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질투의 화신' 서지혜 ① "욕설 연기, 어렵지 않았어요"

2016-11-29     안하나 기자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서지혜는 올 한 해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SBS 주말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를 마친 뒤 곧바로 SBS 수목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 합류했다. 연거푸 작품을 만난 서지혜는 피곤함보다는 뿌듯함이 묻어났다.

특히 ‘질투의 화신’에서는 평소 대중들이 생각하는 단아하고 참한 모습이 아닌, 당당하고 도도하며 때로는 거칠기까지 한 일명 ‘걸크러쉬’(=여성이 다른 여성을 동경하는 마음) 매력이 가득한 아나운서 홍혜원으로 분했다.

방송 전 ‘서지혜가 걸크러쉬를?’이라는 의문을 품게 했지만, 그는 보란 듯이 홍혜원 캐릭터를 소화해 냈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서지혜의 모습에서 홍혜원 캐릭터를 소화해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차분할 거란 예상과 달리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나타났고, 이후 자신을 ‘상남자’라 지칭하기까지 하며 인터뷰를 이끌어갔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인터뷰에서 서지혜는 “욕 연기가 수월했다”, “실제로는 전혀 차분하지가 않다”는 등 셀프디스까지 스스럼없이 했고, 이로 인해 연기가 아닌 진짜 걸크러쉬 가득한 서지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질투의 화신’이 높은 인기와 화제 속 막을 내렸다. 기분이 어떤가?

좋아요. 피곤하지도 않고 오히려 에너지가 넘쳐요.

전작 ‘그래 그런거야’ 끝난 뒤 쉼 없이 바로 ‘질투의 화신’ 촬영에 돌입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나?

힘들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즐겁게 일했던 거 같아요. 오히려 지금 생각하면 ‘1년이 금방 갔네’라는 생각이 들고 보람차게 보냈다는 생각에 뿌듯해요.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 ‘질투의 화신’ 출연을 결정했나.

대본을 4회까지 읽었는데 독특한 느낌을 받았어요. 제 캐릭터는 물론, 전체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았어요. 보통 대본을 읽으면 뒷이야기가 그려지곤 하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려지지 않았어요. 그런 점이 저를 궁금하게 만들었고 망설임 없이 출연하게 만들었죠.(미소)

생각했던 것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분량이 적었다. 아쉽지 않았는지.

사실 초반과 후반 비중이 비슷해요. 허나 주변 사람들도 후반에 분량이 적어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초반에 제 캐릭터가 강하다 보니 적은 분량에도 크게 뇌리에 박혔던 거 같아요. 반면 후반으로 갈수록 평범해졌기 때문에 분량이 적어졌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솔직히 저도 분량이 더 많았으면 좋았겠지만 아쉬움은 없어요.

이번 작품에서 아나운서 역할을 했다. 어떻게 준비했나.

현재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아나운서들의 행동과 발음 등을 참고했어요. 뉴스도 시간대 별로 오전 7시, 저녁 9시, 저녁 12시까지 세세하게 챙겨봤어요. 혹여나 시간별로 다를 것 같아서요. 가끔 세트장에 앉아 대사하는 순간 연기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아나운서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묘했어요.

처음 아나운서 역할에 도전했지만 어색함 없이 잘 어울렸다. 전문직이 유독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평소 제가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가 도시적이고 지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문직과 잘 매치가 되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이미지가 고정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도 많아요. 이런 걱정을 타파하기 위해 최대한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다양성을 추구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실제 성격과 잘 맞았나?

전혀 안 맞았어요. 사실 단아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마다 낯간지러워요. 주변 친구들도 어색해하고요. 실제로는 털털한 성격이다 보니 어색할 때가 많아요.

털털하다는 것이 잘 상상이 가지 않는데.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저 털털해요. 전혀 깍쟁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면 다들 놀라더라고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 제 본모습을 알게 되면 ‘그때 왜 네가 그런 말을 한지 알겠다’며 웃곤 해요. 제 별명도 상남자예요. 하하.

맡은 역할 홍혜원과의 싱크로율을 보자면.

하고 싶은 말을 돌려서 하지 않고 정확히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 비슷해요. 다만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스킨십하는 것은 전혀 같지 않아요. 실제로 남자에게 저돌적으로 다가가는 게 조금 쑥스럽더라고요.(미소)

극 중 거침없이 선보이는 욕설 연기, 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렵지 않았어요. 하하. 욕 안 하는 사람 없잖아요. 감독님께서 제가 욕을 잘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셨나 봐요. 허나 한번 연기를 하고 난 것을 보고 난 뒤에는 걱정이 싹 사라지셨어요.

조정석이 현장의 엔돌핀이라고 들었다. 호흡은 어땠나.

조정석 씨 때문에 곤욕스러울 때가 많았어요. 너무 웃겨서 ng를 많이 냈거든요. 저는 캐릭터 성격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데 조정석 씨가 하도 웃겨 웃음을 참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어요. 허나 그 덕분에 늘 웃음이 끊이지 않고 화기애애하게 촬영했던 것은 정말 좋았어요.

실제 조정석 같은 남자는 어떤가.

조정석 씨는 좋죠. 다만 극 중 이화신 캐릭터라면 힘들 거 같아요. 매력적이긴 한데 연애하기에는 힘들 것 같아서요. 저는 고경표 씨가 맡은 고정원 스타일이 좋아요. 매일매일이 버라이어티한 것보다 편하게 연애하고 싶어서요.

전작 ‘그래 그런거야’도 그렇고 이전 작품 ‘펀치’까지 SBS 작품에만 출연하고 있다. 직원설이 흘러나오기도 하는데.

의도한 것은 아닌데 공교롭게 작품을 선택하고 보면 SBS 작품이더라고요.(미소) 저와 SBS가 잘 맞나 봐요. 아직 차기작이 정해진 것은 없어요. 혹 SBS 작품을 하게 된다면 운명이라 생각해야겠죠?

▶ 2편에 계속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