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인터뷰] 그룹 바바, 메마른 마음 촉촉히 적셔주는 섹시 여군돌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소위 ‘걸그룹 대전’이라는 말, 이제는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다. 그만큼 우리의 가요계에서는 끊임없이 걸그룹들이 론칭되고,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이들은 헤아릴 수가 없다. 이런 현실에서 살아남으려면 흔한 콘셉트와 끼로는 어림도 없다. 이에 그룹 바바(BABA)는 이런 현실을 빠르게 캐치, 지난 3월 최초 ‘여군돌’을 콘셉트로 삼아 ‘월남으로 돌아온 김상사’를 리메이크하며 데뷔했다.
바바는 푸름 다율 소미 서애 효아 별이까지 총 6명으로 구성된 걸그룹. 이들은 ‘여군돌’답게 군대 계급(병장 상병 일병 이병)을 각자 부여했다. 또한 군복을 예쁘게 표현한 밀리터리룩을 소화하며 각종 군부대에서 위문공연을 펼치는 등 국군장병들의 메마른 마음에 단비를 뿌려주기도 했다. 이렇게 콘셉트를 강화시킨 이들은 이제 더 나아가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자 한다.
- 이하는 바바의 일문일답이다.
Q. 각 멤버 별로 군대 계급을 부여했다.
푸름: 기준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고 나이 순으로 계급을 부여했다. 저는 나이가 가장 많은 것은 아니지만 리더이다 보니 병장을 맡게 됐다. (웃음) 나이는 소미 언니가 가장 1등이고 서애와 별하가 저랑 동갑, 그 다음이 다율 효아 순이다. 팀 내 직급이 있는 만큼 우리만의 규율이라는 것이 있는데, 군대에서 후임들이 선임한테 잘 하듯 동생들도 잘 한다. 서로 존댓말도 쓰고 있다.
Q. 보통 나이가 많은 사람이 리더를 맡는데 특이하다.
푸름: 제 입으로 말하기는 뭐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리더십이 강한 것 같다. 누군가를 이끄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회사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도 리더 역할을 주로 했다. 긴장도 잘 안하고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어떨 때는 조금 오버스러울 경우도 있는데 무대에 서기 전(前) 같은 때는 좋다. 제가 긴장을 안하니까 다른 멤버들도 같이 긴장을 안하더라.
별하: 그런데 그렇다고 아예 긴장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푸름이가 많이 힘이 된다.
Q. 첫 무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
푸름: 기억난다. TBC ‘전국가요대행진’에서 첫 무대를 가졌다. 어른들도 다 보시는 프로그램인데 그 무대에서 쇼케이스 겸 첫 무대를 하게 돼 인상 깊다. 다들 신기해하고 신선해하시더라. 그런데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악성 댓글도 있었다. 저희가 여군 콘셉트이지만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에 비해서는 잘 모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경례나 제대로 해라’ ‘베레모나 잘 써라’와 같은 글들이 좀 있었다. 그래도 ‘좀 더 무대를 보여달라’ ‘MBC ‘일밤-진짜사나이’에 나와달라’라는 댓글도 있어 힘이 됐다.
Q. 아무래도 ‘여군돌’이다 보니 알아야 될 부분도 있을 것 같다.
별하: 소속사 측에서 알려주시는 것들도 있고 우리들도 다 관심이 있어서 스스로 찾아보기도 한다.
푸름: 국가와 군대 관련된 것들만 배우러 다니기도 했고 데뷔 전에 참배도 여러 번 다녀왔다. 그런데 여기서 좀 일이 있었다. 참배를 하러 가기 전 무대의상을 입어야 할 지, 사복을 입어야 할 지 고민을 하다가 아무 뜻 없이 무대 의상을 입고 갔는데 안좋게 보는 시선들이 많았다. 새벽부터 춤 추러 갔냐고 하시면서. 저희는 또래 아이들이 군대에 있기도 하고 진심으로 슬픈 마음이 들어 울기도 했는데 뜻이 잘못 전달된 것 같았다.
Q. 정확히 위문공연 전문 가수인 건지, 대중 걸그룹인지 정체성이 궁금하다.
푸름: 바바는 행사 가수가 아니다. 다른 선배님들처럼 가수를 하려고 모인 친구들이고 방송 역시 준비하고 있다. 다만 신인이라 무대 경험도 없다 보니 데뷔 전에 행사도 많이 하고, 크고 작은 무대에서 선배님들과 함께 하며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대표님이 “이제는 좀 더 큰 무대에 서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말씀해주시더라.
서애: 위문공연을 다니면서 바바가 행사 섭외 순위 1순위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정작 우리는 그런지도 몰랐다.
별하: 위문공연 전문 가수가 아니긴 하지만, 군인 분들을 관객으로 무대를 하다 보면 짠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Q. 위문 공연 도중 돌발상황도 있었을 것 같다.
효아: 작은 이벤트로 사인 종이를 나눠드리는 시간이 있었다. 어떤 분이 그 종이를 받으시고 환호성을 지르며 정말 좋아해주시다가 팔꿈치로 제 코를 때리셨다. 울지 않으려고 참았는데 결국 울고 말았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
소미: 저는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관객 분들 반응이 아주 좋아서 그만 제가 넘치는 흥을 주체 못하고 흥분하다가 계단을 못봐서 넘어졌다.
Q. 특별한 콘셉트로 활동하다 보면 한계가 좀 있지 않을까?
푸름: 이번까지만 여군 콘셉트로 활동할 것 같다. 영영 이 콘셉트를 떠난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틀로 가지고 가되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여군 콘셉트 덕분에 바바가 알려졌으니까. 이제는 군복 의상을 입고 가면 ‘쟤네 바바 아니냐’라는 말씀도 해주시고 지난 3월에 설립된 팬카페 회원 수가 600명이 넘는 정도가 되었으니 다른 시도도 해보려고 한다. 이번에 새로 받은 곡도 콘셉트로 바바를 알리기 위함 보다, 보컬 실력 안무 면에서 알리려고 받았다.
Q. 바바가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푸름: 펑키하고 통통 튀는 밝은 이미지다. 그래서 무조건 섹시한 것보다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상큼함을 보여드리고 싶다. 또한 신곡도 한 명 한 명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펑키한 곡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율: 맞다. 바바는 개성이 돋보이는 스타일이다.
Q. 아직도 계속해서 많은 그룹들이 컴백하고 있다. 바바 만의 무기가 있어야 할 것 같다.
푸름: 바바는 여군 콘셉트가 무기라고 생각한다. 저희를 자세히 모르셔도 ‘여군 콘셉트’라는 것만으로도 인지를 해주시고 알아봐주시니 저희가 성공을 하더라도 계속해서 가지고 나갈 생각이다.
다율: 초심을 끝까지 가지고 활동하고자 한다.
푸름: 저희가 소녀시대 선배님들처럼 예쁜 것도 아니고 하니… (웃음) 패기와 열정으로 해보겠다.
Q. 이번 활동의 목표를 말해달라.
푸름: 올해 목표가 있다면 신인상이다. 다음해에는 마마(MAMA) 같은 큰 시상식에 참여해 보고 싶다. 초대가 돼서 얼굴이라도 비춰드렸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팬카페 회원수가 1000명이 넘는다면 팬미팅과 팬사인회를 같이 열어보려고 한다. 우리 뚜뚜(팬 애칭) 분들! 바바 포기하지 않고 갈 테니까 기다려주세요. (웃음)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