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서인국 ① ‘로코장인’이 만든 순수한 멜로 ‘루이♥복실’

2016-11-30     변진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매력남도 이런 매력남이 없다. 매 작품마다 만나는 캐릭터들을 제 옷을 입은 듯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고등학생이 됐다가, 왕이 됐다가, 사기꾼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 기억을 상실한 재벌 2세 루이를 연기했다. 쇼핑을 너무 좋아하는 순수한 영혼을 지닌,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표현했다. 참 다재다능한 배우 서인국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서인국을 만났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이 덮고 있던 담요를 자랑했다. 팬이 선물해줬다는 담요에는 서인국이 그간 작품 활동을 하면서 보여줬던 모습을 담은 캐릭터들이 잔뜩 그려져 있었다. 그는 “2년 전쯤 받은 선물인데요. 저희 집에도 또 있어요”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쇼핑왕 루이’가 끝나고 조금 기간이 지나서야 서인국을 만날 수 있었다. 드라마 촬영이 끝난 후 서인국은 곧바로 해외 일정을 소화했단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일본 공연이 있었어요. 2회 공연을 소화했고, 그 외 다른 일들을 조금 했어요. 또 후쿠오카에 가서 ‘38사기동대’ 감독님과 상을 받고 오기도 했고요. ‘쇼핑왕 루이’가 처음에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못했었어요.

처음엔 재벌 2세에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가 진부하지 않겠냐고 걱정을 하더라고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잖아요. 독특한 감성과 스토리로, 힐링이 될 수 있는 드라마가 되게 하려고 했죠. 다행히 시청자분들이 많이 즐겨주셨던 것 같아요”

‘쇼핑왕 루이’는 첫 회 시청률 5%를 기록하며 수목극 꼴찌로 출발했다. 이후 ‘쇼핑왕 루이’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뒷심을 발휘했다. 시청률이 올랐을 때의 기분을 묻는 물음에 서인국은 “정말 기적이었어요. 놀랐고요. 기적을 선사해주신 시청자분들께 너무 감사했어요”라고 답했다. 서인국이 생각한 ‘역주행’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저는 대본을 받고 굉장히 독특한 코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모든 대한민국 드라마를 다 보진 못했지만, 볼 수 없었던 코드였죠. 저는 신선하게 느꼈고, 이걸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궁금했어요. 깨알 같은 CG효과나 뮤직비디오 같은 연출이 있었어요. 현실적인 느낌과 판타지적인 요소를 잘 섞어서 보여줬고요. 전 그 점이 좋았던 것 같아요”

‘쇼핑왕 루이’가 지닌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서인국이 연기한 루이 캐릭터는 특히 그러했다. 루이는 귀엽고, 연민을 불러일으키면서도 가끔은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세상 물정은 조금도 모르는데 온갖 쇼핑에 관련된 정보는 다 꿰뚫고 있다. 기존의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에 부합한 서인국의 연기는 탁월했다.

“처음에 복실(남지현 분)을 만났을 때 질문밖에 하질 않아요. 4회까지는 엄청 실수도 많이 저지르고요. 보는 사람에게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루이는 그냥 바보는 아니었거든요. 어떤 부분은 바보 같을 수도 있지만, 루이가 살면서 경험했던 것들이 남아있기도 했어요. 그 부분에 집중해서 표현하자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해야 미움을 받지 않을까도 고민했고요”

상대 배우 남지현과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 특히 두 사람의 애정신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때로는 설레는 키스신으로 안방극장을 달달하게 물들이기도 했다. ‘로코장인’, ‘키스장인’이라 불리는 서인국과의 만남에서 멜로신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사실 키스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민망해요.(웃음) 어쨌든 기분은 좋아요. 잘했다고 다들 칭찬을 해주셔서요. 키스신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키스신은 드라마의 ‘꽃’이라고 생각해요. 꽃을 아름답게 피우려면, 앞서 드라마가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어졌느냐가 중요하죠. 복실과 루이가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서로 믿음 체계가 생겼어요. 그런 유대 관계가 잘 생겼고, 그러면서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죠. 루이와 복실의 키스신은 굉장히 순수해보였어요. 저희가 갑자기 격정적인 키스신을 할 순 없잖아요?(웃음) 서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서 예쁘게 보였던 것 같아요”

앞서 남지현은 제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인국 덕분에 키스신을 잘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서인국을 극찬했다. 이를 언급했더니 서인국은 “오히려 남지현 덕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지현이가 정말 저를 잘 맞춰줬어요. 지현이는 그냥 대사를 하는 게 아니라 사투리를 써야 했잖아요. 힘들 법도 한데, 정말 열심히 습득해서 하더라고요. 지현이는 가지고 있는 게 정말 많은 배우인 것 같아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흐트러지지 않고 다 수용하려고 하고요. 감정적인 연기를 하는 면에서도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너무나 매력적인 루이 그리고 이를 연기한 서인국. 둘 간의 싱크로율은 어떨까. 서인국은 다수의 작품에서 매번 다른 캐릭터를 보여줬기에, 어떤 모습이 가장 서인국에 비슷할 지 궁금했다.

“루이라는 인물이 실제로 있다면, 미움을 많이 받을 수도 있는 인물이라 생각해요. 누군가에겐 귀엽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복실도 그렇고 루이는 사람을 의심하거나 미워하지 않아요. 사람의 잘못된 행동을 미워하긴 하지만요. 두 사람의 시각에 시청자들도 공감을 해줬어요. 덕분에 드라마도 깨끗한 힐링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루이 같은 시각을 가진 사람이 부럽다고 생각했어요”

향후 연기 행보를 묻는 물음에 서인국은 “우선 군대를 다녀와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확실치 않으니 검토 중이라고 해주세요”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어쨌든 서인국은 앞으로 계속 음악과 연기 활동에 매진할 생각이란다.

“저는 죽을 때까지 수많은 작품, 노래를 할 생각이에요. 제가 다양한 걸 해보는 걸 좋아해요. 제가 짧은 연기 활동이었지만, 작품을 돌이켜보면 제가 정말 다양하게 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뿌듯해요.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연기를 하고 싶어요”

▶ 2편에서 계속.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