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한국 근현대사 최대의 비극인 6.25 전쟁이 휴전한 지 66년. 그러나 여전히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참전용사들과, 마지막 한 명의 병사까지 무사 귀환할 수 있도록 흔적을 찾아 산천을 헤매는 이들이 있다.
뮤지컬 ‘귀환’은 육군본부가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으로, 6.25 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쳤지만, 현재까지도 수습되지 못한 채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남겨진 호국 영사들, 그들의 유해를 찾아 조국의 품으로 모시는 이야기를 다룬다.
‘귀환’은 군 복무 중인 아이돌 멤버 대다수가 캐스팅돼 많은 화제를 모았다. 특히 그룹 엑소(EXO)의 시우민이 입대 후 처음으로 팬들 앞에 서는 무대가 마련돼 엑소엘(팬덤명)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서는 시우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귀환’ 무대에 오른 시우민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어린 승호 역할을 자신의 색에 맞게 잘 소화한다. 시우민이 가진 소년 같은 이미지는 승호 캐릭터의 특성과 잘 어우러진다. 그는 전쟁 전 천진한 모습의 학생부터 참혹한 전투 현장에 던져진 소년병의 위태로운 모습까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간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은 이재균은 승호의 친구이자 학생 병사였던 해성을 연기하며 단단하고 굳은 심지를 보여준다. 이재균은 시우민과 좋은 호흡은 물론이고, 흔들림 없는 연기와 탄탄한 저음으로 과거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과거 스토리를 이재균이 잡아준다면, 현재 스토리는 고은성이 책임지고 이끌어간다. 고은성은 산천을 떠돌며 친우들의 흔적을 찾는 현재 승호(김순택 분)의 손자 현민으로 분해 대학생 특유의 생기 넘치는 모습을 선보인다. 극이 진행될수록 유해발굴 사업의 숭고한 뜻을 배워가며 조금씩 의젓해지는 변화도 보인다. 모나지 않는 고은성의 연기와 시원하게 지르는 고음은 관객이 극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귀환’은 기대 이상의 무대 소화력을 보이는 아이돌과 기성 뮤지컬 배우의 조화가 돋보인다. 함께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전쟁을 함께 겪는 전우처럼 서로에게 의지하며 무대를 꾸민다. 이들의 돈독함이 학생 병사들의 연기에 전해져 전시 상황의 참담함, 그리고 살아남은 승호가 이들을 찾기 위해 매일 같이 산을 오르는 이유를 보여준다. 또한 30명의 앙상블이 만드는 군무와 합창은 전율을 일게 한다.
출연진의 안정적인 연기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스토리는 극에 대한 만족도를 떨어트린다. 1막의 경우 장면이 바뀔 때마다 시점 역시 과거와 현재로 번갈아 바뀌어, 극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요 스토리가 무엇인지 집중하기가 어렵다. 이에 비해 2막에서는 비교적 정리된 스토리로 유해발굴 사업의 의미를 전하지만, 다소 급하게 맺어지는 결말은 아쉬움을 남긴다.
여러 아이돌의 출연으로 이슈를 모았지만, 베일을 벗은 ‘귀환’은 배우들의 호연 속 아직은 낯선 유해발굴 사업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 현재진행형 역사를 뮤지컬 ‘귀환’을 통해 배워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편 ‘귀환’은 오는 12월 1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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