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류승완 감독이 말하는 배우들 "송중기 촌스럽고, 이정현은 현장의 꽃"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영화 ‘군함도’의 류승완 감독이 각 배우에게 감사를 표했다.

영화 ‘군함도’의 제작보고회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참석했다.

영화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섬)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날 보고회에서 류승완 감독은 배우들에 대해 "지금 연기자들이 저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인터뷰 영상에서 제가 '황정민 선배 없었으면 못했을 것'이라 했지만, 황 선배 말고도 배우와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 덕분에 찍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군함도의 조선인들이 돼서 너무 잘 해줬다. 다른 건 몰라도 그런 건 자부한다. 백그라운드의 인물 하나하나가 연기를 하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을 거다. 보조출연자들 마저도 몰입해서 연기를 해주는 현장에 있었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었다. 사실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촬영 끝나면 숙소로 가고, 음식이라도 먹지만, 징용자들은 어땠을까'를 생각했다. 이번 영화만큼은 '힘들었다'는 말을 못하겠다.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연기자 모두에게 존경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각 주연 배우들의 캐스팅 비화를 공개하며 거듭 감사를 전했다.

류 감독은 먼저 황정민에 대해 “’군함도’에 어떤 인물들이 들어가야 대비가 클 것인가를 생각했다. 황 선배는 영화배우이면서도 뮤지컬 배우다. 본인이 악기를 자주 다루신다. 현장 끝난 후에 악기 다루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경성에서 화려한 무대에서 생활을 하던 사람이 피치 못할 사연에 의해 지옥 같은 공간에 갔을 때의 느낌이 문득 떠올랐다. 아주 자연스럽게 황정민 선배가 악단장으로 나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안 양은 이강옥의 딸이면서 음악적 파트너다. 감수성이 풍부해야 했다. 사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오디션을 많이 봤다. 그 자리에서 수안 양이 치어리딩을 했다. 춤도 잘 추고 연기도 너무 잘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나아가 “우리 소지섭 배우는 제가 평소 좋아하던 팬이었다. 배우가 가진 육중한 느낌을 늘 함께하고 싶었다. 이 영화에 제가 짜놓은 구조 안에선 ‘경성 종로 통에서 잘 나가던 건달이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굽혀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생각했다. 대중에게 남성성으로 믿음을 주는 배우에게 변화가 일어날 때 예상치 못한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캐스팅이었다. 사실 말투도 느리고 걸음도 느린 배우다. 제가 자꾸 ‘빨리 해달라’고 하니까 모니터링 할 대 남 연기 보듯 봤다. ‘내 말투가 아니라 빨리 돌린 거 같다’고 했다. 아마 제 연출 요구가 힘들었을 거다. 그런데도 잘 따라와줬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이정현 배우는 현장이 참 무겁고 힘든데 항상 배우들의 컨디션을 업 시켜줬다. 본인의 컨디션을 유지하기도 참 힘들었을 거다. 정말 현장의 꽃이었다. 영화 보면 갈비뼈와 가슴뼈가 앙상한 게 보인다. 정말 힘들었을텐데 내색 안하고 우리 영화와 모두를 믿어줬다. 그리고 저희가 회식을 한 번 했는데 그 자리에서 본인의 부채를 들고 노래를 해줬다. 그 이후에 10회~15회는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다. 헌신적인 노력이었다”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끝으로 “송중기 배우에게는 깜짝 놀랐다. 캐스팅 때가 ‘태양의 후예’ 전이었다. ‘과연 군대 제대하고 첫 영화인데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는 이 영화를 해줄까’라고 반신반의 했다. 근데 굉장히 흔쾌히 응해줬다. 갓 제대해서 그랬나 보다”라고 전해 다시 한 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게 정말 보기와 다른 배우다. 깍쟁이 같고 차가울 줄 알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람이 참 촌스럽다. 말 하나하나를 꾸밀 법도 한데 그런 게 없다. 각 스태프, 조단역 배우들이 움직이면 다 배려했다. 이미지 관리가 아닌 타고난 천상 같았다. 제가 의뢰했을 때 보다 훨씬 더 감동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군함도’는 오는 7월 개봉한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