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걸스데이 유라가 친구같은 털털한 이미지를 던져 버리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계약 연애도 좋다"며 발버둥 치는 아역 출신 20년 차 배우 진태리로 분해 연기자의 길에 한 걸음 다가섰다.
유라가 맡은 '라디오 로맨스' 속 진태리는 자기 멋대로에 입도 험하지만, 마음 한편에 슬픔과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또한 진태리로 변신한 유라는 '인생술집' 등 기존의 예능에서 쌓아온 친근했던 모습과는 달리 거침없는 악역을 소화해 극의 분위기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유라는 진태리에 대해 “태리의 첫 대사가 “머리끄덩이 잡힐래” 였는데, ‘이거 내 거다’라고 생각했어요. 태리는 짠한 면도 있고, 엉뚱하기도 해요. 태리가 악역이지만 어설픈 부분이 있다는 점에 끌렸어요”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제니스뉴스와 유라가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KBS2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아직까지 진태리의 눈빛이 남아있던 유라와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연기자 유라의 첫 주연작이 마침표를 찍었어요.
아픈 사람 없이 무사히 작품이 끝나서 다행이에요. 저에게는 첫 도전이었던 악역을 태리와 함께해서 기분도 좋았고요. 인상 깊은 경험과 추억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좋은 동료들을 얻어서 기뻐요.
Q. 제작발표회부터 ‘제일 사랑스러운 악역’이라 예고했어요.
진태리는 사랑스러울 뻔했어요. 왜냐하면 진태리는 결국 작품 중간에 소현(김소현)이의 뺨을 때리게 되거든요. 태리가 '어설픈 면이 있었지만 결코 사랑스러운 악역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Q. 진태리에게 가장 끌렸던 부분은 어디일까요?
태리의 첫 대사가 “머리끄덩이 잡힐래” 였는데, ‘이거 내 거다’라고 생각했어요. 태리는 짠한 면도 있고, 엉뚱하기도 해요. 태리가 악역이지만 어설픈 부분이 있다는 점에 끌렸어요.
예전에 했던 ‘힙한 선생’이라는 작품에서 유빈 역을 연기한 적 있는데, 엽기적이지만 걸크러시가 느껴지는 역할이었어요. 감독님께서 '태리가 그랬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참고하기도 했어요.
Q. 확실히 제멋대로이지만, 그 이면엔 여린 마음도 가지고 있는 진태리라 더 매력적이었어요.
태리를 표현할 때 저의 나쁜 면과 착한 면을 함께 끌어올렸어요. 제가 까칠할 때와 따뜻할 때를 섞었죠. 그래서 태리가 화를 내는 장면을 연기하면서도, 속으로는 ‘태리가 마음은 여리다’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소현이가 저에게 뺨을 맞고 “진태리 씨, 정말 불쌍하네요”라고 이야기해요. 그 장면에서도 ‘어쩌라고’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말을 듣고 마음 아파하는 디테일에 신경 썼어요.
Q. 두 번이나 뺨을 때리는 신이 있어요. 보통 맞는 거 보다 때리는 게 더 어렵다고 하던데요.
진짜 힘들었어요. 첫 번째는 하준 오빠를 때리는 장면이었는데 "안 아프게 때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후에 소현이를 때릴 때 “진짜 못하겠다”고 해서 소현이가 “연기하면서 많이 맞아봤다. 한 번에 가자”고 할 정도였어요. 손만 써서 할 때와는 다르게 손끝으로 때렸지만 액션을 크게 해서 리얼한 모습을 연출했어요.

Q. 악역으로서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이 많았겠어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악역이기 때문에 더 못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런 악역도 아니었고요(웃음). 하준 오빠와의 로맨스를 응원해주시는 시청자분들도 있었지만 작품의 후반부터 보여 드리게 돼서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쉬웠어요.
Q. 애정이 있던 만큼 시청률은 아쉬웠죠?
최저 시청률이 2.7%이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요즘은 '다시 보기'를 많이 하는 시대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모두 합치면 10%가 넘을 거라고 생각해요. 전국으로 치면 더 넘을 거고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아요. 현장 분위기도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였고요.
Q. 연기력에 대한 시청자 반응도 찾아 봤어요?
최신순보다도 공감순 위주로 봤어요. 특히 연기에 대한 지적은 꼭 참고했고요. ‘라디오 로맨스’ 팬분들이 예리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나쁘게 했던 장면을 연기했을 때 ‘진태리 짜증 난다’라는 댓글을 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짠한 장면을 연기할 때는 ‘태리가 안타깝다’고 말해주시는 게 반가웠고요.
Q. 현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나요?
모두가 분위기 메이커여서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저는 B 팀이어서 A 팀과는 많이 만나지 못했지만 단체 채팅방에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다들 하하 호호 웃으면서 촬영했는데 악역을 맡다 보니까 저 혼자만 화내면서 촬영했던 것 같아요.
Q. 윤두준 씨와는 가수 활동을 하면서 많이 마주쳤기에 연기하기 편한 부분도 있었겠어요.
지나가면서 자주 봤던 오빠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어색했던 부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두준(윤두준) 오빠가 성격도 좋고 장난기가 많아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두준 오빠가 종방연 때도 다 같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모두들 나가지 말자”는 이야기도 했고요.
사진=이준영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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