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포커스] ‘홍서트’로 돌아온 홍광호, 우리가 그를 그토록 기다렸던 이유

2015-02-09     임유리 기자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뮤지컬 배우 홍광호의 두 번째 단독콘서트 'HONGCERT_런던에서 온 편지'가 7일(토)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렸다. 6일(금)부터 8일(일)까지 3일간 열린 이번 콘서트의 둘째 날이었던 7일은 휴 메이나드와 마이클리가 게스트로 출연해 홍광호와의 각별한 우정을 과시하는 한편 콘서트의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약 1년 반 만에 돌아온 ‘HONGCERT’의 문을 연 곡은 '미스사이공'의 'Kim's Nightmare'. 홍광호는 실루엣으로 등장해 변희석 음악감독에 의해 록 버전으로 편곡된 이 곡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전달했다. 이어서 자전거를 타고 등장한 홍광호는 마이클 부블레의 'Home'을 부르며 객석 1층과 2층을 두루 누볐다. 관객과 눈을 맞추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그 동안 얼마나 한국에 돌아오고 싶었는지를 전하는 듯 했다. 또한, 중학생 시절 짝사랑 상대에게 들려주었다는 신승훈의 'I love you'를 부르며 관객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는 로맨틱한 퍼포먼스도 잊지 않았다.

현재 영국 웨스트엔드의 뮤지컬 '미스사이공' 25주년 기념 뉴 프로덕션의 투이(Thuy) 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한국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2달 간의 휴가를 얻어 한국에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번 콘서트의 선곡으로 고민했다는 그는 한국 창작 뮤지컬 '불의 검'의 '그대도 살아주오', '페퍼민트'의 '사랑을 믿나요'로 파워풀한 가창력과 카리스마 있는 무대매너를 발산하며 창작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레미제라블'의 'Stars', 홍광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미스사이공'의 'Why God Why?'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 중의 한 사람으로 영국 웨스트엔드에 한국인 최초로 진출, 현지 관객과 언론의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홍광호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Why God Why?'를 부르기 전에는 9년 전 '미스사이공'에서 크리스 역을 연기했던 마이클리의 커버로 무대에 설 날을 기다리고 있던 일화를 전하며, 마이클리의 컨디션 난조로 갑작스레 무대에 서게 된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첫 번째 게스트로 출연한 휴 메이나드와는 에릭 클랩튼의 'Wonderful tonight'을 듀엣으로 열창하였고, 휴 메이나드(Hugh Maynard)는 현재 존(John) 역으로 출연중인 '미스사이공'의 넘버 'Bui Doi'로 한국 관객들에게 진한 인상을 남겼다.

가장 좋아하는 남자 솔로곡이라고 밝힌 'Bring him home'에 이어 존 레전드의 'All of me'를 부른 홍광호는 '노을', '과수원길', '섬집아기'를 동요메들리로 구성해 불러 객석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이어진 '노트르담 드 파리'의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에서는 영국으로 떠나기 전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공연한 작품의 기억을 되살리며 풍부한 성량과 애절한 감성으로 깊은 감동을 전했다.

두 번째 게스트로 등장한 마이클리와는 변희석 음악감독의 건반 연주에 맞춰 '쓰릴미'의 'Nothing like fire'를 듀엣으로 불러 객석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마이클리는 홍광호의 팬을 자청하며 그와 함께 다시 공연할 날을 기약했다. 이어서 마이클리는 본조비의 'Always'를 솔로로 열창하며 콘서트의 열기를 더했다.

라디오헤드의 'Creep' 후에는 동요에 이은 이날 공연의 두번째 회심의 카드 '심수봉 스페셜'이 이어졌다. 홍광호는 '사랑 밖에 난 몰라'와 '그때 그사람'으로 동요를 비롯해 트로트까지 폭넓게 소화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홍광호가 학창시절 좋아했던 가요로 구성된 공연 후반부에서는 '오래전 그날', '네버엔딩스토리'에 이어 '조조할인', '담배가게 아가씨'로 최고의 하이라이트를 맞이했다. 관객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홍광호"를 연호하며 신나게 공연을 즐겼다. 홍광호는 객석의 뜨거운 반응에 폭발적인 가창력과 무대매너로 답했다. 달아오른 분위기를 드라마 '선덕여왕' OST 수록곡 '발밤발밤'과 에메랄드 캐슬의 '발걸음'으로 마무리하며 이날 공연의 공식 순서는 종료되었다. '발걸음'에서는 도중 무반주로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후렴구를 노래해 올림픽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전율하게 하기도 했다.

열렬한 앵콜로 다시 등장한 홍광호는 '서른 즈음에'와 '지금 이순간'을 부르며 명불허전의 실력을 뽐냈다. 말도 안 통하는 낯선 곳, 런던에서 지낸 1년 간 외롭고 그리웠다고 밝힌 홍광호는,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라며 다시 돌아올 것을 다짐했다. 또한, "2105년 홍광호는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전하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 중 단 한 명이라도 오늘 공연을 통해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자전거를 타고 등장한 홍광호는 '빨래'의 '참 예뻐요'를 부르며 다시 한번 객석 구석구석을 누볐다. 손 내미는 관객들과 일일이 터치를 하며 교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한 홍광호의 'HONGCERT'는 그야말로 한국 관객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공연이었다. 라이선스 뮤지컬과 창작 뮤지컬 넘버, 가요, 팝, 동요, 트로트, 록 등으로 장르와 세대를 어우르며 런던에서 한층 더 성장한 그의 모습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지난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함께 한 변희석 음악감독의 신선한 편곡과 홍광호의 목소리가 만나 지루할 틈 없는 공연을 만들어냈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그의 진정성이 관객들의 마음 속 깊이 전해졌을 것임을 믿는다.

 

사진=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