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영화=권구현 기자]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홍상수 감독이 자신의 17번째 장편이자 데뷔 20주년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언론시사회가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렸다. 시사가 끝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재영, 김민희가 참석했다.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홍상수 감독의 데뷔 20주년에 맞이한 17번째 장편 영화다. 제68회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에서 국제 경쟁 부문 대상 황금표범상을 수상했으며, 정재영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은 본래 촬영 당일 아침에야 배우들에게 그날 찍을 대본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홍상수 감독은 “영화 찍으면서 제가 두 배우에게 좀 더 이입 했던 것 같다. 영화 만들 때 하루하루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식으로 한다. 그러다 보면 ‘다른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두 사람을 생각하면서 원래 가는 방향대로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가는 게 맞나?’라고 생각하면 ‘맞다’라는 답이 나왔다. 진행 방향이나 결말이 두 배우였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영화가 1부와 2부라고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두 개의 상황이 전개된다. 인물도 시간도 배경도 1부, 2부가 같은 상황이지만 주인공들의 다른 반응에서 영화의 전개가 미묘하게 틀어지기 시작하며 종반에는 별개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제목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이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제목은 두 가지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1부 다음에 2부가 보여지니까 1부에 대한 반성 같은 것이 캐릭터의 행동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1부와 2부가 서로 짝을 이루는데 1부가 초석이고 2부가 건드린다고 생각했다. 하여 2부에선 내레이션이 없고 객관적 시선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1부와 2부가 있다는 걸 보면서 관객들이 ‘3부에서 5부까지도 있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를 기대했다”고 전했다.
또한 대구 형식의 이중 구조로 연출한 부분에 대해 “이중 구조를 많이 사용하는데 사람들의 삶을 그냥 쳐다보면 무의미 하다. 틀을 가지고 봐야 의미가 있다. 하나의 개념을 통해 삶을 보고, 그걸 다른 개념을 가지고 바라보고, 그런 식으로 해석의 틀을 바꿔가며 바라봐야 한다”며, “구체적인 것 두 개를 비교해서 보여주면 자기 스타일로 소화하며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영화에서 대구 구조를 많이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아가 “영화를 만들 때 주제 의식 같은 걸 딱 정해서 그 것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지는 않는다”라며 “조각들을 그려내고 배열하면서 어떤 관객은 그 배열 중 1번과 5번을 가져가고, 누군가는 4, 5, 7번을 가지고 가서 자기 식으로 감상하기를 바라고 만든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더불어 이번 영화에 주인공의 직업이 영화 감독인 것에 대해서는 “제가 유부남이고 영화 감독인 것이 가장 큰 이유 같다. 그렇다고 제가 모델이라는 건 아니다. 제가 보고 듣고 경험도 하고 배우들의 이야기들을 다 섞어서 만든다”면서 “제가 감독인데 다른 직업을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고, 아는 것들을 가지고 들어가서 표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것들을 가지고 들어가면 상투적이고 자극적이고 겉핥기가 될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감독 '함춘수'(정재영 분)가 실수로 수원에 하루 일찍 도착하게 되고, 우연히 '윤희정'(김민희 분)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오는 24일 개봉된다.
사진=영상 캡처 ssj21000@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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