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끝날 때까진 끝난게 아니다”, 배우들의 땀과 노력으로 돌아온 연극 '유도소년'(종합)

2017-03-15     임유리 기자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연극 ‘유도소년’이 초심으로 다시 돌아왔다. 2년 만에 세 번째 공연으로 돌아오는 만큼 고민도 많았지만 배우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수현재씨어터에서 연극 ‘유도소년’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준 연출, 박경찬 작가를 비롯해 배우 허정민, 박정복, 신성민, 이현욱, 김보정, 안은진 조훈, 한상욱, 신창주, 박강섭, 안세호, 오정택이 참석했다. 

개막 전 6~7주 동안 연습을 진행하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운동 장면이 작품의 70~80%를 차지하는 연극 ‘유도소년’의 출연 배우들은 개막 세 달 전부터 실제 운동선수에 버금가는 훈련을 받게 된다. 

이에 이번 공연에 유도선수 ‘경찬’ 역으로 합류한 배우 허정민은 “소문으로 워낙 ‘유도소년’이 재미있고 유명하다는 얘길 들었다. ’저런 좋은 작품에 나도 한번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게 기적적으로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되서 너무 기분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금 이 무대에서 ‘유도소년’이란 작품을 하고 있는게 기적같다. 중간에 도망치거나, 불가능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도망치고 남아있는 내가 기특하다”라고 덧붙여 연습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케 했다. 

초연과 재연 모두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평균 객석점유율 104%를 달성하는 등 열풍을 이끌어냈기에 부담감도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작품에 힘을 쏟았다. 

이재준 연출은 “사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굉장히 부담되고 힘들었다. 어떤 걸 섣불리 바꾸기엔 위험할 수도 있고, 그대로 올리기엔 정체될 수도 있다. 이 연극의 힘은 대본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을 구현해내기 위한 배우들의 땀과 노력에 있다”라며, “배우들이 그 장면을 소화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참고 이겨냈는지에 따라서 그 에너지가 대본이나 작품의 미흡함을 크게 보완해주고 감동을 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배우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재준 연출은 2년 전 공연 당시 발생했던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며 “그때 공연을 해도 되는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그때 당시 친구들에게, 뭔가를 해나가고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었다”라며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설명했다. 

연극 ‘유도소년’은 전북체고 유도선수 ‘경찬’이 1997년 고교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뜨겁고도 풋풋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고등학생들이 겪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극중 ‘경찬’을 통해 관객들은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된다. 

힘겹게 살고 있는 이시대 청춘들에게 배우 허정민은 이날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우리나라에선 너무 힘든 단어가 되버렸다. 나 또한 결혼도 못하고 늘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다”라며, “30대가 되고서 느낀게 있다. 늘 항상 내 앞에는 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 위기는 어떻게든 벗어나게 돼 있더라. 그래서 지금 20대 청춘들에게 ‘위기는 벗어나려고 있는거다. 조급해 할 필요 없다. 누구나 다 잘되게 돼 있다’라고 단정 지어서 말해주고 싶다”라고 진심 어린 한마디를 전했다. 

이재준 연출의 말을 빌리자면 연극 ‘유도소년’은 잔기술을 부린 작품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진심이 느껴진다. 오는 5월 14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Story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