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톡톡’, 우리 모두 강박증 하나쯤은 가지고 있잖아요?(종합)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각기 다른 강박증을 가진 여섯 환자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연극 ‘톡톡’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치료와 위로가 필요한 지도 모른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티오엠) 2관에서 연극 ‘톡톡’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해제 연출을 비롯해 배우 서현철 최진석 김진수 김대종 정수영 정선아 김아영 이진희 손지윤 김영철 김지휘가 참석했다.
연극 ‘톡톡’은 각각 뚜렛증후군, 계산벽, 질병공포증후군, 확인강박증, 동어반복증, 선공포증을 가진 6명의 환자들이 강박증 치료의 최고 권위자인 스텐 박사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모이면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2005년 프랑스 파리 초연 이후 지난 10월 27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막을 올렸다.
이름마저 생소한 강박증을 가진 환자들을 통해 나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며 함께 한다면 어떤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인 만큼,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 또한 세심한 부분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욕이 튀어나오는 뚜렛증후군을 가진 프레드 역을 연기하는 배우 최진석은 이날 대사의 절반 이상이 욕인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전혀 불편하거나 어렵지 않았다. 다만 욕으로 시작할 것인지, 중간에 욕을 넣을 것인지, 마지막에 욕을 넣는 게 효과적일지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눈 떠서 잠들 때까지 쉬지 않고 계산을 하는 계산벽의 뱅상 역을 맡은 배우 김대종은 “개인적인 목표는 파이를 말하는 부분에서 지금 50자리까지 외웠는데 공연 끝날 때까지 80자리까지 외워보는 거다”라고, 같은 역의 김진수는 “솔직히 이 자리를 빌어서 고백하자면 지금 6회 정도 공연을 했는데 4회 정도 계산을 틀렸다. 관객에게 죄송하다. 뻔뻔하게 그게 맞는 것처럼 연기했다. 앞으로는 안 틀리도록 하겠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또한, 바닥의 선 때문에 땅에 발을 디딜 수가 없는 선공포증의 밥 역을 연기하는 배우 김지휘는 “다른 역할은 대사로 코미디를 전하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는 선과 대칭이다. 행동으로 보여드려야 해서 선에 대한 공포를 어떻게 표현해야 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연극 ‘톡톡’에는 잠시 앉을 틈도 없이 손 씻기 바쁜 질병공포증후군의 블랑슈, 50번을 확인했어도 다시 또 확인을 반복하는 확인강박증의 마리, 무조건 두 번씩 같은 말을 반복하는 동어반복증의 릴리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스텐 박사는 비행기 문제로 공항에 발이 묶이고, 기다림에 지친 환자들은 스스로 치료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들은 전혀 소용 없는 듯 보였던 그룹 치료가 사실은 모두에게 효과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중심에는 ‘함께’, ‘배려’라는 키워드가 존재한다.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의 대부분이 적어도 하나의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고들 한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일상이 돼 버린 우리에게 연극 ‘톡톡’은 유쾌한 웃음과 함께 가슴 따뜻해지는 위로를 전한다. 무대 위 배우들조차 웃음을 참기 힘들 정도의 빵빵 터지는 코미디 덕에 마음껏 웃다 보면 지친 마음도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연극 ‘톡톡’은 2017년 1월 30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된다.
사진=연극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