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김선아, 다시 만개한 꽃 #대상 #김삼순 #시크릿부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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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어느덧 23년 차 배우 김선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무수히 많은 작품을 하며 보내온 시간들, 그 중 2018년은 김선아에게 무엇보다 특별한 해였다. 2005년 MBC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린 김선아는 지난해 SBS ‘키스 먼저 할까요?’와 MBC ‘붉은 달 푸른 해’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제니스뉴스는 김선아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쉴 틈 없이 두 작품을 달린 김선아는 풀어놓을 이야기들을 정말 많이 안고 있었다. 그는 작품에 대한 애정, 대상에 대한 소회, 주변 사람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더불어 차기작까지 직접 소개하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먼저 연말 시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SBS에서 베스트커플상과 대상을 거머쥐었고, MBC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특히 베스트커플상과 대상은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함께 호흡한 감우성과 공동으로 수상해 남다른 의미를 지녔다.

“처음에 베스트커플상을 받을 때도 후보에 있는 줄 몰라서,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기분 좋게 수다를 떨고 있었거든요. 갑자기 이름이 불려서 당황했어요. 대상도 엄청 얼떨떨했죠. 대상 발표가 12시가 지나서 나왔잖아요. 사실 12시가 다가오면서는 다음 날 촬영이 너무 걱정되더라고요. 서해안까지 가야 해서 메이크업을 지우고, 거기까지 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거든요. 몇 시에 촬영을 하고, 대사는 어떻고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시상식 참석도 촬영 때문에 겨우 스케줄을 조율해서 가능했던 거였어요.

공동 수상은 작품상으로 받았다는 느낌이 커요. 저희 감독님도 지난해 여기저기서 상을 많이 받으셨거든요. 상을 받으실 때마다 저희에게 연락이 와서 고맙다고 해주셨어요. 저희가 대상을 받고 무대에 올라갔는데 앞에 감독님이 서 계시더라고요. 뭔가 아버지가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뿌듯한 느낌이 전해지더라고요. 예지원 씨도 같이 기뻐하면서 너무 많이 울었어요”

사실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김선아-감우성의 로맨스 못지 않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김선아-예지원의 워맨스였다. 특히 폐경 판정을 받은 이미라(예지원 분)을 위로하는 안순진(김선아 분), 두 사람이 술에 취해 춤을 추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선아 역시 주변 동료들로부터 그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기뻐했다.

“예지원 씨는 정말 작품을 사랑하는 배우예요. 촬영하다가 중간에 밥을 먹으러 가잖아요. 같이 먹다가 쳐다보면 보면 갑자기 울고 있어요. 왜 우냐고 물어보면 ‘순진이가 너무 불쌍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상을 받을 때도 너무 기뻐하면서 울어줬어요.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었죠. 현실에 나를 위해 진심으로 울어주는 친구가 몇 명이나 있겠어요. 순진이와 미라의 관계가 부럽기도 했거든요. 미라 같은 친구가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지원 씨가 딱 그랬어요. 큰 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예지원 씨처럼 좋은 사람을 얻을 수 있어서 기뻐요. 이번에 ‘붉은 달 푸른 해’를 하면서도 응원을 많이 해줬거든요. 작품을 할 때 사람을 잘 만나지 않는 편인데, 유일하게 예지원 씨만 만났어요”

‘붉은 달 푸른 해’가 시청률 면에서 썩 높은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었지만, 아동학대를 소재로 해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해 호평을 얻었다. ‘마을 – 아치아라의 비밀’을 쓴 도현정 작가의 치밀한 스토리 라인과 ‘트라이앵글’, ‘화정’, ‘옥중화’ 등을 연출한 최정규 PD의 연출력이 만나 웰메이드 작품을 탄생시켰다. 김선아, 이이경, 남규리, 차학연 등 배우들의 열연 역시 빛났다.

“‘붉은 달 푸른 해’ 전에 다른 작품 제안이 먼저 들어왔어요. 2019년에 편성될 거라는 말을 들었고, 중간에 조금 시간이 있던 상황에서 ‘붉은 달 푸른 해’ 제안이 들어왔어요. 고민이 많았죠. 저는 정말 이 작품을 안 했으면 후회했을 거 같아요. 워낙 작가님 팬이기도 했고, ‘마을’을 1회부터 다 챙겨봤거든요. 온주완 씨랑 친분이 있어서 연락해서 ‘범인이 누구니?’라고 물어보기도 했죠(웃음). 아,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시청자분들이 추리하는 걸 보면서 재밌었어요”

김선아는 ‘붉은 달 푸른 해’가 전하는 메시지에 크게 공감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분노하기도 했고, 누구보다 아끼는 어린 조카가 있기 때문에 더욱 아동학대에 깊게 고민하며 작품에 임했다고 한다.

“아동학대에 대해 최근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드라마 속 빛나(유은미 분)가 그러잖아요. 엄마니까 괜찮았다고 하는데, 부모와 자식 관계라고 해서 학대를 감출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빛나 엄마도 그 학대가 사랑이라고 착각하는데 그건 착각이었거든요. 드라마가 끝나기는 했지만 많은 분들이 다시 보면서 문제의식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작가님께서 ‘우리 드라마가 다룬 건 실제의 반의 반도 되지 않는다’라고 하셨어요. 그 말에 더 충격을 받았던 기억도 나네요”

김선아의 차기작은 SBS 드라마 ‘시크릿 부티크’로, 국제도시개발 게이트를 둘러싸고 권력과 복수, 생존을 위한 파워게임을 벌이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는 작품. 김선아와 ‘여인의 향기’를 함께했던 박형기 PD가 연출을 맡았다. 최근 소속사 측에서는 “긍정 검토 중”이라고 알렸으나, 김선아는 “많이들 여쭤보시는데 차기작이 맞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붉은 달 푸른 해’ 전에 제안이 들어왔던 작품이고요. 전작들과 비슷한 캐릭터일 수도 있는데, 자라온 환경이나 직업이 다르잖아요. 조금 다른 설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작품을 고를 때는 대본을 읽었을 때 그림이 그려지는 게 있으면 잘 되더라고요. 그리고 항상 회사랑 상의를 해요. 대표님께서 책을 정말 많이 읽어요. 대표님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좋아요. 제가 고민할 때 대표님께서 용기를 주시기도 하고요”

배우로서 김선아의 2019년 목표는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고, 개인적인 계획은 여행을 다니는 것. 특별히 그동안 해왔던 작품의 촬영지를 버킷리스트로 적어두고 하나씩 방문하기로 했다. 최근 ‘내 이름은 김삼순’과’ 여인의 향기’를 찍었던 장소에 다녀오기도 했단다.

“’삼순이’ 촬영 때 갔던 부암동, 제주도 등대에 다녀왔어요. 드라마를 찍을 때는 너무 정신이 없잖아요. 기억에 남는 장소에 다시 가보고 싶었어요. 제가 열심히 했던 때를 생각하며,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되더라고요. 어렸을 때 정말 겁도 없이 막 달렸거든요. 저는 지금도 그러고 싶은데 어른이 돼서 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서요. 그런 걸 없애야겠다 싶어요”

 

사진=굳피플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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