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배우 이유비는 어머니 견미리, 여동생 이다인과 함께 '연예인 가족', '미녀 모녀'라고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어린 시절, '절대 배우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도 했었지만, 결국 배우의 피는 어쩔 수 없었다. 역시나 대중들의 시선이 마냥 따뜻한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어느덧 7년, 연기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11년 드라마 '뱀파이어 아이돌'로 데뷔해 드라마 '구가의 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피노키오', 영화 '상의원' '스물' 등 여러 작품에서 주, 조연을 마다 않고 연기했다. 지난 2015년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에서 입은 허리 부상으로 배우의 길을 다시 한번 의심했지만, 결국 이유비의 답은 연기였다. 그리고 최근 종영한 힐링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로 시청자와 자신을 치유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컴백한 이유비는 시인을 꿈꿨지만, 현실에 부딪쳐 계약직 물리치료사가 된 '우보영'을 연기했다. 우보영으로 분한 이유비는 울고 웃으며, 주변에 있을 법한 친구 같은 모습으로 지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랬다. 이유비 또한 "보영이는 착하지만, 정말 용감해요. 순수하게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어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런 이유비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제니스뉴스 사옥을 찾았다. 찰랑이는 머릿결, 우유처럼 희고 깨끗한 피부, 토끼 같은 눈망울은 여전했지만, 분명 성숙한 분위기를 더한 느낌이었다. 더불어 주관이 또렷한 말솜씨는 그의 성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유비와 함께 했던 즐거웠던 시간을 이 자리에 풀어본다.

Q. '시를 잊은 그대에게'가 종영했어요. 소감을 들어볼까요?
올해 1월 중순부터 4개월 가까이 촬영했는데, 정말 훅 끝난 거 같아요. 아쉽기도 하지만 너무 좋고 예쁜 작품을 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Q. 아무래도 시청률에 대한 부분은 아쉬울 것 같아요.
물론 잘 나왔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비록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아 속상한 마음도 있지만, 작품을 봐주시는 분들이 힐링되고, 위로받았다고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요.
Q.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제목 그대로 극 중에 시가 나오는 신선한 작품이었어요.
처음에 제목을 들었을 때는 의아했어요. 하지만 명시가 매 에피소드의 주제로 활용되는 작품이라는 사실이 너무 좋았어요. 저도 평소에 시를 좋아하거든요(웃음). 그리고 바로 앞서 출연했던 영화와 단막극에서 제가 맡은 캐릭터가 정적이었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보영'에게 끌렸어요.
Q.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서 나온 시 중에 가장 좋아하는 시가 뭘까요?
‘돌아설 수 없는 길’이라는 시를 좋아해요. 시 자체가 슬프기도 했지만, 제 마음을 울렸던 작품이에요. 드라마에 ‘돌아설 수 없는 길’을 내래이션하는 부분이 나와요. 조용한 차 안에서 혼자 그 부분을 녹음을 하는데, 울컥하더라고요. 목이 멨어요. 그래서 녹음을 몇 차례 다시 하기도 했어요.
Q. 극중 ‘우보영’은 계약직이면서, 이리저리 치이는 짠내 나는 캐릭터예요. 현실의 청년들의 모습을 그린 것 같아요.
말 그대로 보영이는 짠내 나는 캐릭터였어요. 하지만 보영이는 시를 통해서 위로받기도 하고, 오뚝이처럼 다시 우뚝 일어나요. 작가님께서도 보영이를 통해 시청자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Q. ‘우보영’은 울기도 참 많이 울어요. 감정에 빠지는 부분이 힘들었겠어요.
감정신은 언제나 힘들어요. 슬픈 감정들을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보영이를 연기하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지치기도 했지만, 밝은 신을 찍을 때는 텐션이 올라가면서 몸도 가벼워지고 에너지도 생기더라고요(웃음).

Q. ‘우보영’과 이유비의 닮은 점이 있을까요?
어떤 부분에 대해 감정을 이입하는 점이 비슷한 거 같아요(웃음). 하지만 다른 점도 많아요. 보영이는 착하지만, 정말 용감해요. 사람에게도 그렇고, 일적인 부분에도 좌절하지 않으려고 해요. 순수하게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어요. 저도 단순해서 힘든 부분을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보영이는 사랑에도 용감해요. ‘순수하니까 용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사랑에 용감해서 장동윤 씨를 짝사랑하다 흑역사도 만들었죠?
저는 보영이처럼 짠내 나게 차여본 적은 없어요. 하하. 전 사랑이라는 건 상대방이 관심이 없으면 커지지 않는 것 같아요. 보영이도 ‘민우’(장동윤 분)를 뜬금없이 짝사랑한 게 아니잖아요. 민우가 보영이의 아르바이트가 늦어지면 데려다주고, 사귀는 거라며 장난을 치잖아요. 보영이가 했던 사랑이 무조건적인 짝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감 했던 것 같아요.
Q.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어요?
항상 웃음이 넘쳤어요. 모두 너무 좋은 분들이어서 정말 패밀리 같았어요. 정말 친동생, 언니, 오빠처럼 지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 참 애착이 가요.
Q.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아요. 마지막 회에 이준혁 씨가 코믹하게 반말하는 애정신도 귀엽더라고요.
맞아요. 매회마다 하나씩 있었어요. 웃겼던 장면도 많아서 참기 힘들었어요. 준혁 오빠가 코믹 연기를 잘하는 줄 몰랐어요(웃음). 준혁 오빠와 만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사귀고 나서부터 알콩달콩한 신 중에 애드리브로 만들어서 한 부분이 많아요. 서로 사람이 많은 신에서 서로 쳐다보는 거 잊으면 안 된다고 하기도 했어요. 조금 더 아기자기하게 러브신을 담을 수 있게 감독님께서도 신경 써주셨어요.
Q. 함께 삼각관계 구도를 완성한 장동윤 씨와의 호흡은 어땠어요?
동윤이가 착해서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티격태격 웃기는 신도 있었고, 화내는 신도 있었어요. 동윤이가 저에게 먼저 친근하게 “누나, 누나”해줘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민우와 보영이처럼 장난을 치기도 했고요. 저를 차는 신에서는 동윤이에게 “정말 못됐다”고 했어요(웃음). 동윤이가 “연기잖아. 대본이야”라며, “상처받을 거 같다”고 해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요.
사진=935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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