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칠서’, 서울예술단의 매력 집약된 이 시대 향한 목소리(종합)
[Z현장] ‘칠서’, 서울예술단의 매력 집약된 이 시대 향한 목소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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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서울예술단이 2017년 마지막 작품으로 창작가무극 ‘칠서’를 무대에 올린다. 

창작가무극 ‘칠서’의 프레스콜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최종실 예술감독, 장성희 작가, 노우성 연출가, 민찬홍 작곡가, 김성수 음악 수퍼바이저, 이정윤 안무가, 나정윤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영수, 정원영, 박강현, 최정수, 정지만, 김용한, 강상준, 이기완, 신상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칠서’는 17세기 조선 광해군 시대, 세상을 바꾸고자 혁명을 도모했으나 역사의 희생양이 된 일곱 명의 서자와 이들 칠서를 모델로 ‘홍길동전’을 쓴 허균을 재조명한 팩션 사극이다. 역사가 ‘계축옥사’로 짧게 기록한 혁명을 소재로 하고 있다.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차별이 사라지지 않은 시대의 부조리에 항거한 서자들이 일으켰던 이 혁명은 허균이 쓴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모티브가 됐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예술단은 이들의 모습을 현재 대한민국의 ‘N포세대’, ‘흙수저’에 대입했다. 개혁을 꿈꿨지만 불안정한 왕권을 붙잡아야만 했던 광해, 광해를 도와 서자들과 함께 계급차별이 없는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허균, 탈출구 없는 세상을 스스로 뚫고 나아가려 했던 서양갑과 칠서의 모습이 현재 우리 사회와 닮아 있다는 것. 

장서희 작가는 “기획 단계부터 막 오르기 직전까지 한국 사회가 너무 많은 일들을 겪어서 나 자신도 혼동스럽다. 민중이 세상, 권력의 잘못된 운영에 대해서 원망하거나 체념하지 말고 화를 내고 일어나라는 허균의 전언이 그 시절에도 있었다. 촛불집회부터 적폐청산 등 사회적 관심, 과제에 이르기까지 허균의 글에 담긴 생각과 그 시대에 그걸 구현하기 위해 저항하고 소리 내려고 했던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하고자 했다. 이 시점에서 더 이상 패배하는 목소리만이 아닌 분투하고 일어나려고 했던 움직임에 주목했으면 하는 마음이다”라며 지금 이 시기에 홍길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를 전했다. 

새로운 세상을 그렸던 청춘들의 꿈과 좌절을 민찬홍 작곡가는 강렬한 음악으로 탄생시켰다. ‘칠서’는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에 이은 장서희 작가와 민찬홍 작곡가의 두 번째 만남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배우 박영수는 민찬홍 작곡가의 음악에 대해 “창작 초연에 이렇게 많은 킬링 넘버가 있을까. 그게 가장 신선한 부분이었다. 모든 배우들이 노래들을 흥얼거렸다. 그 짧은 시간에 흥얼거리는게 쉽지 않다. 아마 관객분들이 보러 오시면 바로 느끼실거다. 모든 노래들이 너무나도 쉽게 불려지고, 함께 할 수 있는 노래들이 너무 많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칠서’에서 각기 다른 성격과 재능을 지닌 일곱 명의 서자는 서울예술단을 대표하는 단원들이 맡아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다. 서울예술단의 단원들이기에 가능한 웅장하고 아름다운 군무와 역동적인 에너지는 가무극의 매력을 물씬 느끼게 한다. 

이에 대해 노우성 연출가는 “연출가에게 오디션을 보고 뽑은 배우와 함께 하는 것과 서울예술단처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숙련되고 단련된 배우들과 함께 하는 작업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더 욕심을 내서 가무극이란 단어에 어울리는 춤, 노래, 드라마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작품을 만들려고 했다. 서울예술단과 함께 하면서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었다. 극장에 오셔서 그 세 가지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된 장면이 펼쳐지는지 확인해달라”라며 서울예술단과의 작업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서울예술단 출신인 박영수 또한 “(서울예술단의) 가무극에선 배우가 춤, 노래, 연기 모든걸 다 하게끔 돼 있다. 이번에 당연히 해야한다는건 알고 있었는데 서양갑이란 배역이 안무, 무술신, 노래, 연기를 극적으로 왔다 갔다 한다. ‘아, 이정도는 해야지 가무극 하는거구나’라고 다시 깨달았다. 리프레시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서 즐거웠다”라고 밝혀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처럼 국내 최고의 창작진과 서울예술단이 만나 특유의 색채로 완성한 올해 마지막 창작가무극 ‘칠서’는 오는 10일부터 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사진=서울예술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