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추리의 여왕’ 권상우 ② "남편-아빠-배우, 행복하다"

2017-06-02     오지은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배우 권상우도 벌써 데뷔 16년 차에 들어섰다. 대한민국에 ‘몸짱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면서 남자들의 워너비로 떠올랐고, 지난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동시에 흥행하면서 많은 이들의 질투를 받기도 했다.

때문에 권상우는 스스로를 ‘왕따 배우’라고 했다. 데뷔 직후 세간의 관심이 그에게 쏠렸고 대한민국을 비롯해 일본도 그에게 열광했다. 그래서 한류스타 1세대의 어깨는 무거웠을 것이다. 그러나 권상우는 “그 것에 굴하지 않고 그의 길을 열심히 걸어왔다”고 말했다.

권상우가 SBS 드라마 '유혹'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았다. 권상우가 출연한 '추리의 여왕'은 추리를 좋아하는 주부 '유설옥'(최강희 분)과 '하완승'(권상우 분)이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풀어내면서 범죄로 상처 입은 이들을 위로하는 휴먼 추리드라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제니스뉴스와 권상우가 만나, ‘추리의 여왕’을 비롯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스스로를 ‘왕따 배우’라 했지만 제니스뉴스가 만난 권상우는 ‘왕따’ 아닌 ‘리더’ 같은 사람이었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자신 있게 말했다. “도전을 좋아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권상우의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 1편에 이어

Q.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빠로 유명하다.
와이프랑 결혼한지 9년이 됐는데 그렇게 오래된 느낌이 아니다. 와이프가 항상 새롭다. 예뻐 보일 때도 많고, 와이프가 제 앞에서 여성성을 잃은 적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와이프는 여배우지만 일이 먼저가 아니라 가족을 1순위로 생각한다. 그 마음가짐이 너무 예쁘다. 또 본인이 제게 막 대놓고 자랑하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뒤로 들어오는 이야기가 많다. 

Q. 또래 배우들에 비해 결혼을 일찍한 편이다.
요즘 배우들이 결혼을 많이 한다. 그게 다 제 덕분이지 않나 싶다. 제가 결혼할 때는 욕도 많이 먹고 팬 카페에서 하루에 3백만 명씩 탈퇴하고 그랬다.(웃음) 당시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괜찮은 것 같다. 생각해보면 일반인 나이로 따지면 그렇게 빨리 한 것도 아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Q. ‘사십춘기’를 통해 정준하와 여행을 다녀왔다. 어땠나?
‘사십춘기’ 때문에 10대 청소년들이 신인배우로 알더라. 블라디보스토크를 다녀왔는데 또 가고 싶다. 한국이랑 가깝지만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가 굉장히 추운데 그 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또 이 프로그램이 계획된 여행을 하는 게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계획하지 않고 진행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걸 마친 것이 신기하다.

Q. 중국 활동을 많이 했다. 힘들지는 않나?
장단점이 있다. 지금도 드라마 두 편을 찍고 기다리고 있다. 외국에서 저를 캐스팅해준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다. 중국 드라마는 소설 원작이 많은데 트렌디한 한국 드라마와 다르게 나름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들이 많다.

Q. 일본 활동을 초반부터 열심히 했다. 
우리 일본 팬들이 많이 단단하다. ‘천국의 계단’ 때부터 일본 팬이 생겼는데 이후로 매년 두, 세 차례 팬미팅을 하고 있다. 올해도 두 번 정도 만날 예정이다. 그리고 다들 제 팬들이 나이가 많을 것이라고 착각하신다. 젊은 분들도 많다.(웃음) 왜냐하면 제 작품이 일본에 계속 나가고 있기 때문에 팬들이 계속 생긴다. 여고생 팬들도 있고 2, 30대 분들도 많다.

Q. ‘권상우’하면 ‘천국의 계단’이 떠오른다. 최근에 돌려본 적 있나?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케이블에서 본 적 있다. ‘천국의 계단’을 볼 때면 종종 눈시울이 붉어질 때가 있다. 그게 작품의 힘인 것 같다. 그 때는 연기가 무르익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 그 어설픔이 지금 보면 창피하지만, 한편으론 대견스럽다. 여러 가지 감정이 남아있다. 또 당시에 헤어, 메이크업을 스스로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Q. ‘권상우’라는 이름 보고 대중들이 작품을 기대한다.
‘내가 나오니까 잘 될꺼야’ 이런 마음은 없다. 저는 연기적으로 완벽한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자신감으로 커버하기 힘들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작품을 선택할 때 낭떠러지에 있다고 생각하고 고를 것이다. 많은 기대 바란다.


사진=수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