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추운 겨울을 버티기 위해 여성들이 입는 코트, 이는 단 한사람의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여성복 브랜드 막스마라의 창립자 아킬레 마라모티의 이야기다. 60여년 전 아킬레 마라모티가 꿈꿨던 여성복 브랜드의 일대기가 지금 서울에서 공개된다.
여성복 브랜드 막스마라(MaxMara)의 ‘코트! 막스마라, 서울 2017(Coat! Max Mara, Seoul 2017, 이하 ‘코트!’)’가 2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됐다. 이날 전시는 지난 2006년 독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도쿄, 베이징, 모스크바를 거쳐 서울에서 선보이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경이로운 방’을 의미하는 ‘분더캄머(wunderkammers)’라 불리는 공간을 1950년대부터 2010년대 까지 일곱 개 섹션으로 나눠 막스마라 코트의 변천사를 그렸다.
테마별 공간으로 구성된 일곱 개의 분더캄머는 코트를 비롯한 다양한 오브제, 이미지, 수집품, 사운드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창립자 아킬레 마라모티(Achille Maramotti)의 비전과 ‘평범한 것들로부터의 비범함’을 추구한 그의 철학을 담았다.

‘창립자’를 주제로 선보인 1950년대 전시관에는 남성복 코트를 여성복으로 변형해 처음 여성용 코트를 선보인 막스마라의 창립자 아킬레 마라모티의 이야기를 그렸다. 첫 여성복 코트 디자인을 그린 그의 패션 일러스트레이션부터 직접 사용한 원단 스와치 샘플, 그리고 가봉까지 코트를 향한 아킬레 마라모티의 열정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이어진 1960년대 공간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를 주제로 진행했다. 패션의 중심으로 급부상한 런던의 1960년대 모습을 그린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는 옐로, 레드 등 비비드한 컬러와 키치한 디테일을 적용한 코트로 가득했다.

세 번째 공간은 ‘콜로라마(Colorama)’를 주제로 한 1970년대 막스마라를 소개했다. ‘콜로라마’는 ‘컬러풀한 코트와 실험주의의 미학’을 뜻하는 말로 1976년 막스마라를 이끌었던 장 샤를 카스텔 바작의 실험적인 패션 쇼를 담았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싸이 하이 부츠가 전시돼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막스마라가 1970년대 당시 제안했던 싸이 하이 부츠는 니트 소재로 양말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다. 여기에 레더 스트랩을 더해 펑키한 무드를 가미했다.

이어 ‘아이콘’을 테마로 한 1980년대 전시장에는 막스마라 코트에 직접 사용하는 원단을 관람객이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막스마라의 영원한 아이콘 ’101801 코트’를 전시해 막스마라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발산했다.

다섯 번째 공간은 ‘포토그래퍼의 스튜디오’를 테마로, 1990년대 막스마라를 담았다. 이번 공간은 70년대 포토그래퍼 사라 문(Sarah Moon)부터 스티븐 마이젤(Steven Meisel)까지 유명한 포토그래퍼의 렌즈가 포착한 막스마라의 모습을 소개했다.

90년대를 지나 2000년대를 맞이한 막스마라의 공간은 미니멀 그 자체였다. ‘막스마라 여성들’을 주제로 한 2000년대 전시관은 허리를 강조한 막스마라의 코트, 일자로 심플하게 떨어지는 코트 등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막스마라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특히 코트 제작 전 제작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리는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을 함께 전시해 의미를 더했다.

이번 ‘코트!’ 전시의 마지막 관은 ‘패션쇼’를 주제로 한 2010년 막스마라를 표현했다. 세계 트렌드를 이끄는 셀러브리티와 함께한 스타일, 런웨이 쇼 사진으로 꾸민 이번 관에는 막스마라가 서울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서울(Seoul)’ 코트가 한 쪽을 장식했다.
막스마라의 스페셜 룩인 서울 코트는 퓨어 카멜헤어 소재로 제작한 것으로 막스마라의 디자이너 이안 그리피스의 작품이다. 서울 코트는 바닥이 편편한 방짜유기 그릇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막스마라 특유의 카멜 코트에 한국적인 느낌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막스마라의 60년을 담은 이번 서울 전시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으나, 한국인 아티스트 강이연 작가가 막스마라의 역사에 한국적인 시각을 더하고자 함께 협업해 눈길을 끌었다. 강이연 작가는 ‘깊은 표면(Deep Surface)’이라는 미디어 아트를 돔 형의 전시장 천장에 쏴올려 더욱 풍부한 전시를 완성했다.
강이연 작가는 막스마라와 협업에 앞서 수 개월 동안 코트 공장의 생산라인 전 과정을 면밀히 관찰했다. “패션이 시간의 흐름을 초월해 하나의 문화적 헤리티지로 만들고 싶었다”는 강이연 작가의 ‘깊은 표면’은 막스마라 전시에 한국적인 요소로 작용하며 힘을 보탰다.
한편 막스마라의 ‘코트!’ 서울 전시는 오는 12월 12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다.
사진=오지은 기자 oj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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