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김행은 기자] 김슬기는 2011년 데뷔해 4년 여의 배우 생활을 하며 색깔이 뚜렷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아직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속에서 강한 존재감을 알리며 개성 있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선과 악, 두 얼굴의 표현이 가능한 매력적인 얼굴은 김슬기만이 가진 강점. 그를 아끼는 사람들은 김슬기에게 혹시라도 성형수술은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할 정도라 한다.
그런 김슬기를 지난 27일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만났다. 김슬기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와일드하며 야무진 귀신 '신순애'를 연기했다. 오디션 없이 배역을 맡아본 것은 배우 김슬기에게 있어 처음 있는 일. 그만큼 '오 나의 귀신님'과 '신순애'는 김슬기에게 있어 특별한 작품이고, 소중한 캐릭터다. 처녀 귀신으로 살아왔던 두 달,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을 김슬기의 못다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효심, 야무짐, 음탕함
김슬기와 신순애의 닮은점.
김슬기는 요즘 굉장히 바쁘다. 핫했던 드라마가 끝나고 그동안 미뤄왔던 인터뷰에 여념이 없다. 그렇지만 신순애를 떠나보내는 게 쉽지 않아 보였다. 조만간 '오 나의 귀신님' 팀과 여행을 갈 것이라고 하니 어쩌면 순애를 하늘로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오 나의 귀신님' 종영하고 나서는 여운이 짠하더라고요. (극 중) 제 캐릭터가 죽어버려서, 그 여운을 묵상하고 느끼다가 지금은 다시 인터뷰하느라 바쁜 일정들을 보내고 있어요. 이 친구(신순애)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니 (드라마가) 끝난 것 같지 않아요"
'오 나의 귀신님'의 최종화 시청률은 7.9%였다. 케이블 채널임을 감안한다면 말 그대로 '대박'난 드라마다. 과연 김슬기는 작품의 대박을 예상했을까? "잘 되리라 예상했어요. 촬영장 분위기는 (드라마가) 잘 나올 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죠. 저희는 엄청 오글거려요. 서로서로 덕담하고, 으쌰으쌰하는 참 좋은 현장이었어요. 안아주고 사랑한다 그러고(웃음)"
"일단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신순애가 저랑 딱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느낌이 왔죠. 거기다 대본도 빨리 나오고, 사전 제작까지는 아니지만 끝날 때까지 편하게 촬영했어요. 스태프들, 배우들끼리 합도 좋았고요.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쳤던 거 같아요"
극 중 순애는 억척스럽고 효심이 강한 캐릭터다. 그럼 김슬기의 실제 성격은? "복합적인 성격이에요. 믹스된 성격. 그래서 그게 (연기할 때) 장점이지 않나 생각해요. 여성스럽기도 하고 어떨 땐 애기같고, 때론 엄마 같기도 하고요"
나아가 순애와 닮은 부분을 물으니 "효심이 강한 게 닮았어요. 또 야무진 것도 닮은 것 같아요. 음탕한 점도 좀 닮았고요"라며 웃는다.
혼자였던 처녀 귀신 신순애
덕분에 외로웠던 김슬기
사람이 아닌 귀신 역이 어렵진 않았을까. "혼자 연기하는 것이 많이 외롭긴 했어요. 극 중 '빙고' 언니(이정은)가 참 잘해줬어요. 호흡을 제일 많이 같이 한 역할이었죠. 너무 잘해주셔서 즐거웠고, 그 외에는 혼자 연기하는 것이 좀 힘든 부분이었죠. 그리고 매번 같은 옷과 같은 헤어 메이크업도 힘들었어요"
그 뿐일까. 김슬기는 유독 남자 배우와 합을 맞추는 씬이 없었다. '오 나의 귀신님'에서 흘러나오는 남자 배우들의 매력에 홀렸던 여성 시청자가 한 둘이 아니었던 것을 생각하면, 김슬기에겐 땅을 치고 아쉬울 일이다. "나오는 남자 배우분들이 다 너무 매력 있으셨어요. 연기를 같이 많이 못 해서 너무 아쉬운 부분이 있죠.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만났는데 말 한 번 못 섞어보다니"라는 말은 김슬기의 이야기인지 처녀 귀신 순애의 대사인지 모를 정도로 짙은 아쉬움과 슬픔이 묻어났다.

'사랑스러워 안고 싶은' 박보영
'웃는 것도 무서운' 임주환
많지 않은 대화씬 중에서 박보영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둘 다 사랑스러운 포켓걸 같다"고 전하자 "우리는 키도 똑같다"며 웃는다. "언니는 너무 사랑스러워서 맨날 만나면 제가 껴안아요. 박보영은 안고 싶은 여자예요. 연예계 생활하며 느꼈던 고충들을 나누는데 공감이 많이 됐어요. 또 나이대가 비슷하니까 서로 고민들을 얘기하면서 더 빨리 친해졌던 거 같아요"
이어 "언니도 낯가림이 심한데 (둘 다)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던 거 같아요. 어느새부턴가 잘 맞았던 거죠"라며 박보영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오나귀' 할 때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그런 것들을 보영 언니에게 상담하면서 '언니도 이런 일이 있었다'라는 걸 얘기해주는데, '아, 보영 언니도 이런 일을 겪었었구나' 듣는 것 자체로도 위로가 되더라고요"
비록 잠깐이었지만 극 중 신순애가 살해 당하는 임주환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무서웠어요. 역할이 임주환 씨와 정말 잘 어울렸고요. 실제로 촬영장에서도 (임주환 씨에게) 웃어도 무서우니까 웃지말라고 막 그랬던 적도 있고요(웃음). 특히 (임주환 씨가) 몰입을 되게 잘 했죠. 제가 무서운 씬 찍을 때 일부러 장난도 쳤는데 안 받아 주더라고요. 더 무서웠어요"
로맨스 없어서 짙은 아쉬움
다음엔 반드시.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역할은 무엇일까? "하고 싶은 역할이야 많죠. 봉선이처럼 소심한 역할, 대인기피증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이를테면 싸이코패스 같은" 연기 이야기가 나오니 특히 눈빛을 반짝인다.
"아무래도 이번에 사랑을 못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꼭 로맨스를 해보고 싶어요"라는 김슬기에게 그간 '조정석 선배가 이상형'이라고 말했던 것을 콕 짚어보았다. 하지만 김슬기는 "이상형이라 (조정석-박보영의) 러브씬이 부러웠다기 보다는 순애에게 로맨스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부러웠어요. 하지만 순애 캐릭터에 비춰볼 때 로맨스는 없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로맨스 연기의 상대역은 누구였으면 좋겠는지 궁금했다. 조정석일까? "오나귀 출연 배우 다~"와 해보고 싶단다. 좀 더 곰곰이 생각하더니 배우 하정우를 꼽았다. "하정우 선배님과 로맨틱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하정우와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싶네요"

이상형?
'대화 잘 통하고 애교 많은 사람'
그렇다면 로맨스 연기 말고 김슬기의 진짜 이상형은 어떤 사람일까? "이상형은 대화 잘 통하고 애교 많은 사람"이란다. 사랑에 빠진 김슬기는 장난도 많이 하게 되고. 애교가 (평소보다 더욱) 많아지고 내조를 잘하게 되는 것 같단다. 한마디로 정신 못 차리고 '올인하는 스타일'이라 한다.
공개 연애할 생각도 있단다. 일부러 공개하진 않겠지만 공개가 된다면 "얼씨구나 좋다"하면서 "열심히 사랑할 것"이라고 말하는 김슬기에서 그의 솔직한 연애관을 엿볼 수 있었다. 김슬기의 인스타그램을 보니 요리 실력도 수준급이다. 요리에 워낙 관심이 많다고 하니 누군가와 사귄다면 사랑이 듬뿍 담긴 요리를 해줄 것만 같다.
데뷔 후 지금까지 김슬기,
그리고 그의 꿈.
2011년 말에 데뷔해 연기 경력 4년차 신인임에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김슬기. 연기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연기를 하기 위한 덕목들을 갖추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그에게도 남모를 아픔이 존재했다고 하는데 "남들보다 빨리 배우로서 성장한 편이다 보니 선후배 관계의 어려움, 동료로서 질투로 인한 아픔도 겪었다"고.
그런 아픔을 이겨내고 그가 가진 배우로서의 꿈이 궁금해졌다. 그는 "꾸준히 작품을 만나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했다. 더불어 "사랑스러운 배우가 되는 것"이라며 "목적지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이미 지금도 만족하고 있다"라고도. 그처럼 지금을 행복하다고 만족하며 살 줄 아는 것이 어쩌면 진짜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김슬기는 지금까지 배우로서 그가 인정받고 성장한 것이 '운'이라고 했다. 물론 운도 중요하겠지만 보이지 않는 그만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의 겸손한 태도만큼 앞으로 그가 꿈꾸는 '사랑스러운 배우'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사진=서예진 기자 syj@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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