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모래시계’ 이호원 “2018년? 인간 이호원을 존중하고 싶어요”
[Z인터뷰] ‘모래시계’ 이호원 “2018년? 인간 이호원을 존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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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인피니트 호야에서 본명인 이호원으로, 활동의 제 2막을 연 그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했다. 지난 1995년 ‘귀가 시계’라 불리며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를 무대화해 기대를 모은 작품에 당당히 출연 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인피니트를 탈퇴하고 글로리어스 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이호원의 향후 행보에 많은 관심이 집중돼 왔다. 그리고 그가 가장 먼저 시작한 드라마 ‘투깝스’가 호평을 얻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첫 공연을 올린 ‘모래시계’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니스뉴스와 이호원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터뷰에서 이호원은 그룹을 탈퇴한 이유, 소속사를 옮긴 이유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 했다. 자신의 가수 활동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선보일 음악 또한 꾸준히 준비 중이며, 올해 안으로 선보일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소신 있는, 때로는 위트 있게 농담도 할 줄 아는, 그래서 즐거웠던 이호원과 나눈 대화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첫 뮤지컬에 임하는 소감부터 듣자.
굉장히 재밌게 하고 있어요. 극장에 가는 게 너무 설레고, 일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요. 앙상블 배우, 형, 누나,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배우는 점도 많아서 보람 있어요. 놀러 가는 기분으로 하고 있어요. 무대는 놀 듯이 하진 않고, 열심히 하고 있죠(웃음).

Q. ‘모래시계’를 만나게 된 계기는?
처음엔 회사가 없다 보니 개인적으로 여기저기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거기엔 뮤지컬에 대한 제안도 있었고요. 당시엔 너무 감사하지만 거절을 했었어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앨범으로 먼저 인사를 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평소 뮤지컬에 크게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자신도 없었고요. 제가 뮤지컬 스타일로 노래를 하지도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모래시계’ 대본을 받았는데, 대본과 노래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재희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도 많았고요. ‘세상 너머로’라는 노래에 '말 두려운 건 시작도 못할 포기'라는 가사가 있어요. 그 가사를 들을 때마다 울컥하거든요. '망하지 않을까' '실수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에 시작도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일단 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실수를 해서 욕을 먹더라도 우선 해보자는 마음이 컸어요.

Q. 원작 드라마도 봤는지? 드라마를 통해 얻은 팁이 있다면?
처음에는 대본에 집중했어요. 연습 과정이 다 끝난 후에 드라마를 몰아서 봤어요. 제 나름대로의 재희를 만든 후에 드라마 속 재희를 보면서 조금의 팁을 얻는 정도였죠. 일단 1차원적으로 재희는 남자답고 묵묵한 모습들이 있어서 무겁게 캐릭터가 잡혔어요. 막상 드라마를 보니 재희가 웃기도 하더라고요. 대본만 봤을 때는 재희가 웃는 걸 상상할 수 없었거든요. 드라마에서 재희가 씨익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여유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은 힘을 빼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줘도 되겠다 싶었죠. 공연을 하면서 조금씩 애드리브를 추가하고, 사소한 디테일도 살리려고 하고 있어요.

Q. 재희와 이호원이 닮은 부분은 있을까?
비슷한 부분이 조금은 있는 것 같아요. 재희가 묵묵히 혜린을 위해 희생하잖아요. ‘널 좋아해’라고 말을 하지도 않고요. 다가갈 수 없는 여신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 가졌던 꿈에 대한 생각과 비슷했어요. 마음속에 꿈을 간직하면서 묵묵히 그걸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있었으니까요. 조금 감정이입이 됐던 것 같아요.

Q. 재희 역을 맡은 다른 배우들과 캐릭터 연구도 했는지?
셋이 한 달간 밥을 같이 먹었어요. 얘길 많이 나눴죠. 산호 형은 기본적인 뮤지컬의 분위기에 대해 알려주셔서 감사했어요. 동운이도 뮤지컬 경험이 있어서, 제가 생각했던 것 외에 다른 아이디어들을 들을 수 있었고요. 산호 형이 워낙 착해서 많이 챙겨주세요. 저는 뮤지컬이 처음이라 다 이런 분위기인 줄 알았는데, 들어보면 경쟁이 있기도 하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그런 건 전혀 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어요.

Q. 감독님은 어떤 말씀을 하시던가?
감독님이 칼춤이 전공이시래요. 검술이 특기라고 하시고요. 많이 배웠죠. 저도 초등학교 때 검도를 잠깐 배운 적이 있어요. 그때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하기도 했고요. 감독님이 ‘바람의 검심’이라는 영화를 추천해주셨어요. 그 영화를 보면서 자세를 배우기도 했어요. 폼이 멋있어야 하니까, 보면서 많이 연구했죠. 제가 춤을 췄던 게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Q. 첫 작품이지만, 뮤지컬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됐을까?
연기랑 노래를 동시에 보여준다는 게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그냥 슬픈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연기와 스토리를 더해서 보여주니까, 노래를 하는 사람도 공연을 보는 사람도 감동이 배가 돼요. 그 부분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저도 하면서 푹 빠져들게 됐어요.

Q. 드라마도 하고, 연기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본인 연기에 대해 만족하는지?
제 연기를 잘 못 봐요. 부족한 것들이 많이 보이죠. 제가 스스로 자책을 하고 있으니까 누군가 그런 말을 해주더라고요. ‘자기가 한 일에 있어서 단점을 못 찾는 사람도 있다. 잘한다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고요. 그 말에 위안이 됐고, 부족한 점을 보면서 뭘 고치면 발전할 수 있을지 찾으려고 해요. ‘투깝스’는 정석이 형이랑 같이 하기 때문에, 형이 옆에서 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Q. 이호원의 향후 행보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고 있다.
혼자가 된 후에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음악이었어요. 보여지는 직업이잖아요. 음악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드려야, 많은 분들이 제가 뭘 하려는 친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게 진정성 있는 행보일 것 같았죠.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었어요. ‘내가 내일 내겠다’고 해서 나올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여러 문제들 때문에 본의 아니게 딜레이가 됐어요. 뮤지컬, 드라마가 끝나는 대로 제 앨범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한테는 10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제일 중요한 건 음악이에요.

Q. 앨범 작업은 어느 정도 이뤄졌나.
아직 정리가 안됐어요. 늘 같은 가사를 하는 것보다, 제 이야기를 조금은 넣고 싶었어요. 정확하게 어떤 것이라고 말씀 드리진 못해도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작사, 작곡을 다 하려고 하고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제 손을 거치다 보니 조금 오래 걸려요. 그래도 올해 안으로 나올 것 같아요.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도 차에서, 쉴 때 계속 가사를 쓰고 안무도 짰어요. 작업해둔 곡들도 몇 곡 있고요.

Q. 이외에 2018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음반은 꼭 낼 거고요.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싶어요. 바쁘다 보니 많이 먹어보질 못했어요. 뭐 음식뿐 아니라 가보지 못한 곳도 가보고 싶고요.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서울에도 가보지 못한 곳들이 많거든요. 인간 이호원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려고 해요. 성공만을 향해 가느라 인간 이호원을 무시하고, 연예인인 저만 대우해준 것 같아요. 저를 더 존중해줄 생각이에요.

 

사진=김경표 포토그래퍼(다운 스튜디오)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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