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가슴을 쿵쿵 울리는 힙합의 비트와 정열적인 라틴 음악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다. 워싱턴 하이츠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과 저 멀리 보이는 조지 워싱턴 다리를 옮겨놓은 무대 위에서, 배우들은 스트릿 댄스를 선보이며 쫄깃한 랩으로 감정을 전달한다.
기존의 뮤지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이 광경은 다름 아닌 뮤지컬 '인더하이츠'에서 펼쳐진다.
지난 4일 개막된 뮤지컬 '인더하이츠'는 공연 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리며 대중들의 관심 한 가운데에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에스엠컬처앤콘텐츠 제작, 국내 초연, 뮤지컬 첫 도전인 엑소(EXO)의 첸을 비롯, 샤이니(SHINee) 키(Key), 인피니트(INFINITE) 김성규 장동우, 에프엑스(f(x)) 루나 등 정상급 아이돌 대거 출연, 지금까지 뮤지컬에서 보기 힘들었던 힙합과 랩을 기반으로 스트릿 댄스를 선보이는 작품 등 각양각색의 수식어가 붙었기 때문이다.
이에 막을 올린 '인더하이츠'는 확실히 지금까지와는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대중들에게 다가섰다. 뉴욕의 라틴할렘이라 불리는 워싱턴 하이츠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의 애환이 담긴 삶과 꿈, 그리고 희망을 힙합과 랩에 절묘하게 담아낸 것. 한국어와 영어, 스페인어가 뒤섞인 찰진 라임의 랩을 듣고 있자면, 힙합과 랩이라는 장르가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이렇게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우스나비 역의 정원영은 특유의 재기발랄함으로 워싱턴 하이츠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희망에 찬 청년 캐릭터를 그려낸다. 바네사 역의 제이민은 폭발할 듯한 성량으로 시원시원한 노래를 들려주는 한편, 섹시하면서도 귀엽고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렸다.
베니 역의 김성규는 안정적인 가창력과 연기력에 귀여운 매력까지 더해져 사랑할수 밖에 없는 자신만의 베니를 만들어냈다. 특히 마지막 커튼콜에서의 팬서비스는 데뷔 6년 차 아이돌의 내공을 유감 없이 보여주며, "역시 아이돌!"을 외치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김보경과 루나가 연기하는 니나의 아버지 케빈 역의 박호산은 많지 않은 등장임에도 불구하고 코 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의 부성애를 표현하는 깊은 내공으로 진한 인상을 남겼다.

라틴 음악을 베이스로 힙합, 랩, 살사, 팝, 재즈 등 신나는 음악이 주가 되다 보니 공연 또한 전체적으로 힘이 넘쳐 흐르고 에너제틱한 느낌을 준다. 폭발하는 젊음의 열정과 패기, 희망을 노래하기엔 적격이다. 또한, 케빈 역의 박호산을 비롯한 클라우디아 역의 류수화, 다니엘라 역의 최혁주 등의 배우들이 극의 무게 중심을 잡으면서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뮤지컬을 보고 싶다면, 마치 콘서트 장에 온 듯 가슴이 울리는 강렬한 비트에 몸을 맡긴 채 즐기고 싶다면, 뮤지컬 '인더하이츠'는 좋은 선택이 될 듯 하다. 게다가 단순히 신나고 즐거운 것뿐만 아니라 마냥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그 안에 담긴 보편적인 삶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가슴을 울리고 있음을 경험할 수 있다.
오는 11월 22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사진=에스엠컬처앤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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