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박해준 ⓛ “에너지가 대단한 영화, 고민을 내려놓게 해요”
[Z인터뷰]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박해준 ⓛ “에너지가 대단한 영화, 고민을 내려놓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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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박해준 (사진=클레오이엔티)
▲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박해준 (사진=클레오이엔티, 디자인=엄윤지 디자이너)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배우 박해준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스크린을 찾았다. 무섭고 어두운 이미지를 벗는 대신, 친근하고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미지를 입었다.

그간 박해준은 tvN 드라마 ‘미생’의 천 과장, 혹은 영화 ‘화이’와 ‘독전’ 속 강렬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는 다수의 작품에서 흔히 말하는 센 캐릭터를 선보이며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탄탄한 연기력과 장면을 압도하는 분위기는 박해준의 등장만으로도 보는 이들의 긴장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가족적이고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했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 자나 깨나 형 철수(차승원 분) 걱정뿐인 동생 영수로 분한 박해준은 영화의 코미디 부분을 담당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졌다. 또한 차승원과의 형제 케미스트리부터 김혜옥과 티격태격하는 사돈 호흡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박해준의 새로운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새로운 모습으로 스크린을 찾은 배우 박해준을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처음으로 도전한 코미디 연기부터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까지 솔직하게 모두 털어놓은 인터뷰를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

▲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박해준 (사진=클레오이엔티)
▲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박해준 (사진=클레오이엔티)

Q. 영화 어떻게 봤나요?
재미있게 봤죠. 하하. 에너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영화를 보면 ‘이 영화가 왜 필요하지?’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 영화는 ‘영화가 이래야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우리나라가 겉으로는 멀쩡한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이 가진 고민이 많잖아요.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그런 것들을 잠깐 내려놓고, 조금 더 아름다운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그게 우리 영화의 가장 큰 힘인 거 같아요.

Q. 그간 출연한 작품과는 다른 결의 장르예요. 영화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이계벽 감독님이 촬영하면서 ‘해준 씨, 이런 역할 하게 해서 미안해요’라고 하셨어요. 겸손하게 말씀하시는 거죠. 저는 이런 일상적인 영화나 상황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고, 따뜻한 영화를 정말 하고 싶었어요. 어렵게 결정한 건 아니에요. 대본을 보고 좋아서 했던 거 같아요. 제가 어떤 이미지로 보일지 고민을 잘 안 하는 편이거든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제가 잘할 수 있다는 것까지 고려해서 영화를 찍었던 거 같아요.

Q. 캐릭터도 악역이나 어둡지 않은 따뜻한 인물이에요. 감회가 남다를 거 같아요.
연기 공부를 하면서 센 영화를 많이 보고, 그런 캐릭터를 하는 게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사실 그 전부터 휴먼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빅’이나 ‘포레스트 검프’ 같은, 어릴 때 보면서 꿈과 희망을 얻었던 영화들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었고요. 그런 어두운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던진 건 아니고요. 또 할 거예요. 하하. 이번에는 이런 영화가 정말 좋아서, 정말 하고 싶어서 선택했어요.

Q. 정말 오랜만에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게 됐는데, 소감은요?
코미디 영화는 거의 처음인 거 같아요. ‘탐정: 더 비기닝’에 출연했지만 코미디만을 가진 영화는 아니니까요. 완벽하게 코미디, 휴먼 드라마 장르는 매체를 통해 처음이에요. 공연에서는 이런 장르를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출연을 결정하고 연기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그간 했던 스타일을 내려놓고 편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고요.

Q. 차승원 씨와 영화 ‘독전’ 이후 코미디 영화에서 재회했어요.
‘독전’ 당시에 선배님이 저를 되게 예뻐해 주셨어요. 이번 영화는 제작사 대표님과 차승원 선배님이 ‘해준이가 하면 잘 하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내주셔서 대본을 받은 거 같아요. 그렇게 절 좋아해 주시는 마음이 있는 걸 알고 합류하니까, 훨씬 더 편하고 고마웠죠. 아무래도 작품에서 두 번째로 만나면 그 배우에 대한 애정이 커지기도 해요. 그런 반가움 때문에 훨씬 편하고 즐겁게 촬영했어요.

Q. 차승원 씨의 동생 역할인데, 닮아 보이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나요?
외형적으로는 저도 선배님처럼 키도 크지만, 닮기 위해서 노력한 것보다는 형제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형에 대한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었어요.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형을 정말 많이 사랑해야겠다’, ‘머릿속에 50% 정도는 철수 형에 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형에 대한 걱정 반, 믿음 반, 그런 마음을 가지고 한 게 중요했던 거 같아요. 실제 승원 선배님은 차 씨고, 저는 박 씨잖아요. 하하. 그런 마음이 담기면 형제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박해준 (사진=클레오이엔티)
▲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박해준 (사진=클레오이엔티)

Q. 영화는 코미디를 앞세웠지만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어요.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극중에서 영수는 힘든 과정을 통해서 철수 형을 책임지게 돼요. 그래서 형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는 그 아픔을 조금 극복하고, 각자의 일을 묵묵히 해내는 지점부터 시작하죠. ‘이런 내용을 담아내는 걸 고민해서 표현하면 살아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서, 오히려 조금 잊으려고 했어요. 그러니까 연기하면서 어느 순간 훅 다가오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걸 그때그때 표현했던 거 같아요. 제가 그 일을 겪으신 분들의 마음을 잘 알 수는 없잖아요. 그런 일이 갑자기 생기면 감당하지 못할 부분이 있는데, 그 분들이 정말 대단하신 거 같아요. 다행히 대구와 부산 시사에서 잘 봐주셔서 감사했죠.

한편으로는 제가 이 사고와 관련된 이야기에 깊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생각도 있어요. 그저 영화가 흘러가는 상황에 몰두했거든요. 그 마음을 전부 담았다고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도 있는 거 같고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영화가 너무 무거울 수도 있어요. 저희 영화는 그런 부분에 대한 고마움과 좋은 부분을 보여주려고 하는 거라서요.

Q. 전혜빈 씨와 부부 호흡을, 류한비 씨와 부녀 호흡을 맞췄어요. 멜로나 가족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있나요?
제가 욕심 부린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요. 하하. 연기하면서 좋았어요. 혜빈 배우는 연기하면서 시동을 걸어주는 면이 있어요. 그래서 같이 연기하면서 힘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 멜로 장면들은 혜빈 씨가 용기를 가지고 하지 않으면 잘 안 나올 수 있거든요. 너무 잘 해주셔서, 코미디를 잘 모르는 제가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그래서 두 사람의 관계를 흐뭇하고 예쁘게 보여준 거 같고요. 한비 배우는 실제로도 정말 예쁜 친구예요. 저하고 티격태격하는 부분이 잘 맞아서, 재미있고 예쁘게 표현된 거 같아요.

Q. 부부인 전혜빈 씨보다 사돈인 김혜옥 씨와 더욱 많은 호흡을 주고받았어요.
김혜옥 선배님이 영화에서 실질적인 제 상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하. 선배님이 정말 제게 정말 잘 해주셨어요. 선배님의 삐죽거리는 모습이 정말 예쁘세요. 실제로도 투덜거리는 그 부분이 예쁘셔서 ‘이렇게 소녀 같으신 분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에 인생 선배로써 한 마디씩 해주시는 부분도 너무 귀여우셨고요. 함께 촬영하는 게 정말 재밌었어요. 절 편하게 해주시기도 했고요.

Q. 김혜옥 씨와 류한비 씨가 함께 한 ‘봉고차 팀’이 영화의 웃음 포인트를 담당했어요.
정말 그랬나요? 굉장히 솔깃하네요. 하하. 감독님은 자꾸 저에게 재미있다고 말씀하세요. ‘코미디를 왜 이제 하셨어요?’라면서요. 하지만 영화에서 저 자신을 보면서 웃기고 잘한다고 하는 게 우습죠. 저는 제 작품을 잘 못 봐서 다른 사람들이 나올 때는 더 편하게 보고, 제가 나오는 건 불편하게 봐요. 다행히 관객들이 많이 웃어주시고 눈물도 흘려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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