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최민지 기자] 배우 김명민(43)은 장군이었고, 마에스트로였다. 땅을 파고들 초저음에 근엄함까지 갖춘 그는 한 카리스마 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걸 아는가. 김명민의 매력은 코믹한 순간 더욱 빛을 발한다는 것을. 그래서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 김석윤 감독, 청년필름 제작) 속 그가 참으로 매력적이다. 이런 사람이 웃길 줄이야. 그리고 4년 뒤 또 웃길 줄 누가 알았겠는가.
김명민은 ‘조선명탐정2’에서 허당 천재이자 조선 제일의 명탐정인 김민으로 출연했다. 김민은 탐정 촉을 곤두세우며 유배지에서 탈출, 위기에 빠진 조선을 구하게 되는 인물. 예쁜 여자에게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천부적으로 타고난 천재 탐정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분명 그런 생각이 들 테다. ‘도대체 김명민은 왜 이렇게 웃긴 것일까’라고. 사람 웃기는 재주를 타고난 김명민. 신은 참 불공평하다.
◆ “스태프까지 4년만에 모두 만나”
지난 2011년 이후 4년 만에 돌아왔다. 김명민 오달수 콤비가 그렇게 금의환향했다. 배꼽 빠지도록 즐거움을 줬던 그들의 만남에 영화 팬도 덩달아 흥이 났다. 처음에는 그 조합을 상상이나 했겠나. 이토록 어울릴 줄 알았겠냐는 말이다. 2편에서는 더욱 농익었다. “1년 산 부부와 5년 산 부부가 어떻게 같겠냐”는 김명민의 말이 정확하게 맞았다. 오달수뿐만 아니라 스태프까지 모두 그 때 그 사람들이었다. 놀라울 만 했다.
“그 때는 막 친해지는 단계라 서로를 알아가는 게 중요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구석구석 쓸데없는 것까지 다 알죠. (웃음) 4년 만에 같은 스태프가 다시 모여서 영화를 만든다는 게 고마웠어요. 옛날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제작보고회 때 그런 말은 한 적이 있어요. 1편만한 2편이 없다는 속설을 깨버리겠다고. 그 정도로 재미있게 찍었어요. 모두가 일심동체가 돼 좋은 방향으로 나갔죠. 그 마음들이 고스란히 잘 전달된 것 같아요.”
언론시사회에서도 김명민이 계속해서 말한 것이 있다. “4년 전보다 힘이 들었다”는 것. 물론, 1편을 찍을 때도 힘들었다. 그런데도 속편에 참여하게 됐으니 말 다했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굴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촬영 당시의 이야기만 꺼내면 “힘이 들었다”는 말이 쉴 새 없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진다. 무척 즐거웠던 촬영이 아니었나 싶었다.
“뛰는 액션들이 많아요. 더위와의 싸움도 장난이 아니고요. 산 속에서, 바닷가에서 촬영을 해야 되니까 힘들었죠. 대역 분도 많이 늙으셨어요. (웃음) 저 보다 한 살 형이거든요.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데 많이 날지는 못하시더라고요. 하하. 전 계속해서 점프를 낮춰달라는 이야기만 했어요. 얼굴이 나오는 부분은 똑같이 뛰어야 되니까요. 그러다 지쳐서 ‘이제 말을 좀 타야 되는 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감독님이 ‘난 말을 제일 싫어해’라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 “이연희 캐스팅 완벽, 제대로 연기 집중”
촬영장 분위기가 훈훈한 이유가 또 하나 있었다. 바로 여배우 이연희 때문. 이연희는 극 중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게이샤 히사코로 출연해 김민의 혼을 쏙 빼놓는다. 이렇다 할 진한 스킨십은 없었지만 김민은 히사코에게 푹 빠져버리고, 김명민은 이 연기를 어쩜 또 그렇게 잘해내는지 신기할 뿐이었다. 1편에서 한지민에 이어 2편에서는 이연희까지. 모든 미녀들을 다 차지했다.
“이연희 씨가 정말 캐스팅이 잘 됐죠. 어떻게 보면 2편의 새로운 게스트잖아요. 모든 남성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절세미녀였어야 되는데 최적이었어요. 김민이 히사코를 보고 다리가 풀려서 쓰러지잖아요. 이연희 씨를 봤는데 쓰러질 자신이 있겠더라고요. 스태프도 완전히 달라요. 이연희 씨가 나오면 조명기구들이 총출동해요. 투 샷일 때 조명 덕 좀 봤죠. 오달수 씨랑 찍을 때는 완전히 달랐어요.”
김명민의 이야기 속에서 촬영장의 그 느낌을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이렇다보니 3편 이야기도 어느새, 아주 조심스럽게 꺼내어지는 것이 아닐까. 2편을 무척이나 기다렸다는 김명민은 2편 역시 “무조건 하고 싶다”고 말할 만큼 그 힘이 가득했다. 그래, 이렇게 오래도록 시리즈로 나오다보면 또 어떤 큰 그림이 완성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져보고 싶었다.
“1편을 찍을 당시, 오달수 씨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한 번 가볼만하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까 생각 외로 숫기가 없고 말 수가 적은 거예요. 앞이 깜깜했죠. 그런데 마음을 한 번 열기가 어렵지, 다 주는 스타일이었어요. 김명민에게 오달수는 집사람이고 막걸리에요. 오달수 씨랑 막걸리로 하루를 마감했는데 그 때 막걸리의 진정한 맛을 알았죠. 우리 팀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네요. 하하.”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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