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김대명 ② "예능, 보는 건 좋지만 출연은 겁나요"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배우 김대명은 2016년, 그야말로 열일 했다. 한 해 동안 영화 ‘계춘할망’, ‘덕혜옹주’, ‘판도라’와 드라마 ‘마음의 소리’까지 쉼 없이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판도라’와 ‘마음의 소리’가 흥행하여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며 ‘흥행 배우’에 한걸음 다가갔다. 이런 흥행이 있을 수 있었던 것에는 작품이 좋았던 것은 물론, 김대명의 연기력도 한 몫 했다.
김대명은 ‘판도라’에서 김남길의 오랜 친구이자 심성 착한 행동파 길섭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반면 ‘마음의 소리’에서는 판도라와는 180도 다른, 엉뚱하고 독특한 캐릭터 조준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김대명은 다채로운 표정부터 코믹한 연기까지, 일명 ‘만찢남’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연기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영화가 300만 관객을 돌파하고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탄력을 받기 시작할 시점,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대명을 만났다. 김대명은 영화, 드라마 속 모습과는 또 다른 얼굴로 기자를 맞이했다.
김대명은 수줍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뒤 “흥행배우다”라고 칭찬하자 “과찬이십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이어진 인터뷰에서 김대명은 시종일관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고개를 숙였다.
영화 ‘판도라’가 제1회 마카오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받았다. 기분이 어떤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뻐요. 데뷔 후 처음으로 해외영화제에 참석했어요. 처음 해외영화제에 초대받았다는 이야기 듣고 ‘내가 나온 영화를 해외 사람들이 어떻게 봐줄까’라는 걱정과 기대감이 공존했어요. 다행히 호평이 이어져서 좋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 배우 생활에 있어 해외 영화제에 다녀온 것은 큰 재산이 될 거 같아요.
‘판도라’ 촬영을 하면서 ‘마음의 소리’까지, 출연하는 데 스케줄 문제는 없었나?
촬영할 때는 다행히 양쪽에서 배려해 줘 무리 없이 끝낼 수 있었어요. 다만 같은 시기에 개봉하고 안방극장에 전파를 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시청자들이 작품을 보는 데 있어 몰입도를 떨어트릴 거 같아서요. 허나 오히려 두 작품 다 ‘잘했다’고 칭찬해 주니 기뻤어요. 그 덕분에 걱정을 한시름 덜었던 거 같아요.
‘판도라’에서 김남길 친구로 등장했다. 실제로도 동갑내기였기에 촬영하기 편했을 터.
정말 편했어요. 몇 번만 대사를 주고받아도 문제없이 흐름이 이어졌고요. 그때마다 ‘김남길 연기 정말 잘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김남길에게 많이 의지해서 묻어간 거 같아요. 그 덕분에 영화가 잘 됐다고 보고요. 하하.
지금쯤 달달한 멜로 연기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떤지.
글쎄요... 항상 어떤 캐릭터를 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들어오는 작품들의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라서요. 혹 좋은 기회가 생겨 멜로를 하게 된다면 열심히 해야죠.
이야기하면서 계속 느끼는 데 입담이 좋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좋을 듯한데.
민폐가 될 거 같아요. 집에서 볼 때는 좋은 데 출연한다고 생각하니 겁나요. 하하. 그저 TV로만 보려고요. 저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스타들이 대단한 거 같아요. 10시간까지 촬영을 한다고 하는데, 그 시간 동안 파이팅 넘치게 촬영에 임한다는 것이 놀라워서요. 가끔 광수에게 이야기 듣는데 ‘헉’ 소리를 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쉴 때 뭐하면서 지내나.
혼자서 여행 가는 거 좋아해요. 버스 앞자리에 앉아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밖에 풍경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서요.
시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창하게 쓰기보다는 가볍게 생각을 글로 적는 수준이에요. 그러다 다른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공개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책으로 만들고 싶어요.
올해로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동안을 되돌아본다면 어떤가?
더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보여요. 늘 작품을 끝내고 나서 모니터링을 하면 부족한 부분이 계속해서 보여요. 앞으로는 이런 부족한 부분을 줄여가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흥행에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연기 열심히 하고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흥행에 신경 쓰면 제가 힘들어질 거 같아서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배우 생활을 할 것 같아요.
이제 연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떻게 마무리 하고 싶나.
계속해서 영화 ‘판도라’가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고, ‘마음의 소리’ 역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으면 좋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끝까지 ‘판도라’, ‘마음의 소리’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미소)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