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타지마할의 근위병’ 제작자의 욕심, 관객에게 전해질까(종합)

2017-08-09     임유리 기자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다양한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 온 박용호 프로듀서가 이번엔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을 국내 최초로 무대에 올렸다.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의 프레스콜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용호 프로듀서, 최정길 프로듀서, 이종석 연출을 비롯해 배우 김종구, 조성윤, 최재림, 이상이가 참석했다.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바그다드 동물원의 뱅갈 호랑이’로 퓰리처상 후보에 오른 작가 라지브 조셉의 작품이다. 17세기 인도 아그라의 황제인 '샤 자한'이 그의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 건축한 타지마할에 얽힌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했다. 타지마할 궁전을 배경으로 두 청년의 갈등과 우정,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하나의 스토리 안에서 엮어냈다. 

이 작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게 된 박용호 프로듀서는 이날 “라지브 조셉은 현재 미국에 현존하는 40대 작가 중에 가장 유명한 분 중에 하나다. 그의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라며, "이 작품을 우연히 재작년에 미국에서 봤다. 제작자로서 욕심이 발동한게 이 작품을 올리게 된 이유다. 6,7년에 한번씩 제작자로서 굉장히 욕심이 나는 작품이 스친다. 이 작품이 그중에 하나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이 올라가는건 관객에게나 나 자신에게나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표현하자면 혼자 보긴 아까운 거다. 어떤 식으로든 함께 논하고 함께 보고 싶은 작품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박용호 프로듀서는 지금까지 ‘스위니 토드’, ‘넥스트 투 노멀’, ‘쓰릴 미’ 등 쉽지 않은 작품들을 국내 무대에 올려왔다. 이에 이번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에 대해서는 "외국에선 워낙 다양한 작품들이 올라간다. 우리나라에선 쏠림 현상이 심하다. 스타를 기용하는게 최근 굳혀진 현상이 됐다”라며,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작품의 본질, 진정성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기도 하다.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강요를 하거나 장치를 써서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임팩트를 주는 작품은 아니다. 순수하고 꾸밈없이 오직 배우들의 대사만으로 장면이나 그들이 묘사하는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연극적인 힘이 있다. 소소한 이야기가 굉장히 깊은 성찰을 줄 수 있다는 면에서 이 작품을 꼭 올리고 싶었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상대 배역을 충분히 파악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2인극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배역을 나누지 않고 연습 과정에서 보다 완벽하게 극을 이해한 뒤 배역을 결정했다. 최종적으로 휴마윤 역을 조성윤, 최재림이, 바불 역은 김종구, 이상이가 맡게 됐다.

이에 대해 최재림은  “리딩 진행하면서 네 명의 배우들이 역할을 바꾸거나 장 별로 끊어가면서 읽어보기도 했다. 사전 연습 하는 동안 연출님과 어떤 배역이 더 본인의 성향에 맞고, 마음이 가는지, 혹은 누구와 리딩했을 때 더 잘 맞는지에 대해 많은 얘길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작품에서 배우들은 대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기 위해 노력했다. 김종구는 "대본대로 조사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우는게 힘들었다. 근데 그러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훈련되는게 있더라. 그 시간은 굉장히 힘들었지만 되돌아보면 되게 좋은 과정이었던 것 같다. 가슴 아픈건 거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무대에서 연기할때 대본에 있는 대사대로 내가 하고 있는지 내 자신에게 물어보더라. 그걸 버리고 인물로 빠져들기가 쉽지 않았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대사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 등장하는 많은 양의 피, 그리고 손목을 자르는 장치 등 어려움이 많았다. 한 회 공연을 위해서 약 600리터의 피를 준비하고, 무대 위에선 200리터 정도가 사용된다. 배우들은 실제 무대에서 청소하면서 피를 제거한다. 손목을 자르는 기술 또한 뉴욕에서 온 특수효과 담당자와 많은 실험을 거쳤다. 배우의 손을 숨기고 가짜 손을 올리는 과정을 통해서 손목 자르고 움직여지는 방법까지도 세세하게 만들었다.

박용호 프로듀서는 "어떤 작품이든 힘들지 않은게 없다. 모든 작품들이 말 못할 많은 사연들이 있다. 무대 뒤에 와서 보면 상당히 놀라겠지만 수많은 스태프들이 이 작품의 주제인 아름다움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갑작스럽게 전개되는 충격적인 사건 전개 속에서 삶의 가치, 우정,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깨닫게 하는 국내 초연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이 국내 관객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10월 15일까지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달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