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꽃갈피 둘’] ②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에 담긴 진심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아이유가 부른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들을 수 있을까.
아이유는 지난 22일 스페셜 앨범 ‘꽃갈피 둘’을 발매했다. 지난 2014년 첫 선을 보여 호평을 이끌어낸 ‘꽃갈피’에 이은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이다.
공개 직후 팬들은 의아해 했다. 애당초 수록될 예정이었던 고(故) 김광석의 원곡인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가 제외됐기 때문. 최근 불거진 김광석과 관련된 일련의 일들이, 자신의 음원 발표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을 살까 우려하는 마음에 내린 아이유의 결단이었다.
앞서 이상호 감독은 김광석과 딸 서연의 죽음, 딸의 죽음을 10년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아내 서 씨에 대한 의문을 품고 영화 ‘김광석’을 제작했다. 이 감독은 딸 서연의 죽음에 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가 트랙에서 제외되면서 음반 발매 일정도 미뤄졌다. 24일 소속사 페이브엔터테인먼트는 공식 SNS를 통해 “음반 제작 공정상의 문제로 부득이 출고 일정이 지연됐다. 예상 일정은 10월 중순이다”라고 밝혔다.
아이유 또한 24일 진행된 팬미팅에서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무대를 깜짝 공개한 후, “지난 ‘꽃갈피’ 음반에서도 '꽃'이라는 노랠 다뤘듯 오랜 팬인 김광석 선배님의 노래는 이번에도 꼭 넣어야 할 것 같았다. 최근의 뉴스들을 관심 있게 보다 오랜 고민 끝에 아쉽게도 이 곡은 이번 음반에 싣지 않기로 했다. 음악이 음악으로만 들려질 수 없을 것 같았고, 음악 외적인 감정들로 인해 듣는 이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 생각됐다”고 털어놨다.
아이유는 평소 존경하는 가수의 곡이었던 만큼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곡의 느낌을 더욱 잘 전하기 위해 배우 박정민을 섭외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했다. 해당 곡을 포함한 앨범 제작 또한 진행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유는 곡 자체가 왜곡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트랙에서 빼기로 했다. 음반까지 다시 제작해야 하는 수고와 손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유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아이유는 “가장 애착이 가던 노래여서 더 아쉬운 마음이다”라면서 “더 좋은 날,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날 꼭 정식으로 들려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고인을 향한 아이유의 배려, 그리고 노래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만큼 음악팬들은 기약 없는 ‘더 좋은 날’을 기다린다.
사진=페이브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