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조작된 도시' 지창욱 ① "액션, 입금 됐으니 정말 열심히 했죠"

2017-02-12     안하나 기자

[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이제 지창욱을 빼고 액션 연기를 논할 수 없을 것 같다. 맨몸 액션은 기본, 총기 액션, 와이어, 카체이싱까지, 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다 했다. 마치 스턴트맨처럼 액션을 소화하는 순간 엄지가 올라간다.

그동안 지창욱은 SBS ‘무사 백동수’, KBS2 ‘힐러’, tvN ‘THE K2’(더 케이투) 등 매 작품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차세대 액션 배우로 주목받았다. 그런 그가 영화 ‘조작된 도시’에선 한순간에 살인자로 몰리게 되는 인물 '권유'를 맡았다.

지창욱은 첫 스크린 작이라는 것이 믿기 어려울 만큼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특히 1대 10 정도는 가볍다는 듯 날아다니는 액션은 '이제껏 왜 영화를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최근 멋지게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지창욱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창욱은 쏟아지는 호평에 “과찬이다”라는 모습으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그는 “관객들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다소 떨리는 듯 한 속내를 드러냈다.

데뷔 후 첫 영화다. 스크린에 나오는 본인의 모습을 본 소감이 어떤가.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보는 것은 처음이라 그저 얼떨떨했어요. 저는 좋은지 나쁜지 감도 안 서는 상태라 안재홍 형에게 물어봤죠. 재홍이 형은 “재밌다. 너무 좋다”고 이야기했어요. 그 말을 듣고 ‘영화가 잘 나왔구나’ 생각하고 걱정을 한시름 덜었어요. 허나 관객들은 어떻게 볼지 기대되고 걱정돼요. 좋게 봐줬으면 하는 바람은 크지만, 실망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조작된 도시’ 주인공 제안을 받고 어땠나.
부담됐고 걱정도 많이 들었어요. '권유는 극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 이끌어 가야 하는 인물인데, 제가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돼 고민이 많았어요. 또 '만화 같은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것도 궁금했고요. 하지만 감독님을 만나고 모든 걱정이 해결됐어요. 저는 그저 열심히 연기만 하면 됐어요.

감독님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제가 걱정을 많이 하니 감독님께서 "충분히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때 감독님이 만들고자 하는 작품의 의도에 대해 충분히 믿음이 생겨 출연을 결정했고요. 시나리오도 평범하지 않고, 감독님도 비범하고, 여러모로 영화 첫 도전작으로는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권유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특별하게 준비한 것이 있나?
생각보다 준비한 게 없었어요. 오히려 몸을 만든 것도 아니고, 외적으로 노력한 것도 아니에요. 권유라는 인물 자체가 영화 안에서 특별한 색깔을 내거나 독특한 캐릭터가 아니었기 때문에요. 오로지 감정적인 것에만 집중했어요. ‘나라면 어떤 감정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어떻게 하면 권유의 억울함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만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아, 다이어트 조금 한 게 있었네요.

다이어트? 훌륭한 외모인데 왜 다이어트까지 했나?
평소 식욕도 많고 대식가라 작품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닐 때는 항상 살이 쪄있는 상황이에요. 늘 작품에 들어가면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 기본 5kg 정도 감량해요. 이번에도 그런 차원에서 감량했고요.(미소)

이번 작품에서 맨손 액션, 총격, 카체이싱까지 다양한 액션을 소화했다. ‘무사 백동수’, ‘힐러’, ‘THE K2’ 등에서 늘 액션을 선보여 왔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겠다.
아무래도 액션만큼은 그동안 제법 해왔던 것이기 때문에 낯설지는 않았어요. 그런데도 준비할 게 상당히 많았어요. 다양한 액션을 소화해야 했기에 액션스쿨에서 지칠 만큼 훈련했고, 와이어 타기, 총 쏘기, 운전까지 해야 했어요.

다행히 그동안 했던 것들이 많아 어색하지는 않았지만, 고난도의 장면은 액션 팀 대역의 도움을 받았어요.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연기한 경우도 있지만, 수십 년간 액션 연기만 전문적으로 해온 분들에 비해 제 실력이 나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단지 조금 나은 부분이 있다면 캐릭터 특성에 어울리는 몸짓이나 감정을 담아 표현해야 하는 부분들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액션 연기에 공들이는 이유를 ‘입금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 한 적도 있다. 이번에도 이런 마음으로 액션 연기에 임했나?
한 작품이 끝나고 나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돈을 받았기 때문에 정말로 열심히 찍었다”고 말해요. 그런데 그게 진짜 맞아요. 돈 안 받았으면 그렇게까지 열심히는 안 했을 거예요. 하하. 연기도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고, 저에겐 그게 일이자 직업이니까요. 그렇다고 딱 그만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또 제 자존심 문제도 있어서 열심히 해요. 제 이름이 걸린 작품인데 설렁설렁 연기해서 엉망으로 나오면 창피하잖아요.

교도소에서 고초를 겪는 장면이 힘들었다고 했는데.
가장 힘이 들었던 장면이에요. 많이 맞기도 하고, 먼지도 먹었어요. 체력적으로 확실히 지쳤고요. 반면 힘들었지만 좋아했던 공간이기도 했어요. 처음 촬영해보는 장소라 신선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천상병 시인의 ‘나무’를 내레이션으로 들려주는 장면이 영화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한다. 어떻게 촬영을 하게 됐나.
어느 날 후시녹음 하러 녹음실에 갔는데 감독님께서 천상병 시인의 ‘나무’가 쓰여 있는 프린트 1장을 건네주시면서 바로 녹음을 할 거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평소 좋아했던 시인데 작품에 넣으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해 주셨고요. 여러 번 녹음 끝에 영화 속 장면이 탄생하게 됐어요. 두 번 녹음했는데 뒷부분에 한 것이 더 좋아 그 분량을 앞뒤에 넣었어요.

‘조작된 도시’는 어떤 영화인가?
평범한 사람이 누명을 쓰고 동료들과 정당성을 찾아가는 영화에요. 단지 게임이라는 소재가 안에 들어가 있을 뿐이지 게임 영화는 절대 아니랍니다. 선입견을 갖지 않고 편안하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어요.(미소)

▶ 2편에 계속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