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구르미' 박보검 ② "대세? 모든 것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요"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다른 사람에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루에 얼마나 하고 살까? 버릇처럼 빈말로 하는 인사가 아닌 진심을 담은 표현이라면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닐 것이다. 특히나 작은 것에도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인사를 전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배우 박보검에겐 참 쉬운 일이다. 입만 열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늘 예의 바른 반듯한 청년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후 인터뷰를 위해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박보검은 인터뷰 내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또한 칭찬에는 “과찬이세요”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선배들은 틈만 나면 이 반듯한 후배를 칭찬하기 여념이 없다. 함께 작품을 찍은 배우들은 물론 예능인들까지 장르를 초월하고 박보검의 인성을 극찬했다. 박보검의 인터뷰는 보통의 인터뷰와 분위기가 다를 정도로, 그의 말이 끝날 때마다 열렬한 반응과 호응이 쏟아졌다. 특히 인터뷰 중 갑자기 사과를 전한 박보검의 말은 미소를 짓게 했다.
기자 한 명 한 명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하지만, 스케줄 탓에 부득이하게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이 미안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그 누구 하나 불평불만 하지 않았다. 박보검의 진심이 두 눈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후 박보검은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쉬지 않고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 이유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까지 속 시원하게 털어놨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 큰 인기를 얻었음에도 아직도 ‘응답하라 1988’ 이야기가 나온다.
제 전작을 종영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언급해준다는 자체가 감사해요. 오히려 거듭 말씀해 주신다는 자체가 뿌듯하고요. 지금도 ‘응답하라 1988’ 식구들과 잘 지내고 있어요. 단체 카톡을 통해 서로 안부도 묻고요.
tvN 10주년 시상식에서 ‘응답하라 1988’ 팀이 수상을 했다. 허나 촬영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정말 아쉬웠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 때문에 현장에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구르미 그린 달빛’ 팀에서 배려해줘 영상통화로 기분을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어서 좋았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구르미 그린 달빛’ 팀에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왕세자 옷을 입고 ‘부인’이라고 부른 것이 괜히 마음에 걸려서요. ‘진중하게 해야 했나?’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어요.
‘응답하라 1988’에서 호흡을 맞춘 고경표와 월, 화, 수, 목을 책임졌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했지만 이 발언이 이뤄줬다.
바르고 예쁜 말을 하다 보니 이뤄진 게 아닐까요? 하하. 정말 감사했어요. 더구나 함께 작품을 했던 고경표 형도 큰 사랑을 받아 더 좋았어요.
이제 누가 뭐라 해도 ‘대세배우’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가?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과찬인 것 같아요. 감사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 쓰이고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한 작품씩 쌓일수록 책임감이 더해져요. 저를 믿고 역할을 선물해 주신 건데 작품에 피해를 주면 안 되는 거잖아요. 집중해서 작품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이 1순위예요. 그러다 보니 이전과 달라질 수 있어요. 허나 절대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고, 팬들에 대한 제 진심이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스타 반열에 오른 뒤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큰 화제를 모았다. 허나 지금은 조금 어려워졌을 것 같은데.
제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걸 요즘 깨달았어요. 처음엔 그다지 인식하지 못했어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했는데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불쾌감을 줄 수도 있겠더라고요. 저를 보기 위해 뛰어든다거나 밀치는 것을 상상만 해도 죄송해지거든요. 또 지하철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요즘에는 더더욱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아서 자제하고 있어요.
대세가 될수록 연기적인 것은 물론, 팬들은 일상까지 궁금해한다. 평소 스케줄이 없을 때 무엇을 하나.
쉴 때는 그저 평범하게 휴식을 취해요. 최근 포상휴가로 간 세부에서 스쿠버 다이빙 처음 해봤어요. 재미있더라고요. 기회와 시간이 되면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는 힘들 것 같아요. 밀린 스케줄을 처리하느라...
남은 2016년 연말 계획이 어떻게 되는가?
해외로 화보 촬영하러 가요. 데뷔 후 처음으로 해외에서 화보 촬영해서 너무 신나요. 시청자와 팬들 덕분에 제가 화보를 찍으러 해외까지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저하고 싶어요.(미소)
박보검은 어떤 남자인가, 연애할 때 있어서.
좋아하는 여자에게 표현도 많이 하는 상남자에요. 주변 사람들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제가 좋아하는 여자만 바라봐요. 멋지지 않나요? 하하. 아! 간혹 오해하는 사람이 있어 말하는데 저 모태 솔로 아닙니다.
올 초에 KBS2 ‘뮤직뱅크’ MC에서 하차했다. 드라마가 아닌 다른 곳에서 활약하는 박보검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최장수 MC가 되고 싶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그만두게 돼 아쉬워요. 1주일에 한 번씩 팬들을 만나고 출근길이라는 것을 접하는 자체가 배우에게는 흔한 일이 아니잖아요. 정말 ‘뮤직뱅크’는 여러모로 고마운 프로그램이에요. 제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순발력과 담대함을 길러줬죠. 제게는 평생 잊지 못할 프로그램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끝으로 매년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스태프들이 한 번 작업을 한 뒤에도 ‘박보검과 또 작업하고 싶다’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한 작품이 성공하려면 저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그러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죠? 드라마, 영화 등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할 테니 믿고 기다려주세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