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화려한 귀환이다. 배우 임시완이 군 복무를 마치고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로 완벽하게 컴백했다.
지난 2010년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은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시작으로, ‘적도의 남자’, ‘스탠바이’, ‘연애를 기대해’ 등 여러 드라마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2013년 영화 ‘변호인’과 2014년 드라마 ‘미생’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성공한 ‘연기돌’로 자리 잡았다.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중 임시완은 지난 2017년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 촬영을 마치자마자 입대 소식을 전했다. 2년의 군 공백기를 보낸 뒤 임시완은 전역 후 복귀작으로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를 선택했다. 그가 맡은 윤종우는 고시원에서 수상한 타인을 만나 미쳐가는 작가 지망생이다. 폭넓은 감정 선과 타인과의 묘한 심리전을 표현해야 했기에 많은 걱정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임시완은 원작 팬들까지 환호케 하는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윤종우의 복잡한 심리와 광기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그렇게 임시완은 윤종우 그 자체로 거듭났다.
‘타인은 지옥이다’를 통해 완벽한 컴백을 알린 임시완과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중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임시완은 “10부작이라 그런지 너무 빨리 끝난 느낌이다. 워낙 재미있게 촬영한 작품이어서 아쉬움이 크다. 오랜만에 간 촬영장은 놀이터 같았다. ‘타인은 지옥이다’ 현장은 연기자를 위한 놀이터였고, 열심히 놀다 보면 시간이 다 가버렸다. 더 찍고 싶은데 끝나서 아쉬울 따름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여준 그가 속 시원하게 털어놓은 그간의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작품 마친 소감이 궁금해요.
10부작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워낙 재미있게 촬영한 작품이라 끝날 때도 끝난 것 같지 않았어요. ‘이렇게 빨리 끝난다고?’라는 마음이었어요. 하하. 아직 더 찍을 여유가 있는데, 끝나버려 아쉬워요.
Q.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어요?
정말 좋았어요. 감독님 성향이 즐기면서 하자는 주의였어요. “장르가 어둡다 보니 즐기면서 하자”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촬영장을 놀이터로 만들어주시더라고요. 연기자는 그 놀이터에서 놀기만 하면 됐어요. 저도 계속 웃으면서 찍다 보니까 ‘이게 어떤 장르였지?’ 헷갈리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첫 방송을 보는데 ‘아, 우리 이런 작품이었지’라고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하하.
Q. 이번 캐릭터가 워낙 강렬하다 보니, 실제 성격에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어요.
그런 거 1도 없었어요. 하하.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너무 딥하게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촬영 환경이 ‘즐겁게 촬영하자’ 주의여서 몰입을 하다가도 쉴 때 다 회복됐어요.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회복 과정이 아예 없었어요.

Q. 제대 후 복귀작인데, 적응하는 건 어땠나요?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2년간 연기를 안 했기 때문에 ‘감이 떨어졌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군대에서 연기를 안 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컸는데, 첫 촬영을 하고 나니까 생각보다 덤덤했어요. 긴장이 좀 풀리더라고요.
Q. 오랜만에 현장을 찾은 반가움이었을까요?
‘와! 내가 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하.
Q. 원작의 색이 워낙 강한데, 공백을 잊게 하기 위해 센 작품을 선택한 건가요?
오히려 반대예요. 이번에는 최대한 힘을 빼려고 했어요. 힘을 들이면 촌스러워질 것 같더라고요. 부담이 안 되는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이 작품이 10부작이라는 점에 마음이 끌렸던 것 같아요. 또 군대 후임이 원작을 계속 이야기했는데, 매일 듣다 보니까 익숙해지더라고요. 반가움에 선택한 것도 있어요. 드라마 방영 후에 후임에게 “잘 봤다”고 연락이 왔어요. “곳곳에서 제 실제 모습이 느껴진다”면서 “형이 새삼 연예인었다는 걸 느끼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Q.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기에 부담이 됐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봤고 두터운 팬층이 있다는 건 '좋은 작품이라는 걸 반증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작품에 색다른 콘텐츠가 추가된다는 게 반가웠어요. 물론 원작을 뛰어넘어야 본전이라는 압박감도 있었어요. 하지만 압박감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 안 할 수는 없었어요.
Q. 압박감은 어떻게 해소했나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감독님께서도 “원작이 있지만 그대로 충실히 할 필요는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원작은 레퍼런스로 두고 더 재미있는 걸 만들어 보자”는 말에 해소가 됐어요.

Q. 주연으로서 극을 이끄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그건 주연이 아니더라도 느꼈던 부담이었어요. 저는 ‘해를 품은 달’ 때부터 항상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어요. 연기자라면 당연한 부담감이라고 생각해요.
Q. 다른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어요?
어떻게 이 정도로 잘 놀 줄 아는 배우들을 섭외해주셨는지 감탄만 나왔어요. 호흡은 정말 좋았죠.
Q. 이동욱 씨와의 브로맨스도 화제가 됐어요. 왜 임시완 하면 로맨스보다는 브로맨스가 먼저 떠오를까요?
전 브로맨스 욕심도 없고, 잘 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어쩌다 보니 브로맨스가 대다수더라고요. 전 로맨스가 더 좋은데... 하하. 일부러 멜로를 배척한 건 아니에요. 저의 강점과 선택 기준, 그리고 회사의 선택 기준을 취합해서 좋은 작품, 의미 있는 작품을 고르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타인은 지옥이다’도 그랬어요. 좋은 작품을 선택했는데, 또 멜로는 아니더라고요. 하하.
Q. 설정이나 연출에서 잔인한 부분이 많았는데, 연기하면서 섬뜩한 순간도 있었나요?
대부분 괜찮았는데, 피가 나오는 신은 소름 끼치더라고요. 종우의 환상 속을 담은 신이 있는데, 종우는 방 안에 있고 모든 벽이 피칠갑이었어요. 촬영할 때도 역겹고 불쾌하더라고요. 육회신도 달갑진 않았어요.
Q. 명장면을 하나 꼽자면요?
애착 가는 장면이 하나 있어요. 서문조(이동욱 분)가 처음 종우에게 다가와서 호감을 표시했을 땐 종우가 시큰둥한데, 좋아하는 작가 이야기를 하자마자 눈을 반짝이면서 이야기하는 신이 있어요. 종우를 집약적으로 잘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연기할 때도 재미있었고요. 레이먼드 챈들러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가 말하면서도 스스로에게 심취하는 모습이 재미있었어요. ‘더 풍족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욕심도 났어요. 종우의 몇 안 되는 밝은 신이었죠. 하하.
Q. 이번 작품을 통해 임시완이 보여주고 싶었던 건 뭔가요?
이번 작품 자체가 제게는 감을 잡기 위한 미션이었어요. 2년 동안 연기를 안 하다가 하게 됐으니까 감을 잡을 필요가 있었죠. 미션은 ’1947보스톤’에서 이어가야 할 것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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