 쇼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포인트다.
▶ 04:00PM-04:30PM NOHANT
지난 시즌 ‘호텔’로 여행을 떠난 ‘노앙’이 이번 시즌 주목한 장소는 대학교다. ‘Universite de Nohant’이라는 표어처럼, 미국 아이비리그가 떠오르는 프레피 룩에 기본을 두었으나, 커다랗고 긴 소매 셔츠와 후드 파카, 통이 넓은 데님 오버롤 작업복에 ‘노앙 대학교’의 로고를 넣은 티셔츠는 서울도, 뉴욕도 파리도 아닌 어딘가로 모인다. ‘프레피’에 자연스레 연상하는 남색 블레이저 재킷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단정한 갈색 구두 대신 경쾌한 주황색 덩크 슈즈를 신었다는 점이 '노앙'의 특징이자 정체성이다. 비슷한 주제를 잡아도 전형적인 방식에 치우치지 않고 친구들과 나눈 편한 대화가 이야기로 모여 즐거움이 되는 느낌이랄까. 진지한 맛은 다소 배제했으나 역설적으로 누구나 호응할 법한 감정들이 ‘노앙’의 컬렉션에 녹아 있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