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사랑하기 때문에' 차태현 ① "김유정 캐스팅, 속으로 예스를 외쳤죠"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감히 말하건대 배우 차태현처럼 안티 없는 연예인도 드물다. 스타가 유명세를 더할수록 그 인기에 반하는 부정적인 시선을 견뎌야 하지만 차태현은 예외다. 어떤 모습을 보이든 그는 늘 대중이 반기는 스타다.
옆집 오빠, 동네 삼촌 같은 친근한 매력이 장점인 그는 드라마, 영화, 예능까지 섭렵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어떤 역할을 맡겨도 차태현답게 소화해내며 대체불가 배우로 자리 잡았다.
최근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인터뷰차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제니스뉴스와 만난 차태현은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서글서글한 미소와 함께 인터뷰 현장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건 그의 배려심 덕분일 터다. 가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던 솔직한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영화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몇 년 전 형(제작사 AD406 차지현 대표)이 ‘끝까지 간다’와 ‘사랑하기 때문에’의 시나리오를 제게 건넸어요. ‘끝까지 간다’는 쉽게 출연을 결정했지만, ‘사랑하기 때문에’는 새롭게 느껴지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과거 빙의를 소재로 한 영화 ‘헬로우 고스트’에 출연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사랑하기 때문에’가 유재하의 노래로 내용이 진행된다는 것이 새로웠어요. 잘 표현해내면 ‘헬로우 고스트’와는 또 다른 매력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 같아 출연하기로 했어요. 다만 영화에 유재하의 노래가 많이 쓰였으면 좋았을 텐데 두 곡만 쓰인 것이 아쉬워요.
주연이지만 빙의를 소재로 하다 보니 분량이 적다. 아쉬움은 없었나.
아쉬움은 없어요. 다만 빙의된 부분에서 제가 너무 많이 나와도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초반과 달리 중후반으로 갈수록 빙의된 캐릭터에 제 모습이 많이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께 의견도 내비쳤고요. 감독님께서 심혈을 기울여 캐스팅했고, 나중에 캐스팅된 배우들을 보니 김윤혜, 성동일, 배성우, 선우용여 선배까지 훌륭한 배우들이 빙의 캐릭터를 맡아줘 감사했어요.
첫 장면부터 여고생 역할로 등장했다. 특히 여자 교복까지 입으며 열연을 했는데, 혹 치마를 입어 불편한 점은 없었나?
걷는데 어색했어요. 다리를 모으고 걸어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벌리고 걸어가고 있더라고요. 하하. 사실 촬영하기 전에 주변에서 알아보고 놀리지 않을까 걱정 많이 했어요. 막상 촬영장에 가니 쓸데없는 걱정을 했더라고요. 오히려 너무 알아보지 못해 당황했어요.
함께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는 김유정에게 시선이 쏠려 알아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아마 그런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교복을 입은 유정이의 모습은 정말 예뻤으니까요. 초반에 유정이가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예스’를 외쳤어요. 정말 좋았어요. 만나기 전부터 유정이에게 좋은 감정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연기를 펼칠지 기대도 됐고 궁금하기도 했어요. 만나본 유정이는 연기도 잘하고 예쁘기까지 하더라고요.(미소)
김유정이 지금까지 함께 호흡을 맞춘 여배우 중 가장 어리다. 어땠나.
나이와 상관없이 연기 내공이 탄탄한 배우였기에 함께 연기하는데 불편하거나 힘든 점은 없었어요. 지금은 너무 친해져 말까지 편하게 하는 사이가 됐어요.
유독 여배우와 남다른 케미를 자랑한다. 차태현만의 비결이 있을까?
제가 유부남이라 편하게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하하. 다만 송혜교, 하지원과는 좋은 작품을 찍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아서 미안해요. 왜 상대적으로 톱 여배우들과 찍은 작품들은 죄다 결과가 안 좋은지 모르겠어요.(웃음)
등장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장면은?
박근형 선배와 선우용여 선배가 나오는 장면이 가장 크게 와 닿았어요. 연기하는 두 선배의 모습만 보고만 있어도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더라고요.
절친 장혁, 홍경민이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응원을 해주기 위해 출연한 것 같은데.
장혁은 감독님과의 친분으로 출연하게 됐어요. 이전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고 이번에 새롭게 들어가는 작품에 감독님이 카메오 출연 제안을 해 수락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는 홍경민에게만 출연 제안을 했어요. 다행히 한 번에 수락해줘 고마워요.
본인도 카메오 출연이 많다. 부탁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전 정말 많이 해요. 하하. 배우들의 부탁도 많이 받고, 감독들의 부탁도 많이 받아요. 부탁을 받으면 어떤 작품은 출연하고 어떤 작품은 출연하지 않는 게 잘 안 되더라고요. 공평하게 다 해줘야 덜 미안해요. 최근에는 유정이의 부탁을 받고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 나왔는데, 카메오 촬영을 무려 3일이나 했어요. 하하. 사람들은 같은 회사 후배인 보검의 부탁을 받은 줄 아는데 아니랍니다. 보검이 얼굴은 현장에서 보지도 못했거든요.
영화 ‘과속스캔들’ 이후 음악과 관련된 직업을 연기하거나 출연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듣고 보니 그러네요. 하하. ‘과속스캔들’ 이후 따뜻하고 힐링을 다룬 작품과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그런 장르의 작품만 고집해서 출연한 것은 아니에요. 공교롭게 선택을 했는데 다 음악을 다루고 있었을 뿐이에요.
이미지 변신에 대한 생각도 많을 것 같은데.
캐릭터 변신은 앞으로 제게 남은 숙제에요. 사실 액션이나 스릴러를 다룬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진 않아요. 스릴러가 들어오긴 하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하지 않았고요. 그나마 액션이 들어온 게 ‘전우치’였어요. 솔직히 액션은 제 어깨가 좋지 않아서 하진 못해요. 그래도 스릴러는 하고 싶어요.
앞으로 차태현이 선보일 모습은 어떨까?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사실 비슷비슷하잖아요. 보는 사람들이 지겨울 수도 있으니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긴 해요. 장르를 바꾸기도 하고요. 그런데 요즘은 ‘차태현 장르’라는 말도 나오더라고요. 이건 배우로선 최고의 찬사 아닌가요? 하하. 그래도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배우가 될게요.
사진=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