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이웃집 스타’ 진지희 “스무 살 되면 귀부터 뚫을래요”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이 빵꾸똥꾸야!" 힘차게 소리치던 소녀가 벌써 20살을 앞둔 어엿한 성인이 됐다. 아역으로 연기 인생의 첫 시작을 알린 진지희는 아역부터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까지 완벽 소화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19살 임에도 14년 차 경력을 가진 진지희가 10대의 마지막으로 선택한 작품은 영화 '이웃집 스타'다. '이웃집 스타'는 스캔들 메이커인 톱스타 한혜미(한채영 분)와 우리 오빠와의 열애로 엄마의 전담 악플러가 된 여중생 한소은(진지희 분)의 한 집인 듯 한 집 아닌 이웃살이 비밀을 그린 코믹 모녀 스캔들이다.
보다 성장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웃고 울리는 진지희가 '이웃집 스타'를 통해 어엿한 성인 여배우로 발돋움한다. 이에 제니스뉴스가 소녀티를 벗어 가는 중인 배우 진지희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4년이라는 경력으로 여느 여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뽐낸 진지희. "연기와 사랑에 빠져 연애할 시간도 없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연기 사랑은 남달랐다.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진지희와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공개한다.
Q. 영화 본 뒤 소감이 궁금해요.
감독님이 편집을 잘 해주셔서 시나리오보다 재미있었어요(웃음). 소은이의 감정 변화도 자연스럽게 담겼고, 채영 언니와의 호흡이 실제 모녀지간처럼 보인 것 같아 마음에 들었어요. 시나리오도 물론 재미있었는데, 시나리오보다 완성본이 깔끔하고 보기 좋았어요.
Q. 엄마로 연기한 한채영과 호흡은 어땠나요?
저도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채영 언니도 낯을 많이 가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첫 만남은 어색했어요(웃음). 그런데 저희 첫 촬영지였던 제주도에서 둘이 휴가 간 것처럼 재미있게 놀다 와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채영 언니와의 촬영은 정말 즐거웠어요.
Q. ‘이웃집 스타’ 촬영 전후로 한채영의 이미지가 어떻게 변했나요?
채영 언니가 처음에는 도도한 느낌이었는데, 촬영을 하다 보니 언니의 반전 매력을 많이 알게 됐어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이에요. 무엇보다 아들을 걱정하는 따뜻한 엄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또 저를 많이 아껴주셔서 촬영장 가는 게 너무 즐거웠고 재미있었죠(웃음).
Q. 영화를 보면 소미가 혜미를 숨기기 위해 쓰레기통에 집어넣는 장면이 있어요.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 같아요.
사실 채영 언니가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장면은 대본에 없었어요. 이 장면은 감독님의 아이디어와 저희의 아이디어가 만나 탄생한 신이에요. 그런데 언니가 비율이 너무 좋아서 다리가 안 들어갔어요.
그래서 언니가 똑바로 들어가는 연습도 해보고, 거꾸로 들어가는 것도 해보고 다양하게 해봤는데 힘들더라고요(웃음). 언니를 계속 집어넣어야 해서 정말 죄송했어요. 오히려 언니가 “괜찮다”고 편하게 해주셨어요.
Q. 실제로는 19살이지만, 극 중 소은이는 15살 중2에요.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나요?
이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에요. 그런데 소은이가 친구들보다 성숙하기 때문에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기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었어요. 오히려 감정 신들이 더 걱정됐어요.
Q. 극 중 함께 다니는 4총사가 인상적이었어요. 친구들과 호흡은 좋았나요?
다행히도 그 친구들과 제가 동갑이거나 한두 살 차이밖에 안 났어요. 그래서 공감대 형성이 빨랐어요. 심지어 예전에 작품에서 만났던 친구도 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현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특히 교복을 입고 연기하니까 진짜로 오래된 친한 친구 같은 느낌이었어요. 일부러 반말하면서 친구처럼 지냈어요.
Q. 지금까지 학생 연기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멜로 해보고 싶지 않아요?
하고 싶어요(웃음). 그리고 제가 지금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이재진 오빠랑 커플로 나와요. 제 첫 로맨스 작품인데 해보니까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앞으로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드라마를 하고 싶어요.
Q. 성인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있어요. 아역 때 했던 역할로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아직 많아서 '어떻게 성인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아요. 제가 성인 연기를 하더라도 시청자분들이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조급해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려고 해요.
Q. 지난해 개봉한 ‘국가대표2’에 이어 이번에도 스포츠와 관련된 역할이에요.
다행히도 제가 운동을 좋아해요(웃음). 이번에는 테니스를 잘 치는 역할이라 촬영 전에 테니스를 배웠는데, 다이어트 효과도 있더라고요. 전미라 코치님과 훈련했는데, 코치님이 "할 때마다 점점 실력이 는다"고 칭찬해주셨어요. 그래도 스포츠는 항상 힘들더라고요. 다음 작품 때는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웃음).
Q. 지금 19살임에도 14년 차 연기자예요. 14년 경력이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저도 정말 깜짝 놀랐어요. 14년 동안 연기를 해서 현장이 정말 익숙하고 편해요. 그리고 제 휴식처 같은데, 이런 편한 느낌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또 저는 경력보다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항상 겸손함을 갖고 선배님들께 조언을 받으려고 노력해요.
Q. 모태솔로라고 들었어요. 연기 경력을 위해서라도 연애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간접 경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웃음). 직접 겪어보지 않더라도 드라마, 영화, 책 등에 다 있어요. 연기를 위해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다른 간접 경험을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친구들이 옆에서 연애를 하면 ‘나도 해야 하나’ 생각이 드는데, 그런 건 잠깐의 감정인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연애할 시간이 없어요. 지금은 연애보다는 다른 연기나 공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성인이 되면 자연스러운 기회가 생기겠죠(웃음)?
Q. 스무 살을 앞두고 있어요. 스무 살이 되면 가장 먼저 뭘 하고 싶나요?
운전면허를 따고 싶어요. 지금 쉴 시간이 없어서 면허를 따고 운전을 할 수 있다면 여행을 가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 학교가 굉장히 엄해서 귀를 못 뚫게 해요. 그래서 지금은 귀찌를 하고 있는데, 성인이 되면 귀를 뚫고 싶어요(웃음).
Q.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요?
요즘 미드 'C.S.I'에 빠져 있어서 그런지 형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예리한 판단력으로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게 너무 멋있는 것 같아요. 걸크러시 매력을 발산하는 형사 역할이 가장 하고 싶어요.
Q. 연기를 오래 했는데, 연기자가 아닌 다른 것을 해보고 싶지 않나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해서 다른 꿈을 꿀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연기의 재미를 알아버려서 배우로서 더 커다란 꿈만 꾸고 있어요. 배우에 대한 애착이 점점 더 커지는 중이에요.
또 저는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지희스럽게’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떤 역할을 봤을 때 모두가 딱 ‘아! 이 역할은 지희가 하면 잘하겠다’고 생각날 수 있는 배우가 꿈이에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