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걸그룹의 숙명은 섹시 콘셉트라고 하지만, 다 같은 섹시는 없다. 그룹 포미닛(4minute) 멤버 현아는 솔로로 데뷔할 당시부터 ‘패왕색’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독보적인 섹시 가수의 길을 걸어왔다. 무엇보다 노출이 전부가 아니다.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묘하게 도발적인 눈빛과 나도 모르게 자꾸 눈길이 가는 몸매, 약간 허스키해서 더 매력적인 목소리까지. 그야말로 A+급 섹시 아이콘이다.
21일 정오 공개되는 네 번째 미니앨범 ‘에이플러스(A+)’ 타이틀곡은 ‘잘나가서 그래’. 트레일러 영상만 보더라도 현아는 그냥 ‘잘나가는’ 모습이 아니다. 좀 더 자유로워진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이태원 뒷골목을 연상시키는 음침한 퇴폐미가 강하게 드러난다. 현아만이 할 수 있고 또 현아니까 괜찮다. 게다가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현아는 이러한 모습에 차분한 말투와 똑 부러지는 말재주까지 갖추고 있어 ‘대체 어디까지 잘나가려고 그러나’ 싶은 마음이었다.
이하는 현아와의 일문일답.
Q. 약 1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한다.
많이 긴장된다. 이렇게 말해도 믿어 주지는 않지만 (웃음) 긴장하고 있다. 준비한 것만큼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트레일러 영상이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작정했다. 큰 맘 먹고 일탈을 한 건데, ‘잘나가서 그래’라는 곡을 부르려면 어떻게 해야 잘나가는 거고 잘 노는 건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 제목이 나온 순간 확고했다. 나는 어떤 곡이 주어지면 상황극을 하는 편이다. 좀 더 화끈하게 보이고 싶었다. ‘가장 화려하고 예쁠 수 있는 나이에 이렇게 일탈을 해보지 않으면 언제 또 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Q. 주변 반응은 어떤 것 같은가?
트레일러 나왔을 때 인터넷을 못 봤다. 기사를 읽다 보면 첫 방송에 매진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나중에 주변에서 ‘좋다, 나쁘지 않더라’ 하셔서 그때부터 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많이 세다고 생각했었는데, 주변에서도 정말 많이 그러셨다. 작곡가 오빠들이 걱정하기도 했다. 이렇게 세게 가면 다칠까봐. 나를 가장 아끼시는 분들이니. 그래도 내가 ‘이렇게 가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말씀을 드려서 처음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었던 것 같다.

Q. 실제 현아도 트레일러와 같은 모습인지?
실제 현아는 지금보다 더 프리한 모습인 것 같다. 평소엔 화려한 것도 좋아하지 않고 먹는 걸 좋아해서 많이 먹으러 가고. 밖에를 잘 안 나간다. 귀찮아서 집에서 수박 잘라먹고 그런 걸 좋아한다. 트레일러나 지금까지 활동했던 스타일을 보면 사실상 말이 안 되는 거다.
Q. 트레일러 영상 촬영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트레일러 찍는 내내 다 즐거웠다. 지금 아니면 못해보는 것들이고. 내가 또 술을 못한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진다. 맹물을 마시면서 취한 연기를 했어야 해서 그걸 하고 있는 내가 웃겼다. ‘취하면 이런 기분일까?’하며 휘청거리고, ‘다른 생각 안 해도 되니깐 그런 재미로 술을 먹는 건가?’ 싶기도 하고.
캠핑처럼 다같이 고기도 구워먹고 과일 갈아서 주스도 해먹고 놀았는데,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어서 더 많이 누리려고 했다. 그리고 나서 트레일러를 보니 기막히게 놀았더라. 그래서 걱정됐다. 너무 놀아서 어떻게 봐 주실까. ‘회사에서 많이 힘드시겠구나’ 그런 걱정도 했다. (웃음)
Q. 이번 신곡 무대 위에서는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쓸지 궁금하다.
똑바로 해야 한다. 타이틀곡 외 한 곡씩 수록곡 전곡을 무대에서 보여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스케줄이나 여건이 사실 부족하긴 하더라. 좀 걱정이 많이 되긴 하는데 전체적으로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이번 신곡은 ‘빨개요’같이 사운드가 가득 차 있지 않다. 비어있고 보컬로 채워가는 거라 퍼포먼스에 신경을 썼다. 게다가 뮤직비디오에는 안무가 많이 안 나온다. 음악 방송 무대를 할 때 안무 퍼포먼스를 보여드려서 피드백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타이틀곡에 후배그룹 비투비(BTOB)의 정일훈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일훈이가 나보다 많이 잘 나가셔서 바람을 맞히셨는데 (웃음) 음악 방송에서는 두 번 정도 같이 하고 다른 분이 도와주시다가, 또 같이 하게 될 것 같다. 특별히 호흡 맞추고 그런 건 없었다. 작업실에서 2, 3년 전부터 봐왔던 동생이었기 때문에 순탄했다. 짬뽕도 탕수육도 같이 먹던 사이인데, 이번에 처음으로 노래를 들려주게 됐다.

Q. 만약 다른 곡이 타이틀이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곡을 받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귀엽거나 청순 그리고 사랑스럽거나 이런 표현은 지금 계시는 분들보다 잘할 자신은 없다. 가장 적합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에너지는 섹시 콘셉트인 것 같다. 솔직히 이제 와서 ‘잘 모르겠어요’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한 곳만 보고 달려왔다.
Q. 다른 콘셉트는 기대할 수 없다는 말로 들린다.
다른 걸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생각해보니 재미있긴 하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청순한 걸 하게 된다면 또 빠져서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려면 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춤과 흥을 덜어내야 할 것 같다. 귀염 청순 이런 거 하기에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과 스타일이 달라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센 거 해서 다행이다.
Q. 딸 가진 부모의 입장으로서, 부모님이 걱정하시진 않는지?
부모님께서 많이 지지해 주시는 편이다. 굉장히 오래하지 않았나. 그래서 믿어주시는 것 같다. 나도 엄마 아빠를 믿고, 서로 믿는다.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건 사소한 것들이다.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운동을 병행해라’ 이런 것들. 시간이 많이 없다 보니 진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어서 그게 아쉽다.
Q. 섹시를 향한 부담감도 있을 것 같다.
부담감이 있다. 굉장히 신경 쓰이는 걸 손에 꼽자면 너무 많은데, 전체적으로 열심히 했던 것들에 있어 인정을 받으려면... 섹시한 것에 대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없다면 나도 싫을 것 같다. 이유가 있으려면 다른 여건도 받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워가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면서 내 목소리에 맞게 해보려고 하고 외부 팀들과 작업을 하며 다른 춤들도 출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신경을 쓰면서 노력을 하게 된다. 특히 지금까지 남녀 안무 팀 비율을 맞춰 무대에 섰는데, 이번 신곡 활동에서는 여자 댄서들로만 같이 하게 돼서 또 다른 느낌이 나오더라.
▶ 다음 편에 계속...
[ZEN인터뷰] 섹시 계보 잇는 현아, 압박감을 'A+'급 무대로 ②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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