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이웃집 스타’ 한채영 “’바비 인형’이요? 놓치지 않을 거예요”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이제 바비 인형이라 안 불러 주시면 서운해요”
2000년 이후 17년 동안 ‘바비 인형’ 하면 한채영이었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 계속 쭉 인형처럼 도도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한채영은 2017년 한 해 동안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들을 열광케 했다.
지난 5월 종영한 KBS2 예능 ‘언니들의 슬램덩크2’에 이어 영화 ‘이웃집 스타’까지 허당기 가득한 모습으로 반전 매력을 뽐냈다. ‘이웃집 스타’는 스캔들 메이커인 톱스타 한혜미(한채영 분)와 엄마의 전담 악플러인 여중생 한소은(진지희 분)의 한 집인 듯 한 집 아닌 이웃살이를 그린 코믹 모녀 스캔들이다.
한채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긴 몸을 쓰레기통에 구겨 넣기도, 벌레를 피해 막춤을 추기도 한다. 이전의 한채영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들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반전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 사수에 나선 한채영과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쾌활한 춘향이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한채영. 여전한 '바비 인형'미를 뽐낸 그와 나눈 이야기를 바로 공개한다.
Q. 어떻게 ‘이웃집 스타’에 출연하게 됐나?
‘쾌걸 춘향’ 이후 밝은 캐릭터를 오랜만에 하는 거라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이런 캐릭터를 지금 나이에 하면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도시적이고 차갑게 보는데, 또 다른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
Q. 진지희와 호흡은 어땠나?
‘빵꾸똥꾸’라 불리기엔 너무 성숙했다. 처음엔 낯가림이 있었다. 그런데 첫 주 촬영이 대부분 집 안에서 하는 장면이어서 친해지기 쉬웠다. 지희가 너무 성숙해서 제가 오히려 더 어린 느낌이었다(웃음).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도 나이 차이가 안 느껴졌다. 하지만 19살답게 그 나이 또래만의 해맑음도 갖고 있다. 말할 때 “언니 있잖아요~”이럴 때마다 너무 귀엽다(웃음)
Q. ‘이웃집 스타’ 속 한혜미는 엄마이자 톱스타로 한채영의 인생과 비슷한 것 같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이미 예능에서 드러난 제 실제 성격을 많이 보셔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직업과 나잇대 뿐만 아니라 한혜미랑 성격도 매우 비슷하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는 못 느꼈는데, 촬영을 하면서 ‘실제 성격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Q. ‘언니들의 슬램덩크’ 이후 이 영화를 찍었다면 달랐을까?
많이 달랐을 것 같다. 언니쓰 활동 이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사람들 앞에서 제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촬영할 때는 뭔가를 하면 민망해했는데, 만약 언니쓰 이후 촬영을 했다면 철부지의 모습을 더욱 쉽게 표현했을 것 같다.
Q. 언니쓰 멤버들과 여전히 연락하나?
매우 잘 지내고 있다. VIP시사회 때 다들 와줘서 너무 고마웠다. 신나서 포토타임에 언니쓰 멤버들이랑 다 같이 오징어 춤도 추고 너무 즐거웠다. 프로그램을 통해 한번 재미있게 놀고 나니까 다른 사람들 신경 쓸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오징어 춤이 나왔다(웃음).
Q. ‘이웃집 스타’를 본 언니쓰 멤버들의 평은?
그때 멤버들이 제 뒷줄에 앉았었다. 그런데 다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제가 김밥을 싸는 신에서 너무 크게 웃었다. 숙 언니가 “야! 저거 연기 아니다”라고 소리쳐서 너무 민망했다(웃음).
Q. 실제 요리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잘하는 거는 굉장히 잘하고 못하는 것은 못한다. 그래도 김밥은 맛있게 잘 싼다(웃음). 파스타랑 불고기, 궁중떡볶이를 가장 잘 한다. 요즘에는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것 위주로 레시피 찾아서 연습하는 편이다.
Q. 극 중 한혜미는 굉장히 허당이다. 실제 한채영 성격과 비슷한가?
맞다. 정말 많이 닮았다(웃음). 그래서 연기하면서 재미있었다. ‘설정해야지’라고 마음을 먹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제 말투나 행동으로 드러내면 무조건 오케이가 나왔다. 제 성격을 이미 알고 있는 지인들이 영화를 보고 "쟤 채영이 아니야?" 이래서 많이 웃었다.
Q. 한혜미처럼 실제로도 영수증 정리를 하는 등 생활적인 면이 있나?
생각보다 엄청 아끼는 편이다(웃음). 그런 부분은 수입과 상관없이 성격인 것 같다. 천 원짜리 하나까지 생각하고 장 볼 때도 영수증 하나하나 다 챙겨서 집에 가서 다시 본다.
Q. 작품 이후 자녀 교육 계획을 고민했을 것 같다.
맞다. 사춘기는 정말 힘든 시기인 것 같다. 여자아이들도 힘들지만, 아들이면 더 힘들 것 같다. 영화를 하면서 ‘대화를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느꼈다. 자존심 싸움을 하지 않고 많이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최근에 표현을 많이 했더니 ‘뽀뽀사우르스’라는 별명이 생겼다(웃음).
Q. 지금까지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영화, 예능 출연으로 다른 이미지가 생기는 게 두렵지 않나?
도시적인 이미지를 일부러 갖고 온 것은 아니고 서구적인 외모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아직도 제가 웃지 않거나 말을 안 하면 “기분 안 좋아?”라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한 이미지에 갇혀있는 것보다는 여러 이미지가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때에 따라 바뀔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이미지를 갖으려고 노력한다.
Q. 아직도 ‘바비 인형’이라는 수식어가 떨어지지 않는다.
절대 놓고 싶지 않다(웃음). 지금은 사실 바비 인형이 진짜로 그렇다기보다는 별명처럼 돼 버려서 습관적으로 불러주시는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안 불러 주시면 서운하다(웃음). 이제는 바비 인형이라는 수식어를 놓고 싶은 나이는 지났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너무 감사하다.
Q. 한채영만의 특별한 관리 비결이 있나?
요즘에는 꾸준히 운동도 한다. 그런데 몸매 관리를 엄청 열심히 하기보다는 건강해 보이려는 것에 중점을 둔다. 너무 살을 많이 빼서 마른 것보다는 얼굴이 약간 통통한 게 귀여워 보여서 좋은 것 같다. 또 피부 관리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Q.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최근 본 영화 중 ‘악녀’ 속 김옥빈 씨가 너무 멋있었다. 제가 한 번도 안 해봤던 역할이었기 때문에 그 영화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혼자 역을 끌어가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옥빈 씨가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액션은 제가 안 될 것 같고 다른 장르에 욕심을 내보자면 사극을 해보고 싶다.
Q. 관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편안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영화는 코미디보다는 가족들이 다 같이 보면서 잔잔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웃집 스타’를 보면서 힐링하고 가셨으면 좋겠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