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그룹 비원에이포 산들이 3년여 만에 큰 그림을 품고, 두 번째 솔로 미니 앨범 '날씨 좋은 날'로 돌아왔다.
산들은 지난 3일 동명의 타이틀곡 '날씨 좋은 날'을 발표했다. 윤종신이 산들을 위해 작곡했으며,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이 눈부신 날에 영감을 받은 곡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날씨 좋은 날'은 '무공해 발라더'라고 불리는 산들의 청량한 목소리와 잘 맞아떨어졌다. 또한 5분이 넘는 긴 곡임에도 지루하기는커녕 지친 심신에 힐링과 위로를 느끼게 했다.
오랜만에 솔로로 돌아온 산들에겐 성숙하면서도 여유로운 분위기가 맴돌았다. '마의 7년', 갑작스러운 멤버 신우의 군입대 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 산들이었다. 하지만 그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원동력이 된 것 역시 멤버들이었다. 때문에 이번 앨범엔 멤버들의 흔적이 가득했다. 신우가 작사, 작곡한 곡부터, 공찬과의 듀엣곡까지 멤버들의 향기로 꽉 채워져 있다.
제니스뉴스와 산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두 번째 솔로 미니 앨범 '날씨 좋은 날' 발매 기념 인터뷰로 만났다. 산들은 멤버들에 대한 애정, 신뢰와 함께 "이번 활동은 비원에이포의 연장선이기도 하다"며, 완전체 활동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첫 솔로 활동과 달리 컨디션을 조절하며 건강할 활동을 약속한 산들이다. 그와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3년여 만에 두 번째 솔로 앨범으로 돌아왔다. 소감이 궁금하다.
예전에도, 지금도 그렇지만 솔로 앨범을 내면서 욕심이 많지는 않다. 또한 제가 본업이 작곡가가 아니어서 곡을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생각이 나야 가사를 쓸 수 있고, 느낌이 와야 멜로디가 나온다. 그래서 앨범에 노래를 넣고 싶었지만, 노래가 나오지 않으니 시간이 더디게 걸린 거 같다.
또한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설레고, 들뜨는 마음은 있었지만, 최대한 죽이려고 했다. 제가 들뜨면 또 오버 페이스로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제가 전하고 싶은 것을 온전히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실수를 딛고, 차분하게 활동하려고 노력 중이다.
Q. 1집 활동 이후 컨디션과 관련해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무대 완벽주의가 있다.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니 1집 때, 몸이 다 상할 정도로 연습을 쉬지 않았다. 조절해야 한다는 걸 몰랐던 것 같다. 팀 활동은 파트가 나눠져 있기 때문에 조절이 되는데, 솔로는 혼자이기 때문에 모두 불러야 해서 오버 페이스를 한 거 같다. 어느 정도 조절했으면 됐을 텐데, '더더더'하고 몰아붙였던 게 있었다.
그래서 2집 준비하면서는 차분하게 '차근차근해 나가자'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그때보다는 오버 페이스하고 있지 않고, 전달하는 것에 있어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거 같다. 병원 신세를 경험하다 보니까 두려운 점도 있지만, 최대한 느긋하게 활동하려고 한다.

Q. '날씨 좋은 날'은 윤종신이 작곡한 곡이다. 이번 곡에 대한 만족도는?
너무 좋다. 버킷리스트의 목표를 하나 지우는 느낌이었다. 5분 20초 정도인데, 웅장한 곡을 꼭 해보고 싶었다. 윤종신 선배가 잘 표현해주신 거 같아서 만족하고 있다.
Q. '괜찮아요', '이 사랑' 등 자작곡도 눈길을 끈다. 어떻게 쓰게 됐는가?
'괜찮아요'는 제일 먼저 만들어진 곡인데, 괜찮지 않을 때 쓰게 됐다. 그때 '나도 이렇게 힘들 수 있구나'라는 걸 처음 알았다. 일부러 괜찮아지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누군가를 만나거나 집에만 있으려고 했다. 스스로를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자고 일어나면 까먹는 단순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게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힘들면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을 했고, '나는 노래로 누군가를 위로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괜찮아요'라는 곡을 썼다. 가장 먼저 쓴 곡이다 보니 제 마음속에서 가장 베이스가 되는 곡이다.
'이 사랑'은 베를린에서 쓴 곡이다. 뮤직비디오와 재킷 촬영을 갔는데, 그때 마침 참여할 수 있는 송 캠프가 있었다. 그런데 생각한 것과 달랐다. 하하. 송 캠프는 모닥불 피워 놓고, 통기타 치면서 오선지에 음표 써가면서 가사 쓰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 도심 안에 설치된 녹음 스튜디오였다. 해외 작곡가분들과 삼삼오오 작은방에서 모여서, 언어도 안 통하는 남자 셋이 보디랭귀지로 멜로디를 불렀다. 그런데 신선하게도 퍼즐이 맞춰졌다.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길 수 있었다.
사실 '날씨 좋은 날'의 뮤직비디오 래퍼런스가 영화 '비포 선라이즈'였다. 그리고 '비포 미드나잇', '비포 선셋'까지 모두 보고 베를린을 갔고, 이별, 만남 감성에 젖어 있다 보니, 두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가사를 상상하며 쓰게 됐다. 하하.

Q. 수록곡 중 '사선'은 신우의 자작곡이다. 참여하게 된 계기는?
원래 셋이서 비원에이포 정규앨범으로, 11곡 정도를 자작곡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신우 형은 9곡 정도 썼는데, 그중에 '사선'이 있었다. 벌스에 있는 가사가 너무 신우 형이었고, 형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리고 10년 가까이 형을 지켜봐온 동생이니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욕심이 났다. 그래서 달라고 이야기했다. 이후에 가사가 더 나왔는데, 마냥 신우 형만이 아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힐링과 공감을 주는 곡이 될 거 같다.
Q. 신우의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정규 앨범을 못 내게 됐다. 아쉬움도 컸을 것 같다.
너무 아쉬웠다. 셋 다 멘붕이었다. 갑자기 눈앞이 또 깜깜해졌고, '다시 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전보다는 발전한 느낌이었다. 형이 가는 걸 막을 수 없으니 신우 형이 없을 때 어떻게 지내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 하하. 그리고 빠르게 떨쳐냈고, 나름 괜찮았다. 또한 그 시기는 신우 형이 가장 힘들었기 때문에 "힘들겠다"는 말도 못 꺼내는 상황이었다. "우린 앞으로 어떻게 할까?" 정도였다.
Q. 정규 앨범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이번 솔로 앨범에 공찬과 부른 곡도 있는 걸까?
큰 그림을 그리고, 솔로 앨범 안에 듀엣곡을 넣었다. '러브, 올웨이즈 유'를 듣고 '공찬과 산들의 조합도 괜찮은데?'라는 기대를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작사에도 참여했고, '찬이와 불렀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가졌다. 비록 회사에는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저희의 앨범도 자연스럽게 진행됐으면 좋겠다. 하하.

Q. '날씨 좋은 날'의 활동 계획은?
일주일 정도 할 예정이다. 다음엔 콘서트가 있다.
Q. 3년 만에 솔로 컴백인데, 계획이 너무 짧은 건 아닌지.
제가 첫 앨범에서 오버 페이스를 하는 바람에 이번에 걱정이 많았다. 길게 하면 무리가 될 것 같았고, 콘서트도 처음이다 보니 걱정된다고 하니 회사에서 배려해주셨다.
Q. 이번 콘서트 '바람숲'은 데뷔 첫 단독 콘서트다. 티켓팅도 직접 참여해 성공했다고 들었다.
맞다. 티켓은 이벤트 할 생각이다. 처음 티켓팅을 해봤는데 정말 감동이었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니까 한 장만 눌렀는데, 포도알(자리)이 떴다. 그래서 눌렀는데, 이미 다른 사람이 선택했다고 해서 1층이 없어졌고, 결국 2층 끝자리를 확보했다. 그리고 매진이 됐고,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에 감동받았다. 빨리 이벤트 해서 나누고 싶다.
Q. 솔로 활동을 통해 가수로서의 색이 달라지진 않을까?
색을 다르게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음악적으로 욕심이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저는 계속해서 산들이고, 산들일 거다. 비원에이포 산들이기 때문에 제가 산들이고, 노래를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원동력과 힘이 되는 게 멤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멤버들과도 색을 다르게 하고 싶은 건 없다. 활동을 이해해주실 거라는 확신도 있다. 그래서 '멤버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활동은 비원에이포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솔로가 나오면 공찬과 신우형이 참여할 거고, 제가 힘들면 SOS 하려고 한다.
Q. 신우에 이어 비원에이포 내에서 두 번째로 군입대하게 된다. 산들의 계획은?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군대에 대한 계획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그러면 또 공백이 생길 테니, 신우 형과 또 이야기할 생각이다. 그동안 열심히 하고, 최대한 노력하고 싶다. 또한 공백이 공백 같지 않도록 노력해서, 많은 분들이 마냥 기다리고, 지치는 게 아닌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Q.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일단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팬들과 만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군대도 짧아졌다고 해도 그다지 짧지 않다. 1년 반이 넘는다. 그래서 그 시간들을 '나도 잘 채우고, 남아 있는 멤버들도 채우고, 만들어가자'라는 생각으로 듀엣 앨범을 내야겠다. 하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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