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포커스] 디올정신, 그의 드레스는 '건축'이다
[ZEN포커스] 디올정신, 그의 드레스는 '건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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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여혜란 기자] 모든 오브제에 디올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글로벌 패션하우스 디올(Dior)은 크리스챤 디올이 첫 컬렉션을 공개했던 1947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전 세계는 그의 마법에 사로잡히게 되고 2015년 여름, 그 정신은 그대로 대한민국 서울로 옮겨졌다.

오는 25일까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디올정신(Esprit Dior Seoul)' 전시회는 한국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오간자 원단과 빔으로 완성된 입체적인 입구는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조형물로, 그 분위기는 디올의 정신과 맞춘 듯 맞아떨어진다.

이 전시회는 총 11개의 공간이 있다. 전시를 보며 느낀 감정을 모두 표현할 순 없지만, 특별히 인상깊었던 공간 세 곳을 글로나마 옮겨 보았다.


▶꽃으로 물든 정원, 디올 가든
크리스챤 디올은 세상에서 여성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꽃은 어린 시절 정원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존재였으며, 그것은 '꽃봉오리 같은' 실루엣의 드레스로도 표현됐다. 서양화가인 김혜련 작가가 디올이 사랑했던 꽃인 장미를 모티브로 선택, 드레스들과 묘한 이질감을 일으키며 오히려 훌륭한 배경을 창조했다.

 

▶드레스는 여성을 위한 건축물이다, 디올 얼루어
허리를 잘록하게, 골반의 곡선을 부각시키며 가슴 라인을 살린 실루엣은 당시 '혁신의 상징'이었다. 디올 얼루어로 들어선 순간 마치 '거울 속의 거울'같은 4차원 공간에 서있는 착각이 들었다. 의상들과 일렬로 서 있는 수많은 프레임은 곡선과 직선의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 냈다. 크리스챤 디올은 "드레스는 여성 실루엣의 비율을 찬양하기 위해 세워진 '일시적 건축물'"이라고 말했다. 디자이너 라프시몬의 말대로, 그는 뛰어난 '의상 건축가'였던 것이다.

 

▶여성과 생명의 컬러, 핑크에서 레드로
이 공간에 들어서면 핑크에서 레드까지 아우르는 디올의 컬러 세계로 빠져든다. 그의 정원에는 부드러운 핑크에서 강렬한 레드까지 다양한 색의 장미가 피어 있으며, 그것은 그가 특히 강조하고자 했던 여성성의 양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탄생된 것이 1949년 '디올 레드'. 이 공간에 전시된 미니어처 드레스는 핑크를 여성성으로, 레드를 생명의 색으로 칭한 '그의 정신'이 한 땀 한 땀 투영돼 있다.

이 전시가 개최된 것은 단순히 브랜드 가치를 알리기 위함이 아니다. 이번 전시규모는 앞서 열린 일본 전시의 4배다. 천문학적 비용이 투자됐음에도 불구, 대중들이 무료로 접할 수 있게 한 것도 평소 디올이 한국 패션시장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세계 역사와 함께 걸어온 이 패션하우스의 존재는 디올 그 자체일 것이고, 그의 인생 모든 부분들이 작품에 깃들어 있다. 크리스챤 디올은 "나의 꿈은 여성들을 더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 말했다.

 

▲ 무슈 디올

 

사진=디올

여혜란 기자
여혜란 기자

helen@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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