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인터뷰] 뮤지컬에서 안방극장으로 '이브의 사랑' 배우 이동하를 만나다
[영상인터뷰] 뮤지컬에서 안방극장으로 '이브의 사랑' 배우 이동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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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김행은 인턴기자] 드라마 단 세 편 만에 주연 자리를 꿰찬 배우가 있다.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는 도도한 기획사 사장님 역할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조현병에 걸린 아내를 지키는 로맨티시스트로, MBC 드라마 '이브의 사랑'에서는 완벽주의 재벌 2세 역으로 시선을 모은 그, 바로 배우 이동하가 그 주인공이다.

이동하는 그동안 뮤지컬을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그로 인해 이미 많은 뮤지컬 팬들을 두고 있는 배우였지만,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겸손하고 선한 느낌과 더불어 연기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의 서글서글한 눈매는 차갑고 이지적인 느낌과 함께 따뜻한 로맨티시스트로도 느껴지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듯하다. 이제 막 안방극장에 등장했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이동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이동하와의 일문일답이다.

-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
뮤지컬은 많은 일반인 분들보다는 주로 관계자분들이 알아봐 주시는데 드라마를 하다보니 아무래도 식당이나 시장, 백화점 등에서 어머님들이 알아봐주신다. 신기했다.

- 공연 기획, 제작 쪽 관심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 
원래 공연 기획 전공을 해서 학교 다닐 때 총기획을 맡아서 팸플릿, 리플릿도 제작하고 공연 홍보도 했다. 이후 군대를 다녀와서 공연 업계에서 일을 하는 학교 선배로부터 뮤지컬 '그리스' 오디션을 제안받았다. 처음에는 배우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거절했다.

하지만 배우 생활을 해보는 게 나중에 기획 제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선배의 말에 오디션을 보게 됐지만 떨어졌다. 그러고 나니 오기가 생기더라. 그래서 노래 레슨도 받고 준비해서 다시 붙었다. 그때 앙상블부터 지금까지 배우생활을 쭉 하게 됐다.

- 배우에 대한 확고한 의지 없이 연기를 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
많았다. 연기를 특별히 배워본 것도 아니고. 뮤지컬 '그리스'와 소극장 연극을 하기도 하고, 그런 대중적인 작품을 하게 되면 일상적 대화를 할 수 있어 편하다. 그냥 '아, 이런게 연기하는 거구나!'라고 가볍게 좀 생각했었는데, 뮤지컬 '라카지'라는 공연을 했을 당시에는 더욱 스케일이 커졌을 뿐더러 주연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또 제가 연기를 배워보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관객분들이 보시기에 연기가 어색하고 못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그때 너무 힘들어서 배우를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했다. 욕도 엄청나게 많이 먹었다. 그런데 그때 이후 다음 작품에서 좋은 작품과 연출자를 만나 연기를 차근차근 하나씩 배워 나갔고, 디테일이나 서브 텍스트(Subtext)를 알게 되며 연기의 재미를 깨닫게 됐다. 그때부터 "다른 사람 같다. 연기를 잘 표현한다" 이런 평가를 들어서 이후 작품을 많이 하게 되었다.

- '왔다 장보리' '괜찮아 사랑이야'의 조연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인 '이브의 사랑'을 통해 주연을 맡게 됐는데.
잘해야죠. 제가 캐릭터를 맡아서 잘 표현하면 그만큼 시청자 분들이 몰입을 하시고 관계자분들 더 찾아 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배우는 제가 표현을 할수록 사랑을 받는 직업이니까.

- 주연을 맡기까지 비교적 순탄한 과정을 겪었다고 볼 수 있나.

나이도 있고 연기를 하려고 했던 사람도 아니었기에 연기에 대한 시행착오도 많았고 순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늦게 시작한 만큼 연기의 재미도 알아가고 있고 앞으로 더 공부하고 연구해야 할 것도 많은 것 같다.

- '이브의 사랑'에서 재벌 2세 구강민 역을 맡았는데, 자연스러운 재벌 연기를 위한 특별한 노력 있었나.

구강민은 부모님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캐릭터다. 경영 수업도 많이 받고 부족함 없이 자랐기 때문에, 그런 것에 있어서 여유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국 드라마에서나 영화에서나 그런 캐릭터 많이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참고해서 많이 찾아봤다. '작품 속에서 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하고 화법을 구사하는가' '그런 것들이 저를 통해 어떻게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 연기를 하다 보면 실생활에서도 재벌처럼 행동하게 되는 경우는 없나.
돈을 막 쓰거나 그러진 않는다. (웃음) 심적으로 여유가 좀 더 생긴다고 해야 되나. 뭐든 제가 하는 일에 책임감 있게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말하는데 있어서 좀 더 여유롭게 한다든지 또 제가 지시하는 것에 있어서는 정확하게 전달한다든지. 그렇게 평소에도 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 같이 연기하는 배우 김민경 윤세아 씨와의 호흡은 어떤가.
저보다 누나들이다. 잘해주시고 잘 챙겨 주신다. 제가 드라마 주연을 처음 맡았기 때문에 누나들에게 여러 가지 물어봤다. 그러면 누나들은 저에게 편하게 얘기를 해주고 연기도 같이 맞춰보면서 상의도 한다. 이런 대화들을 하면서 무척 편하고 재미있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잘 맞는다.

- 연기하며 많이 친해진 배우가 있나.
극 중 형으로 나오는 배우 이재황 씨와 많이 친해졌다. 형이랑 아무래도 친형제로 나오다 보니까 같이 부딪치는 신도 많다. 형님이랑 저랑 간단하게 맥주도 한잔 하는 그런 걸 좋아해서 평소에도 그런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한다. 쉴 때도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하며 얘기를 나누고, 형이 여행 갔다 온 얘기도 듣곤 한다. 친해지다 보니까 연기할 때도 편하다.

- 극 중 구강민 캐릭터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냉철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왔다 장보리'에서도 도도한 역할이었다. 원래 성격도 좀 그런가.
원래 성격이 그렇진 않다. 처음 보면 낯도 많이 가리고 해서 말을 편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친해지면 장난도 많이 치고 재밌게 해주고 그런 면이 많은 것 같다. 편한 게 좋은 것이기도 하고 그렇게 냉철한 편은 아닌 것 같다.

- 한 여자를 마음에 담아둔 모태 솔로 순정남 역할이다. 실제 사랑에선 어떤가.
실제로 여자를 많이 만나본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한 여자를 오래 만났던 스타일이고 그래서 그 여자에게 마음을 다 주는 스타일. 제가 극 중 역할이 모태 솔로이다 보니, 극 초반 데이트하는 장면 등에서 제가 애인을 처음 사귀었을 때의 느낌 같은 것들이 많이 나왔다. 진세연 씨와 연기하는 장면에서는 처음에 연애했을 당시를 많이 되짚으면서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 이상형 궁금하다.
집 앞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하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 되게 쉬울 것 같은데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그만큼 대화가 잘 통해야 하고 가치관이나 코드가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편안한 사람이 이상형인 것 같다. 외모적인 부분에서 이상형은 배우 중에는 없다. 특별히 첫눈에 반한 적도 없었고 그런 것들 안 믿기 때문이다. 대화를 하며 오래 두고 보는 스타일이라서 (천천히) 그 사람의 매력을 찾아보는 것 같다.

- 앞으로 어떤 작품 해보고 싶나.
연극이나 뮤지컬 할 때 굉장히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했다. 표현을 세게 하는 캐릭터도 했고 소심하고 찌질한 역할도 했고 코믹인 것도 했고. 그런데 브라운관에서는 처음 시작한 입장이기 때문에 아직 감정의 폭이 엄청나게 크다던가 하는 캐릭터를 못 맡았다. 브라운관에서도 다른 무대에서 했던 캐릭터처럼 내 나름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있다.

- 꿈이 있다면?
진짜 배우가 되는 것. 아직 배우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 정말 배우라면 어떤 작품이든 어떤 상황이든, 그 작품 속에 녹아 들어서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정말 많은 사람이 인정을 해줘야 하는 거고. 그러기 위해서 부단히 고민을 하고 연구를 하는 게 평생의 목표인 것 같다. 그러면 좋은 배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영상=제니스뉴스 영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