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방송 결산] ③ 편성과 폐지 속 울고 웃는 KBS-MBC-SBS 예능

2016-12-15     안하나 기자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청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올해도 각 방송사는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을 생성해냈다. 하지만 모든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했다. 과연 올해는 어떤 예능프로그램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또 소리 없이 사라졌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신규 프로그램에도 끄떡없는 ‘원조의 위엄’

MBC에서는 ‘무한도전’과 ‘라디오스타’가 원조의 위엄을 과시했다. 올해로 500회를 맞은 ‘무한도전’과 ‘라디오스타’는 MBC의 장수 프로그램답게 매회 이슈를 만들어 내며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무한도전’은 지난 2006년 5월 6일 ‘무모한도전’으로 시작해 국민 예능이 되기까지, 큰 인기만큼 500회 동안 명성과 인기를 이어오기까지 쉽지 않았다. 높아지는 인기만큼 위기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무한도전’은 ‘무한도전’답게 이 위기를 극복해 냈다.

특히 2016년 ‘무한도전’은 500회를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유익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1월 행운의 편지 특집을 시작으로 도산 안창호 특집, 무도리 GO 특집, 2016 무한상사 특집, 그래비티 특집, 위대한 유산 특집까지 늘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충족시켜줬다.

그 결과 ‘무한도전’은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진행한 국민에게 사랑받는 예능프로그램 조사에서 10점 만점에 7.86점을 받아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라디오스타’도 건재했다. 11월 500회를 맞은 ‘라디오스타’는 시작 당시만 해도 ‘무릎팍도사’에 밀리며 이른바 5분 방송이라는 굴욕을 당하고 매회 폐지를 걱정했다. 이에 클로징 멘트로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이라고 인사를 했을 정도. 하지만 ‘라디오 스타’는 독설과 솔직함을 무기로 차별화된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갔고, 지금은 많은 스타가 찾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라디오스타’를 통해 예능 원석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연예인들의 새로운 모습까지 볼 수 있게 해 매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KBS는 국민에게 힐링을 주는 프로그램들이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 2일’이 그 주인공이다.

2013년 11월 첫 방송을 시작해 올해 3주년이 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매주 특별한 포맷이나 신선한 것들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가끔 새로운 출연진들이 등장해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편안하고 잔잔한 웃음과 감동으로 꾸준히 대중의 곁을 지켜오고 있다.

‘1박 2일’은 9년 차라는 말이 무색하게 젊어졌다. 배우 윤시윤이 새로운 멤버로 합류한 후부터 활기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윤시윤은 첫 예능프로그램 고정이 된 만큼 소소한 예능감부터 미션에 최선을 다하는 열혈 책임감까지 보이며 맹활약 중이다.

여기에 시즌3 제작진은 장소보단 새로운 경험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고 있다. 여사친 특집, 영화 OST 여행, 김종민 특집 등 참신한 접근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들로 구성해 나가고 있다. 그 덕에 일요 예능 부동의 1위라는 명예를 안았다.

SBS에서는 ‘정글의 법칙’이 역시나 믿고 보는 작품이었다. 두 작품 모두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제몫을 톡톡히 해내며 SBS 예능국을 든든히 지켰다.

‘정글의 법칙’은 금요 예능의 왕좌를 잡은 지 오래다. 금요일 오후에 방송된다는 것에도 불구하고 동 시간대 유일하게 평균 시청률 10%대를 유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올해도 족장으로 활약한 김병만이 있었다. 김병만은 족장답게 팀원들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물론, 매번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 파일럿에서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

올해 상반기 KBS 예능국은 시청자의 선호를 가늠해 정규 편성으로 세우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없애고 곧바로 정규 프로그램 편성을 내놓았다. 그 시험대에 오른 프로그램은 ‘어서옵쇼’, ‘배틀트립’, ‘언니들의 슬램덩크’다.

이들 중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사랑을 받았을 뿐 두 프로그램은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러야 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방송, 문화계 5인의 멤버들이 꿈에 투자하는 계모임 ‘꿈계’에 가입하면서 펼치는 꿈 도전기로 지난 12월 2일부로 시즌1을 종료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첫 방송이 시작되기 전, 예능의 새 시대를 예고하며 출사표를 내던졌다. 특히 여성 예능의 침체기 속에서 탄생한 프로그램인 것은 물론, 최근 핫하게 떠오른 출연진이 의기투합했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한편으로는 ‘여성들이 모여서 하는 예능이 제대로 통할까’라는 반신반의하는 시청자들도 존재했다. 허나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랑을 받았고 호평 속 마무리돼 시즌2를 기약하게 됐다.

하반기에는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가능성을 검증받은 ‘노래싸움-승부’와 ‘트릭 앤 트루’가 안방극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노래싸움-승부’는 파일럿 당시 1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정규편성에 성공했다. ‘노래싸움-승부’는 3인 1조로 팀을 이뤄 감독의 지휘 아래 노래를 1대 1 대결을 펼치는 대결 프로그램으로, 매회 놀라운 반전의 결과를 도출해 내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KBS가 ‘스펀지’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과학 프로그램 ‘트릭 앤 트루’는 과학 추리의 세계로 시청자를 안내하며 정규편성에 성공했다. ‘트릭 앤 트루’는 편견을 뒤집는 마술과 과학쇼의 향연으로 흥미를 자아내는 것은 물론, 유익함까지 전달하고 있다.

SBS에서도 많은 프로그램이 파일럿으로 방영됐다. 수많은 프로그램 중 ‘불타는 청춘’과 ‘다시쓰는 육아일기-미운우리새끼’가 정규편성 됐다.

‘불타는 청춘’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는 다른 중년들의 핑크빛 로맨스 기운을 퍼뜨리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개그맨 김국진과 가수 강수지가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커플로 탄생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신동엽, 한혜진이 MC로 나서는 ‘다시쓰는 육아일기-미운우리새끼’는 다 큰 아들을 둔 엄마들이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쓰는, 특별한 육아일기를 담는 프로그램으로 김건모, 토니안, 허지웅 등이 출연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또한 생후 500개월이 훌쩍 넘은 아들을 보며 “귀엽다” 말하고, 일일이 잔소리를 더 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독특한 재미와 훈훈함을 안긴다.

▶ 아쉬운 간판 예능 폐지

모든 예능 프로그램이 달콤한 성과를 얻어낸 것은 아니다. 기존 지상파 3사의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간판 예능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폐지됐고, 시즌2를 기약하게 됐다.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KBS는 지난 2005년 7월에 첫 방송을 시작해 10년간 자리를 지켜왔던 ‘위기탈출 넘버원’이 지난 4월 폐지됐다. '위기탈출 넘버원'은 그동안 재난, 재해 및 일상생활 속 각종 위험, 사고에 대한 대처법과 예방법 등을 소개하며 많은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그러나 점차 낮아지는 시청률을 이겨내지 못하고 퇴장했다.

‘출발 드림팀2’도 지난 5월 폐지됐다. 1999년 대한민국 스포츠 예능의 새로운 신드롬을 일으키며 탄생한 ‘출발 드림팀’은 2009년 시즌2로 출범해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졌다. 하지만 비슷한 콘셉트로 진부함을 낳았고, MC인 이창명이 음주운전 사고에 휘말리며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출발 드림팀2’는 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동네 예체능’ 역시 3년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배구, 농구, 테니스, 탁구, 수영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선사했던 ‘우리동네 예체능’은 양궁을 끝으로 아름답게 떠났다.

SBS는 장수 예능 프로그램인 ‘스타킹’ 역시 지난 8월 종영했다. ‘스타킹’은 2007년 1월 13일 첫 방송된 이후 9년 동안 SBS를 지켜온 장수 프로그램이지만, 매번 폐지설이 돌 만큼 인기와 관심이 시들해졌다.

이에 ‘스타킹’은 시즌2를 꿈꾸며 토요일 저녁에서 화요일 오후 9시대로 시간대를 옮겼으나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스타킹’은 폐지라는 씁쓸한 결과를 맞이했다.

2010년 7월 11일 첫 방송을 시작해 햇수로 7년이나 이어져 온 ‘런닝맨’은 SBS의 대표적인 장수 예능이다. 현재 시청률을 저조하나 해외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런닝맨’에게 위기가 닥쳤다. 최근 7년간 함께한 원년 멤버 김종국과 송지효가 하차한다는 소식이었다. 특히 두 사람은 자의가 타닌 통보식으로 전달받았다는 것에 논란이 일었다.

이후 원년 멤버를 대하는 방식이 무례하다는 것과 함께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급기야 제작진은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허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런닝맨’ 제작진은 가수 활동에 매진하기 위해 자진 하차를 결정한 개리를 제외한 멤버 6인과 회의를 했다. 그 결과 내년 2월 종영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지난 3년 8개월 동안 군대 문화를 다룬 신선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MBC ‘진짜사나이’가 11월 마지막 방송을 했다. 2013년 4월 첫 방송된 이래 방송인들이 입대해 실제 군인들과 함께 군 생활을 하는 리얼한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걸스데이 혜리, 제국의아이들 박형식, 가수 헨리, 배우 이시영, 서경석, 김수로, 샘 해밍턴까지 많은 스타를 양산해 냈다. 그러나 ‘진짜 사나이’ 제작진은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듯이 시즌1을 종료하고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했다. 과연 ‘진짜 사나이’는 폐지가 아닌 시즌2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KBS, SBS,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