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구현의 필름시럽] '탐정: 더 비기닝' 성동일-권상우 콤비, 이렇게 웃길 줄이야
[권구현의 필름시럽] '탐정: 더 비기닝' 성동일-권상우 콤비, 이렇게 웃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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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 벌써부터 후속편이 기다려진다. 추석을 앞두고 나온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은 성동일-권상우라는 배우의 하모니와 ‘강대만’-‘노태수’라는 매력적인 짝패 캐릭터를 앞세워 영화 전반에 ‘웃음’이라는 코드로 관객들에게 어필한다. 

국내 최대 미제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하지만 현실은 형사가 되는 길에 좌절해 한국의 셜록 홈즈를 꿈꾸기만 하는 만화방 주인, 덤으로 두 아이의 아빠. 누가 봐도 아마추어 티가 풀풀 나는 이 프로필의 주인공은 ‘강대만’(권상우 분)이다. 

‘광역수사대 식인상어’라는 별명으로 전국 조폭이 벌벌 기는 호랑이 형사, 그러나 현실은 후배 상사에게 눈칫밥을 먹는 일개 형사, 덤으로 집에서는 설거지를 도맡는 공처가 남편. 전문가 냄새는 난다만 현실이 녹록치 않은 이 프로필의 주인공은 ‘노태수’(성동일)다.

굳이 설명을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탐정: 더 비기닝’에 가장 큰 매력이 바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배경과 서로가 함께할 때 느껴지는 코믹 앙상블은 멀리는 ‘투캅스’ 시리즈의 안성기-박중훈 콤비를, 가깝게는 ‘조선 명탐정’ 시리즈의 김명민-오달수 콤비와 버금간다.

하여 영화 부제인 ‘더 비기닝’에 눈길이 간다. 앞서 나열했던 코믹 듀오 영화들이 모두 후속편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탐정’에 등장하는 캐릭터, 그리고 두 배우의 연기는 한 편으로 끝내기엔 아쉬움이 생긴다. 영화의 엔딩 또한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추리극’의 형식을 띄고 있다. ‘대만’과 친한 형의 와이프가 살해 당하고 이 사건의 범인으로 ‘대만’의 친구이자 ‘태수’의 부하 형사인 ‘준수’(박해준 분)가 지목된다. 이 모든 것이 누명이라는 것을 감지한 ‘대만’과 ‘태수’는 이 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힘을 합친다. ‘태수’가 보기에 마뜩잖은 ‘대만’이지만 그의 추리가 하나, 둘 맞아 떨어지고, ‘유부남’의 애환을 공유하며 두 사람의 신뢰는 더욱 깊어지고 수사는 탄력을 받아간다.

588:1의 경쟁을 뚫고 당선된 시나리오인 만큼 이야기의 전개는 매끄럽다. 하지만 제목이 ‘탐정’인 것에 비해 사건을 추리해가는 심도는 그리 깊지 않다. 하지만 범인을 추리하는데 무게의 추를 더 얹었다면 코미디의 매력이 약해졌을 테다. 그만큼 성동일과 권상우의 코믹 연기는 영화의 중심에 서있다.

본래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성동일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뽐낸다. 권상우 역시 말하는 것이 평소 언행이 쾌활하고 유머러스한 것으로 유명하다. 허나 두 사람의 시너지가 예상보다도 훌륭하다. 주거니 받거니 오고 가는 대사의 합은 짝패 영화의 맛을 더해 큰 웃음을 안긴다.

영화의 매력을 하나 덧붙이자면 바로 배우 성동일의 변신이다. 그간 염색을 꾸준히 해왔던 성동일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만큼은 본래의 머리색을 고수했다. 덕분에 외견이 주는 카리스마가 한층 빛난다. 영화의 코미디를 확실히 책임졌지만, 그의 진지한 연기도 볼 만 하다. 게다가 영화에 특별 출연한 이일화의 강렬한 한 씬은 그간 성동일과 쌓아왔던 부부의 연이 아니었다면 그만한 효과가 없었을 것. 덕분에 관객들은 영화 속에서 큰 선물을 얻어간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사진=영화 '탐정: 더 비기닝' 스틸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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