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박성훈이 인생 작품,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시청률 49.4%를 기록하며 화제를 인기를 모은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속 장고래를 만나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하나뿐인 내편’은 28년 만에 나타난 친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한 여자와 정체를 숨겨야만 했던 그의 아버지가 '세상 단 하나뿐인 내편'을 만나며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드라마다. 극 중 장고래는 착실하고 때가 묻지 않은 바른 청년이었다. 가족과 가정을 지키려는 마음, 미란(나혜미 분)을 사랑하는 마음에 충실했다. 장고래를 연기한 박성훈은 차분한 연기 톤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랜 연극 무대 활동으로 다져진 연기 내공,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박성훈이 이번 ‘하나뿐인 내편’으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입증했다. 벌써부터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박성훈과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제니스뉴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드라마가 인기리에 잘 마쳤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근래 보기 힘든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에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에요. 훌륭한 선배님들, 감독님, 작가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많은 걸 배웠어요. 시청률 50%가 기록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 50%를 넘기는 것에 대해 관계자분들이 기대를 하셨던 것 같아요. 저희 출연자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감사해하고 있어요. 아쉬운 건 전혀 없어요.
Q. 처음부터 잘될 거라 예상했나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KBS 주말극이 기본적으로 고정 시청층이 있다 보니, 기본 이상은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있었어요. 감독님께서도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기대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인기의 이유는 작가님의 거침없는 전개, 그걸 잘 맞춰서 촬영해주신 감독님, 편안하고 화목했던 현장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Q. 장고래도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어떻게 장고래를 만나게 됐고, 캐릭터를 표현에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전에 KBS에서 작품을 많이 했었어요. 감독님께서 그 작품들을 좋게 봐주셨더라고요. 전작에서 같이 한 관계자들께서도 좋게 말씀 해주셔서, 감독님께서 만나보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미팅 후에는 "진중한 친구네"라며, "같이 하자"고 손을 내미셨고요.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고래의 마음이었어요.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 가족과 가정을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 미란이를 사랑하는 마음, 세 가지 마음에 집중하려고 했죠. 후반부에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은 간경화 질환을 겪고 있는 모습을 그리는 과정이었어요. 그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분 가족분들께 실례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고 진중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Q. 나혜미 씨와의 호흡이 참 좋았어요. 같이 작업하면서 어땠나요?
혜미는 맑은 영혼의 소유자예요 심성이 곱고 배려심이 많아요.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귀담아들으려 노력해요. 혜미가 워낙 오랜만에 한 작품이라 열정적이었고, 성실하게 작품에 임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런 모습이 예쁘게 보였어요. 동생인데도 마음을 먼저 열고 편하게 다가와줘서 금방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Q. 이번에 워낙 큰 사랑을 받아서, 다음 작품을 고를 때 더욱 고민이 많겠어요.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첫째는 코미디를 좋아해서 로코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반대로 고래가 너무 바르고 진중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아예 반대되는 악역을 맡아서 연기를 해보면 하는 제 입장에서, 보시는 시청자분들 입장에서도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Q. 드라마 ‘리치맨’ 속 박성훈 씨가 연기했던 차도진 캐릭터도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런 캐릭터를 다시 해볼 가능성은요?
개인적으로 차도진에 굉장히 애정이 많이 가요. 작가님께서 워낙 캐릭터를 매력적이게 잘 써주셨고, 제 안에 있는 재밌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많이 과장하거나 까불지 않으면서 허세도 있고, 후배들에게 호통을 치지만 밉지만은 않은 캐릭터였죠. 도진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 2세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보여준 진정성 있는 모습도 좋았고요. 그래서 많이 애착이 갔어요. 또 그런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Q.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본인의 역할을 넓혀가고 있어요. 그간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봤을 때 잘 걸어오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운이 좋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웃음). 연달아 많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축복이라 생각해요. 추가적으로 다양한 장르에,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서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졌어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쉬지 않고 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작가-감독님이 박성훈 씨를 찾기 때문일 텐데요. 어떤 매력 때문일까요?
최근에 황의경 CP님이 하셨던 말씀이 기억나요. 드라마 ‘매드독’ 할 때 감독님이셨거든요. 저를 ‘질투의 화신’ 때 눈여겨보셨다고 하셨어요. 그 연기를 보고 ‘저 친구는 실생활에서 뺀질거리는 스타일이겠다’라고 생각하셨는데, ‘매드독’ 미팅 때 저를 보시고 너무 달라서 ‘다 연기였구나’라고 느끼셨대요. ‘연기를 잘하는 친구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모습을 입혀보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매드독’ 때는 사이코패스 역할을 하게 됐어요. 제게 다른 모습이 보인다는 게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Q.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로 만나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활동할 예정인가요?
많은 배우들의 희망사항이 아닐까 싶어요. 다양한 매체로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게 큰 축복이잖아요. 제가 신구 선생님, 나문희 선생님을 정말 존경해요. 연기력이야 감히 제가 언급할 수 없을 정도로 출중하시고, 연배가 있으신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무대를 사랑하셔서 서는 모습이 존경스러웠어요. 저도 가능하다면 무대, 드라마, 영화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활동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그렇게 활동하려는 궁극적인 목표는요? 박성훈 씨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연극, 드라마, 영화마다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연기’라는 본질 자체는 같지만 표현 방식이 조금씩 차이가 있거든요. 그걸 캐치하고 다르게 표현하는 데 재미를 느껴요. 다른 분야의 관객을 만나서 호흡하는 것도 배우로서 새로운 자극이 되기도 하고요. 다양하게 활동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각 분야마다 시시각각 스위치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유연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돼요.
궁극적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를 보면서 감동을 받은 적이 많았어요. 선배님께서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애환과 감정을 여과 없이 많이 보여주신 것 같아요. 선생님이 출연하신 작품 모니터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도 모니터 중인 상황을 잊어버리고 극에 빠져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눈물을 흘린 적도 있고요. 분명 분석적으로 접근을 하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감정이 이입돼서 고개를 끄덕이게 됐는데, 그런 제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끝으로 드라마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로서 큰 사랑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고래로 기억되는 것도 감사한데, 외우기 쉽지 않겠지만 ‘박성훈’이라는 이름도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주신 사랑만큼, 다른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연기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감사해요.
저작권자 © 제니스글로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