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조작된 도시', 만화적 상상+지창욱 액션이 다했다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영화 ‘조작된 도시’는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며 오락게임 같은 영화를 표방한다. 오프닝에서부터 현란한 착시효과와 게임장면을 그리며 몰입감을 높이고, 이내 현실로 돌아오는 흥미로운 전개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이런 요소로 인해 ‘조작된 도시’는 베일을 벗기 전 게임과 영화가 섞인 그저 그런 영화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속 게임으로 구성된 오프닝이 끝난 후 이 같은 생각은 산산조각 난다.
숨 가쁘게 권유(지창욱 분)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들어가는 모습, 권유가 어머니(김호정 분)의 석연치 않은 죽음 이후 감옥에서 탈옥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나가는 모습을 그려내며 일반적인 게임 영화가 아님을 증명한다.
오프닝부터 화려했던 ‘조작된 도시’는 상영 내내 속도감 있는 액션을 보여준다. 100억 원 상당의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영화에는 물량 공세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초반과 후반에 휘몰아치는 격투 장면, 폭발, 총기 액션, 와이어 액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규모 카체이싱 등 다양하게 쏟아지는 액션은 확실히 인상적이다.
이를 소화해 내는 배우 지창욱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지창욱은 백수 권유로 등장한다. 권유는 전직 태권도 국가대표였지만, 현실은 하루 종일 PC방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인물이다. 어느 날 우연히 받은 전화 한 통 이후로 미성년자 강간 살인범으로 몰리게 되면서 평범했던 그의 일상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 이에 권유는 현실 세계에서 게임 속 팀원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나가려 한다.
지창욱은 ‘조작된 도시’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그동안 KBS2 ‘힐러’, tvN ‘더 케이투’ 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액션 연기도 훌륭하게 소화해 낸 바 있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관객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그가 영화에서 선보일 연기도 티켓 파워도 장담할 수 없었다.
지창욱은 우려를 만족감으로 충족시켰고 보란 듯이 격투, 총 쏘기, 카체이싱 등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특히 건물 3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하강 레펠과 360도 회전 총격신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제 그에게 ‘액션 연기 1인자’라는 칭호를 붙여줘도 아깝지 않을 만큼 모든 것을 쏟아냈다.
이외에도 지창욱은 살인범으로 잡혀 교도소에 있는 상황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오열하는 모습, 자신을 그렇게 만든 인물에 대해 파르르 눈을 떨며 분노하는 감정연기까기 소화해 내며 화면을 꽉 채웠다.
‘조작된 도시’에서 지창욱과 적대적인 관계로 나오는 배우 오정세, 김상호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오정세는 극 중 국선변호사 민천상 역을 맡았다. 그는 변호사와는 거리가 먼 다소 어눌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열한 미소를 머금고 예상치 못한 활약을 펼치며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선사한다. 교도소를 통제하는 권력자 마덕수 역을 맡은 김상호 역시 액션 연기는 기본, 개성 있는 감초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2년 만에 돌아온 박광현 감독, 원톱으로도 부족함 없이 열연한 지창욱, 게임을 바탕으로 한 케이퍼 무비, 이것만으로도 ‘조작된 도시’를 볼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한편 ‘조작된 도시’는 9일 개봉한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