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지난 2007년 모델로 데뷔한 홍종현은 이후 연기, 예능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그는 지금까지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제니스뉴스와 홍종현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로 만났다.
지난 9월 종영한 MBC 사극 ‘왕은 사랑한다’ 이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사전 제작으로 촬영된 작품이기 때문에 더 많은 여유가 있었을 터다. 홍종현은 자신의 근황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촬영이 끝난 초반에는 늦잠을 많이 잤어요. 여행도 다니고 싶어서 친구들이랑 오토바이를 타고 일본에 다녀왔고요. 6~7개월 동안 촬영을 했더니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팬미팅을 준비하고 팬미팅도 마쳤고요. 팬분들과 봉사활동도 다녀왔어요. 오토바이는 운전하는 걸 좋아해서 처음엔 4대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요. 주위에서 뭐라고 하셔서 다 팔고 1대만 남겨놨어요. 드라마가 끝나고 날씨가 너무 좋더라고요. 일부러 일본 시골 쪽에 가서 오토바이 타고 달렸어요”
10년간 열심히 일한 홍종현은 그간의 시간을 회상했다. 중학교 때부터 모델을 꿈꿨고, 고등학교 때부터 컬렉션을 다니며 조금씩 모델 일을 경험했다. 학창시절부터 모델뿐 아니라 연기를 병행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모델과 연기를 같이할 수 있는 회사를 찾은 그였다. 대사가 없는 단역부터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조금씩 역할의 비중을 넓혀갔다. 홍종현은 자신의 연기 활동에 전환점이 됐던 작품으로 영화 ‘정글피쉬’와 드라마 ‘마마’를 꼽았다.
“이전에는 단편 영화, 단역 등을 했는데요. ‘정글피쉬’가 처음으로 작품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인물인 느낌이었어요. 그전까진 사실 제가 이 일을 계속 해야겠다는 확신도 없었거든요. ‘정글피쉬’ 이후로 더욱 흥미가 생겼어요. 감독님도 저에게 애정을 많이 주셨던 작품이라 감사해요.
‘마마’는 제가 조금 깊은 고민을 하게 된 계기인 작품이에요. 마음적으로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거든요. 죽음과 관련이 있었고 엄마와 연관된 것들도 있었고요. 제가 배우로서 성숙해질 수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해요. 물론 소중하지 않은 작품은 없어요. 다 저를 조금씩 성장시켜주는 소중한 작품이니까요”

홍종현은 그간 연기 활동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제가 제 스스로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했다. 겸손히 말했지만 사실 홍종현은 캐릭터의 비중, 작품의 흥행 여부를 떠나 좋은 연기로 호평을 받아 왔다. 특히 최근 종영한 ‘왕은 사랑한다’ 속 왕린 캐릭터로 우정, 사랑의 감정을 오가며 몰입감 높은 연기를 선보여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품 이해, 캐릭터 표현을 위한 홍종현의 노력이 궁금했다.
“처음에는 한 발 떨어져서 작품에 접근해요. 어떤 이야기를 하는 작품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 캐릭터인지를 직접 적어요. 인물 소개, 줄거리를 적기도 하고요. 인물에 대한 모든 게 다 적혀있는 건 아니니까 제 스스로 채워가기도 해요. 태어났을 때, 살아왔던 상황들을요. 모르는 부분은 감독님께 여쭤보기도 하고요. ‘이런 성향의 캐릭터겠네’하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거랑 직접 적어보는 거랑 다르더라고요. 대사로 직접 하진 않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풍부해지는 느낌이에요. 촬영을 하면서 고민이 생길 때 적었던 것들을 다시 보면 해답이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연기와는 별개로 작품의 시청률, 흥행면에서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종영한 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는 최고 시청률 11.3%(닐슨코리아 제공, 이하 동일)을, ‘왕은 사랑한다’는 최고 시청률 8.1%를 기록하며 마무리 했다.
“예전이랑 지금 시청률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굉장히 잘되는 작품에서 저에게 연기력 논란이 나오면 부담이 될 텐데, 히트를 치는 작품이 아니더라도 제가 역할을 잘하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것 같아요. 요즘엔 정말 잘하는 분들이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흥행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다른 의미로 하늘의 뜻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열심히 하다 보면 잘되는 작품도 있겠죠. 이젠 그런 것에 연연하는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요즘은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즐겁게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홍종현은 ‘달의 연인’과 ‘왕은 사랑한다’로 연달아 사극 장르, 사전 제작 드라마를 했다. 이 같은 행보를 택했던 이유와 홍종현이 경험한 사전 제작 드라마의 장단점도 궁금했다.
“일부러 사극을 선택한 것은 아니에요. 저는 맡게 될 캐릭터가 제일 중요해요. 물론 사극을 두 번 연달아 하면서 '겹쳐 보이면 어쩌지'란 생각은 했지만, 캐릭터가 반대되기 때문에 ‘달의 연인’ 때를 생각나지 않게 한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처음엔 사극이 저에게 어려운 장르였는데요. 요즘엔 사극이 차림새, 배경, 단어 선택만 다르지 사극 말투 자체가 어렵거나 하진 않아요. 오히려 현대물만 계속 해왔더라면 여전히 사극을 무서워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일찍 경험해서 좋아요.
사전 제작은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저에겐 단점이 많은 것 같긴 해요. 촬영하면서 중간에 모니터를 하지만 어떻게 나올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그게 처음엔 어려웠어요. 이전에는 드라마 촬영이 끝날 때 ‘다음주에 종방연을 하겠구나’ 이런 식이었는데, 사전 제작으로 하니까 촬영이 끝나고 두 달 뒤에 첫 방송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긴장감이 배가 되는 것 같았어요”

비슷한 또래의 모델 출신 배우들 또한 홍종현에게 큰 버팀목이 됐다. 홍종현과 더불어 김영광, 이수혁 등이 활발한 연기 활동으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어떤 작품을 하게 됐고 이런 캐릭터를 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고민되는 것들을 슬쩍 물어봤을 때 편하게 이야기 해주는 친구들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모델을 하고 연기를 시작한 시기도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같은 입장에서 고민해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엔 다들 바빠서 예전만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없긴 해요. 그래도 바쁜 건 좋은 거니까요”
홍종현은 내년엔 더욱 활발히 활동할 각오다. 2019년 초로 입대를 계획하고, 2018년은 다작을 선보이며 대중과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위에 좋은 동료들, 자신을 응원해주는 홍당무(팬클럽 이름)가 있어서 든든하게 활동 할 수 있다는 홍종현이다.
“20대 때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군대 가기 전까지는 계속 여러 가지를 해볼 생각이에요. 저는 저의 30대가 더 기대되거든요. 군대를 다녀온 후에 제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더 커질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고민의 종류, 깊이가 달라지는 걸 느껴요. 제가 배우의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 더욱 진지해지고 발전하고 있다고도 생각하고요. 이것들을 잘 쌓은 후, 30대가 되면 더 재미난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어요”
사진=황지은 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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