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제시카 “30대엔 ‘얼음 여왕’이고 싶어요”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제시카가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걸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해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던 제시카는 현재, 솔로 가수이자 패션 브랜드 블랑 앤 에클레어의 사업가로 제 2의 삶을 살고 있다.
홀로서기로는 3년차인 제시카는 꾸준히 솔로앨범을 발매하고 국내외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바쁨이지만 여전히 바쁘다”는 제시카는 자신의 바쁜 삶을 즐기고 있다. 똑 부러지는 외모만큼이나 꼼꼼한 성격으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들을 이뤄가고 있었다.
제니스뉴스와 제시카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코리델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세 번째 미니앨범 ‘마이 디케이드(My Decade)’ 발매를 기념해 만났다.
이번 앨범은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제시카가 팬들을 위해 조금씩 준비해온 선물이다. 제시카는 지난 앨범에 이어 수록된 총 6곡 중 5곡을 작사, 작곡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 프로듀싱을 통해 프로듀서로서의 면모를 발휘했다. 팬송 ‘스탈리 나이트(Starry Night)’를 수록하며 팬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1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에요. 열심히 준비했어요. 팬분들이 즐겁게 들어줬으면 좋겠고 소중한 가치가 있는 앨범이 됐으면 해요. 10주년이라고 해서 신나는 곡들을 기대하셨을 수도 있는데, 타이틀곡이 꼭 그렇진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여름이라고 꼭 신나는 노래를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었어요. 타이틀곡 ‘썸머 스톰(Summer Storm)’은 복잡한 심정과 상황들이 담긴 노래예요. 기대도 했다가 그리워도 하고, 싫었다가 좋았다가 울다가 여러 복잡한 감정들이 담겼어요”
제시카의 설명처럼 여름하면 떠올릴 수 있는 신나는 곡이 아닌, 그간 제시카가 솔로앨범을 통해 들려줬던 희망적이고 밝은 노래가 아닌 새로운 분위기의 곡이다.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별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가사와 이를 표현하는 제시카의 차분한 목소리가 돋보인다.
“밝고 희망적인 건 이번에 하고 싶지 않았어요. ‘썸머 스톰’이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어요. 싸웠을 때 태풍같은 느낌이 될 수가 있고, 감정 소비가 많을 때가 될 수도 있죠.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으니 그건 여러분의 생각에 맡길게요(웃음).
타이틀곡뿐 아니라 앨범 커버에도 힘을 빼고 싶었어요. 예전엔 커버를 화려하게 하려고 했다면 이번엔 심플한 맛이 있었으면 했어요. 지금의 나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안에는 팬분들이 찍어준 사진을 모아놨어요. 10주년 앨범이니 특별한 걸 하려고 했죠”
제시카는 ‘지금의 나’에 대해 “포장돼 있던 상태에서 조금씩 포장지가 벗겨지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보여주고자 딱딱하고 멋있게 포즈를 취한 재킷 이미지보다는 자연스럽고 힘을 뺀 제시카의 모습을 담았다. 화려한 꾸밈 대신 ‘풀어진 제시카’를 드러내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표현이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한 제시카의 노력은 팬들과 원활한 소통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팬미팅을 해보면, 팬들도 모든 걸 알고 척척 잘해주세요. 이젠 부끄러워하거나 그런 것도 없이 편안해진 것 같고요. 팬미팅에선 평소 못하던 말들도 해요. 예전엔 학교를 다니던 팬분들도 지금은 일을 하고 있어요. 대학교를 가기 전에 응원해달라고 했던 팬이 지금은 잘 돼서 일을 하고 있고요. 그런 사소한 것들도 만나면서 이야기를 하고, 편지를 받으면서 알게 되기도 해요. 그런 점에서 팬분들과 많이 돈독해진 것 같아요”
10주년을 맞이한 제시카는 자신을 토닥이며 “잘했다. 장하다”고 칭찬했다. 이전보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시야가 넓어졌다는 제시카는 이제 30대를 맞이, 다음 10년을 걸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데뷔 때부터 변하지 않은 게 있어요. 할 말은 하고 살거나, 좋고 싫은 걸 분명히 하는 스타일이에요. 주위 사람들도 ‘너는 진짜 안 변한다’라고 할 정도죠. 그렇게 주변 스태프들과 서로 맞춰가면서 지낸 것 같아요. 솔직함은 변하지 않았으면 해요. 30대도 기대 돼요. 어렸을 때의 예쁨은 어려서 예쁜 게 있잖아요. 진짜 여자가 되고 예쁜 때는 30대부터라 생각해요. 얼마나 예뻐질까요?(웃음) 20대가 빠르게 갔으니 30대는 조금 여유 있게 갔으면 좋겠어요. 차근차근 시간을 즐기고 싶어요”
가수 활동과 더불어 사업도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 꿈이었다는 제시카는 블랑 앤 에클레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뉴욕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사업은 재밌어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가는 희열이 있어요. 뉴욕에 스토어를 세우는 것도 항상 얘기했었는데 3년이 지나니까 이뤄져 있어요. 앞으로도 계획을 세우고 이걸 해내면 얼마나 뿌듯할까 싶어요. 사업도 주변에 좋은 사람이 없다면 할 수가 없었을 거예요. 손발이 맞는 사람들 덕분이라 고마워요”
제시카의 상징인 ‘얼음 공주’, 30대에 얻고 싶은 수식어를 물었더니 제시카는 “얼음 공주를 좋아했다. 얼음 여왕을 하면 어떨까. 얼음 퀸이 괜찮은 것 같다”고 답했다. 얼음 여왕 제시카가 솔로 가수로서 취할 행보가 궁금하다.
“지금 저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음원차트를 보면 요즘 추세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뭐 때문에 잘 되는 거지?’하면서 상위권에 있는 노래들을 들어보긴 해요. 시대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거기에 맞춰 저는 제 페이스대로 하면 될 것 같아요. 즐겁게 음악을 하는 게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잘 되면 좋고 와우죠”
사진=코리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