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프리뷰] '극비수사' 소신이 지켜냈다, 판타스틱 그리고 성공적
[제니스뉴스=최민지 기자] 8일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영화 ‘극비수사’(곽경택 감독, 제이콘컴퍼니 제작)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도사와 형사가 범인을 찾아 나선다는 말이 무언가 동화 같지만 이는 1978년, 실제 부산에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한다.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형사와 도사의 33일간의 수사는 해피엔딩을 결말로 하기에 더욱 마음을 놓을 수 있다. 그러나 영화에 깊이 빠져들면 이 또한 있게 된다.
사건에 대해 이야기만 들으면 가슴이 철렁한다. 귀가를 하던 아이가 없어졌고, 범인에게서는 소식조차 없다. 아이의 어머니는 도사들을 찾아다니며 아이의 생사를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좌절을 하고야 만다. 그 때 김중산(유해진)이라는 도사를 만나게 되고, 이 도사는 아이가 살아있으며 공길용(김윤석) 형사만이 아이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말도 안 되는 장난 같은 이야기 속에 두 만난 도사와 형사. 이들은 결국 사건을 클리어하게 된다.
연기 잘하는 ‘연기 도사’ 김윤석 유해진이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만으로 화제가 됐던 ‘극비수사’는 곽경택 감독의 디렉션까지 더해지며 더욱 그 힘을 발휘했다.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며 ‘욱’하는 형사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 낸 김윤석, 장난기어린 모습만이 익숙했던 유해진의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자태는 또 다른 새로움을 만들어냈다. 범죄 물에 일가견이 있는 김윤석의 진짜 형사 연기, 코믹 본능의 소유자인 유해진의 내면 연기는 무수한 시너지를 뿜어내며 극의 몰입을 높인다.
모두가 아는 사건의 결말이라 영화가 다소 지루할 것이라는 예상은 가뿐하게 패스해도 된다. 시작부터 끝까지 놓칠 수 없었던 긴장감, 유괴된 아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33일 동안의 모습들은 관객의 감정을 이입시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여기에 당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극비수사라는 ‘진짜 사실’이 들어오며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꼭 아이를 찾아내겠다고 다짐한 김중산 공길용의 영웅 같은 모습은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특히 하는 일 없이 놀고만 있다 떨어지는 감만을 주워 먹는 공무원들의 세태 비판도 영화를 보는 재미중의 하나. 자신의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뛰고 아이를 찾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온 신경을 집중하는 ‘진짜 형사’ 공길용과는 달리, 승진과 성과에 눈이 멀어 편법을 일삼는 반대 세력의 대치는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사회 부조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저절로 한숨을 내뱉게 만든다.
아이가 죽었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떨어지는 콩고물에 기대는 이들 속에서 공길용과 김중산은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 소신으로 인해 움직인다. 그 소신이 있었기에 ‘극비수사’는 성공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으며, 소신을 지켰을 때 이루어낼 수 있었던 일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그야말로 ‘극비수사’는 판타스틱, 그리고 성공적이었다. 오는 18일 개봉 예정. 15세이상관람가.
사진=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