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좋아하는 연예인이 없어도, 좋아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없어도 이렇게 기다려지는 공연이 또 있을까? 지난 13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 알펜시아 스키 점프대에서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이하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열렸다. 어느덧 벌써 다섯 번째를 맞은 MBC ‘무한도전’ 가요제는 방송을 넘어 하나의 공연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가요제를 준비하는 사람은 물론, 시청자들과 대중들도 한참 전부터 기대를 하며 준비를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대국민 축제’ 같은 느낌이었다.
이날 이 곳은 본격적인 행사가 열리기도 전에 사람들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인터넷은 평창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소식으로 가득찼고, ‘무한도전’ 측은 행사와 진행 및 안전을 위한 내용을 계속해서 공지했다. 심지어 “가장 편하게 가요제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본방 사수”라고 고지했다. 사람들은 선착순 입장인 ‘무한도전’ 가요제를 위해 며칠 전부터 날밤을 샜고 돗자리는 물론, 텐트까지 치며 만발의 준비를 했다. 이러한 모습은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릴 때마다 한 두 번 겪는 일도 아닌데, 마치 해외 가수들의 내한 공연 혹은 유명한 록 페스티벌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

오후 5시가 약간 넘은 시각. 본 공연까지는 3시간 남짓 여유가 있었지만, 1층 스탠딩 좌석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미리 입장해 무대 위에서 진행되는 카메라 리허설을 지켜보고 있었다. 2, 3층 좌석에도 역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무려 3만 명(스탠딩 2만 명, 좌석 1만 명)을 수용하는 공연장의 위엄을 느끼게 했다. 카메라 리허설이 진행되고 관객들의 기대감은 고조됐다. 여기서 '무한도전' 측의 센스 있는 배려 하나. 제작진은 리허설이 끝나자 남은 대기 시간을 위해 가요제 준비 모습이 담긴 지난 ‘무한도전’ 방송 분을 스크린을 통해 상영했다. 아니, 이건 뭐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는 건 무슨 미스터리?
사전 진행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올림픽 가요제’ 때의 관객은 겨우 백 명 남짓이었다. 그러나 이번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의 수용 인원은 무려 3만 명. 오후 2시가 좀 넘어서 시작됐던 관객 입장이 공연이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이어졌다. 미처 입장하지 못한 관객들은 공연장 밖 마련된 잔디밭 공간에 자리를 폈다. 점차 어둠이 짙게 깔린 넓은 공연장에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무대 장치의 설치 및 테스트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스태프들과 간혹 등장한 드론(헬리캠)은 한데 모인 관객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말이 딱일 만큼 팬들 위한 배려는 계속 됐다. 오랜 시간 대기를 한 관객들을 위해 ‘EDM 공장장’ 박명수가 스페셜 DJ 공연을 펼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장비를 점검하며 시간이 약간 지체됐지만, 그는 “프로답지 못한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나는 세미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방송에서 보여줬던 EDM의 상징 ‘까까까까’를 육성으로 들려줬는가 하면, ‘메이크 썸 노이즈’라고 늘 외치던 멘트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약 30분 간 펼쳐진 그의 EDM 열정, 유재석은 앞선 리허설 순서에서 “함께 즐겨달라. 무대에서 쓰러지겠다. 박명수는 무대에서 죽겠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베일에 싸여있던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낱낱이 파헤쳐질 시간이다. 우리는 이제 ‘쓰러지겠다’는 그들과 함께 열심히 즐겨야 한다.
사진=이소희 기자 lsh@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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