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패션 결산] ③ 병신년 패션 트렌드 키워드 5
[제니스뉴스=소경화 기자] 붉은 원숭이띠의 해도 열심히 달렸다. 병신년(丙申年)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2016년을 처음 맞이하던 때를 기억하는가. 신년을 맞아 2016 트렌드 파악에 열을 올렸던 그때를. 자고로 진정한 패셔니스타라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트렌드도 중요하지만 2016년도를 이끌어온 트렌드를 돌아보는 결산의 시간을 갖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자고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 새로운 것도 잘 받아들일 수 있을 터. 올 한 해 대한민국을 접수한 패션 트렌드를 5가지 키워드로 뽑아봤다.
1. 아재파탈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지속으로 인한 청년실업의 증가로 젊은 소비자의 활력이 부족한 상황에 경제력을 갖추고 멋을 즐기는 중년의 ‘젊은 오빠’가 소비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연초부터 이어져온 아재개그의 인기와 복고 콘텐츠의 영향으로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중년 남성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 캐주얼 슈트부터 발목이 보이는 팬츠, 찢어진 청바지, 맨투맨 티셔츠, 스니커즈 등 편하면서 자유롭고 권위적이지 않은 스타일이 주목 받은 한 해였다.
2. 콜드 숄더
여성 의류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꼽으라 하면 역시 섹시한 어깨 라인이다. 디자이너들의 섹시 존이 바스트에서 숄더로 이동한 것. 대중적인 오프 숄더 탑부터 숄더 컷 아웃과 언밸런스 네크라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등장했다. 드레스에 국한됐던 홀더 네크라인 역시 일상복에 응용되며 은은한 섹시미를 발산하고 싶은 아이돌 스타들의 애정을 듬뿍 받았다.
3. B급 감성
올 한해 패션계를 주름잡은 대표 트렌드는 ‘싼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내부자들’ 속 이병헌이 입은 자수가 수놓인 항공점퍼가 주목을 받으며 패션계를 싼티로 물들였다. 동네 건달들이 입을 법한 호랑이, 뱀, 꽃 자수와 화려한 색감이 합을 이뤄 적당히 촌스러운 B급 감성을 표현했다. 터틀넥 풀오버와 목 늘어난 티셔츠, 황금빛 액세서리까지 스카잔을 누리는 방식도 한층 다양해졌다.
4. 힙합 스포티즘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서 야외활동의 비중이 점차 늘어가며 스포티즘 유행 경향도 이어졌다. 이러한 경향은 래퍼 발굴 오디션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의 인기와도 일맥상통했다. 래퍼들이 운동복 패션을 평상복처럼 입고 출연해 102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특히 스포티즘룩과 잘 어울리는 볼 캡, 스냅 백 등의 아이템도 가파른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젊은 층의 대표 패션 코드로 자리매김했다.
5. 90's 레트로
지난 2015년 컬렉션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트렌드는 바로 70년대다. 그 여진은 올해에도 여전했다. 이번 시즌에는 70년대와 더불어 90년대 레트로 바람이 불었다. 레이브 문화, 미니멀리즘, 그런지, 패니 백, 베레모 등 다양한 형태의 복고 아이템을 만날 수 있었다. 너무 올드하지 않고 진보적인 형태의 디자인으로 ‘응답하라’, '토토가' 시리즈의 열풍과 맞물려 런웨이를 넘어 리얼웨이에서까지 큰 사랑을 받았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