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삼매경] '시간위의 집' 옥택연, "기도합시다"가 입에 붙은 이유는?(일문일답)

2017-03-14     연나경 기자

[제니스뉴스=연나경 기자] 영화 개봉에 앞서 열리는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 그곳에서 오고 가는 배우와 감독의 수다를 고스란히 담았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김윤진, 옥택연, 조재윤 주연의 ‘시간위의 집’이다. ‘시간위의 집’은 집안에서 발생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김윤진 분)가 25년의 수감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국제시장’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김윤진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는 4월 6일 개봉을 앞둔 ‘시간위의 집.’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 아래 14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있었던 제작보고회 현장 일문일답을 제니스뉴스가 전한다. 

Q. 캐릭터 소개를 부탁한다.

김윤진: 남편이 살해당하고, 아들이 실종된 뒤 범인으로 몰려 수감생활을 하고 나와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미희 역을 맡았다. 아들을 찾아야 해서 억울함을 무릅쓰고 냉정함을 유지하는 캐릭터다.

옥택연: 최 신부는 미희가 25년간 갇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유일하게 미희를 믿어주는 캐릭터다. 미희에게 있었던 일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고자 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기도하시죠”가 입에 뱄다.

조재윤: 미희의 남편 철중 역을 맡았다. 1990년 초반에 운동권을 통제하는 형사지만, 형사처럼 보이지 않는다. 철중은 미희보다 위협적인 캐릭터지만, 수갑이 등장한 첫날 촬영에서 미희의 카리스마에 졌던 기억이 난다. 

Q. 어떻게 ‘시간위의 집’ 출연에 응하게 됐는가?

김윤진: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읽어봤는데, ‘앗싸, 드디어 나한테 이런 대본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데 ‘세븐데이즈’ 이후로 이렇게 충격적인 시나리오는 처음이었다. 미스터리 스릴러지만 알맹이가 꽉 찬 가족 드라마고 감동과 스릴, 반전까지 있는 영화다.

옥택연: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충격받았다. 서너 번 다시 읽었다. 너무 매력 있어서 참여하고 싶었다. 게다가 김윤진 선배님이 이미 캐스팅돼 이건 꼭 해야겠다 싶었다. 같이 연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출연을 결정했다. 

조재윤: 김윤진 선배를 너무 좋아해서 출연했다. 절도는 아닌데, ‘세븐데이즈’ 같은 경우 길거리 패널을 떼어 올 정도였다. 세월이 흘러 배우가 되고, 김윤진이라는 대배우를 현장에서 만나서 패널을 가져와 사인을 받았다. 내가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흥미도 있었고, 김윤진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와 함께해서 영광이다.

Q. 배우들과의 작업은?

임대웅 감독: 김윤진 씨는 감독에게 많은 영감과 얻을 것을 안겨주는 배우다. 감독이 배우에게 많은 것을 알려줘야 하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배우에게 더 얻는 게 많았던 것 같다.

옥택연 씨의 경우, 최 신부 캐스팅 조건이 ‘검은 사제들’의 강동원 씨보다는 멋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옥택연을 캐스팅했다. 조재윤 씨와는 ‘시간위의 집’을 통해 그간 연기했던 것과 다른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촬영장에서 숨통을 틔워주는 허파 같은 배우였다.

옥택연: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다른 곳에 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조재윤: 슬픔과 아픔이 있는 이야기에 빠져들고 이 감정이 계속되면 지치기 마련인데, 그 속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했다.

Q. '국제시장'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김윤진: 잊을만하면 나오는 배우가 돼 안타까움도 있지만, 그 정도로 신중하게 작품을 고르고 있다. 여자 영화가 흥행이 안 된다, 잘 없다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었는데 후배들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싶다.

여자영화가 재미없는 게 아니라, 여배우가 주인공인 영화를 꾸준하고 재미있게 만들지 못해 안타까운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시간위의 집’이 여배우들에게 도움이 되는 영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Q. 극 중에서 25년을 뛰어넘는 연기를 했다. 

김윤진: 배우로서는 꿈의 역할이다. 다시는 만나기 힘든 역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영화 안에서 이렇게 많은 세월을 표현하기도 어렵다. ‘국제시장’과 마찬가지로 특수분장을 해야 했는데, ‘국제시장’과 달리 얼굴에 풀칠을 여러 번 해야 했다. 몸에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25년 뒤 미희는 병이 있는 캐릭터라서 나이에 비해 더 고생했음을 표현해야 했다. 목소리를 바꿨던 촬영 당시를 생각하다 보니 박경림 씨의 거친 목소리가 부럽다.

Q. 사제복 입은 강동원 이후, 사제복 입은 옥택연이 등장했다. 

옥택연: 사제복이 핏이 있는 옷이 아니라, 평상시 볼 수 없는 슈트 핏이라 생각했다. 연기할 때 그냥 연기하는 것과 의상 착용이나 메이크업을 받고 하는 것의 차이가 있는데, 사제복을 입으니 몸가짐이 절로 바르게 되는 느낌이었다. 촬영할 때 많이 장난을 치는 편인데, 늘 “기도합시다”라고 말하고 다녔다. 

최 신부라는 캐릭터가 이야기상에서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진중하게 연기를 하려고 했다. ‘삼시 세끼’ 같은 예능 속에서의 모습 대신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는데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Q.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가 생소하다.

임대웅 감독: 하우스가 집을 뜻하기도 하지만,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도 있다. 집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풀어나가고 파헤치는 스릴러다

Q. 그간 집을 소재로 한 촬영을 많이 했다. 전작들과의 차별점은?

임대웅 감독: 침입자와 지키려는 자의 긴장감을 그린 영화가 많은데, ‘시간 위의 집’은 사건을 추적하고 파헤치는 퍼즐 같은 영화라는 차이가 있다. 현재가 과거 같고, 과거가 현재 같아 예측 불가능한 부분들이 많다.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