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잘 만든 브로맨스 열 로맨스 안 부럽다, 브로맨스 커플 3
[제니스뉴스=연나경 기자] 로맨스는 그만, 이제는 브로맨스다.
로맨스보다 브로맨스가 주목받는 요즘이다. 로맨스가 시청자를 조마조마하게 한다면, 브로맨스는 시청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두 사람을 보며 감정소비를 할 필요가 없으므로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브로맨스는 '1+1'이다. 외모부터 성격까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연기 합을 맞춘다. 그들이 드라마 속에서 부대끼는 과정에서는 이성 커플이 보여주는 사랑 못지않은 동료애가 피어나온다.
여기에 열 로맨스 부럽지 않은 잘 만들어진 브로맨스 커플이 있다. 의외의 브로맨스로 히트한 ‘김과장’ 팀, 이승과 저승을 넘은 '시카고 타자기'팀, '로맨스' 장인 두 명이 열일한 '맨투맨' 팀이다. 그들이 열일한 브로맨스의 흔적을 살펴보자.
나이 차가 무색한 베스트 커플, ‘김과장’ 남궁민X이준호
‘김과장’을 통해 호흡을 맞춘 남궁민과 이준호는 띠동갑이다. 하지만 그들은 ‘김과장’의 티똘이(TQ그룹 돌아이)로, 먹쏘(먹보+싸이코패스)로 연기 앙상블을 뽐냈다.
남궁민은 ‘김과장’을 통해 자신과 180도 다른 ‘김성룡’이 돼야 했다. 남궁민은 김성룡을 연기하기 위해 목소리 톤을 높이고 촌스러운 옷을 입었다. 이준호 역시 대본 리딩 이후 회식부터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 말하는 것을 꺼리고 안하무인 싸가지 캐릭터인 ‘서율’을 만들었다.
두 사람은 여러 번 치고받았다. 늘 뺀질거리던 남궁민은 이준호에 맞섰고, 이준호는 남궁민의 일을 사사건건 방해했다. 하지만 이준호는 각성하고 개과천선해 TQ그룹 경리부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렸지만 한 팀이 되고 난 뒤에는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김과장’의 팬들은 누구보다 남궁민, 이준호의 KBS 연기대상 베스트 커플상 수상을 바라고 있다. 남궁민과 이준호 역시 이를 염두에 두듯 애드리브를 주고받으며 연말 시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두 사람의 미친 호흡을 이길 커플이 나오지 않는 이상, 베스트 커플상은 따 놓은 당상이다.
이승과 저승을 넘었다, ‘시카고 타자기’ 유아인X고경표
주로 남자 배우들에 둘러싸였던 두 사람이 만났다. 유아인은 영화 ‘베테랑’, KBS2 ‘성균관 스캔들’ 등의 작품에서 선, 후배 남배우와 연기했고 고경표는 tvN ‘응답하라 1988’, KBS2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또래 남배우와 엮였다. 그리고 tvN ‘시카고 타자기’를 통해 서로를 만났다.
극 중 유아인과 고경표는 친구다. 두 사람은 1930년 경성에서 처음 연을 맺었고, 일본강점기의 문인으로서 고통을 받는다. 하지만 2017년 두 사람의 관계는 동거인이다.
2017년에도 유아인은 문인이다. 다수의 히트작을 쓴 천재 작가지만, 최근 슬럼프에 빠졌다. 고경표는 낡은 타자기 안에 갇혀 80년을 살다 유아인 덕에 타자기 속에서 빠져나왔다. 고경표는 유아인에게 자신의 정체를 공개했지만, 유아인은 고경표가 유령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고경표는 진중한 것처럼 보이지만 통통 튀는 모습으로 유아인을 놀린다. 그는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라며 유아인을 약 올린다. 유아인은 웬만한 일에 평정을 잃지 않지만 고경표의 정체에 분노하며 소리를 지른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 속 톰과 제리를 연상케 한다.
아무튼 '로맨스' 장인들의 열일, ‘맨투맨’ 박해진X박성웅
자타공인 로맨스 장인과 브로맨스 장인이 JTBC ‘맨투맨’을 통해 만났다. 든든하고 진중한 경호원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박성웅은 중2병 톱스타가 됐고, 안하무인 톱스타와 찰떡일 것 같은 박해진은 박성웅을 경호한다.
극 중 두 사람은 조련을 통해 브로맨스 호흡을 폭발하게 한다. 박해진이 조련하고, 박성웅이 조련당한다. 박해진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시한폭탄을 만들어 박성웅의 앞에 두고 박성웅이 자신을 신뢰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박성웅은 박해진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된다. 시한폭탄이 눈앞에 있는 것을 보고 박해진이 그간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과는 다른 인물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스케줄을 위해 이동하다 차가 막혀 짜증을 내긴 하지만 순순히 박해진과 함께 한강 다리를 뛰어서 건넌다.
두 사람의 브로맨스는 아직 반의반도 그려지지 않았다. 다양한 이야기가 진전될 동안 두 사람이 보여줄 브로맨스를 기대한다.
사진=KBS2 '김과장', tvN '시카고 타자기', JTBC '맨투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